♡피나얀™♡【육아】

한글을 깨쳐야 생각이 터진다

피나얀 2007. 5. 15. 21:51

 

출처-[일간스포츠 2007-05-15 11:18]

 


 
"자녀들 한글 교육 제대로 하고 계십니까?"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면 그 교육의 시작은 모국어 학습에서 시작된다. 모국어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도구이면서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는 안테나다. 논술의 첫 단추는 한글이다. 모국어 학습 타이밍을 놓치면 자칫 학습 장애나 사고력까지 뒤쳐질 수도 있다.
 
올해 3월 첫딸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주부 정수연(34세·수원 거주)씨는 한글 교육 시기를 놓쳤다가 냉가슴을 앓은 케이스다. 아이가 산수 문제도 그런대로 풀고 영어도 곧잘 따라 해 한글 공부는 신경을 안 썼는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전혀 글을 읽지 못했다.
 
'한글이야 자연히 배우겠지' 하며 수학·영어 교육만 시킨 것을 후회했다. 지난해 뒤늦게 유아 한글 교육 업체를 찾아 아이에게 늦깎이 한글 교육을 시켰지만 혹시나 또래보다 사고력이나 논술에 뒤쳐질까 봐 지금도 불안하다.
 
올해 외동딸을 미국 명문 대학에 입학시킨 임숙희(49세)씨는 이와 반대의 경우다. "만 세 살 때 놀이식 한글 교육을 시켰는데 석 달 만에 한글을 떼는 거예요. 빠르게 한글을 익힌 후에는 일반 동화책은 물론 초등학생용 세계 문학 전집까지 읽더라고요.
 
외국 생활할 때도 또래 교포 아이들보다 훨씬 적응이 빨랐어요." 영어·불어· 중국어를 차례로 익히더니 각종 국제 영어 대회에서 수상할 정도로 탄탄한 언어 실력을 갖추게 됐다. 임씨는 "딸이 어렸을 적 한글을 재미있게 익힌 후 책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이 결국 잠재되어 있던 언어 능력을 깨웠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영어는 기본이고 그 외의 외국어 하나쯤은 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글로벌 시대이지만 정작 한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장유경 한솔교육문화연구원 원장(아동심리학 박사)은 "모국어는 아이가 앞으로 습득해 나가는 모든 지식의 원천이기 때문에 폭넓은 사고력과 창의력 계발의 기본 토대가 된다"라고 강조한다.
 
한글을 제대로 배우고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은 국어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고 평생의 학습 습관을 좌우하는 핵심이므로 유아기에는 영어 등 여타 교육보다 한글 교육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글 깨치기를 언제부터 하면 좋을까?
 
■24개월부터…즐겁고 재미있게
 
생물학적으로는 만 3세 전후가 되면 아이들이 우리말을 구사하는 능력은 기본적으로 성인 수준에 이른다. 이 시기에 적절한 언어 자극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이후 언어 습득 능력이 탄력을 받아 수월하게 한글을 익힐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아이들의 인지 수준에 맞춘 적절한 교육 방법을 제시하면 그 이전에도 학습이 가능한 경우가 많아 꼭 만 세 살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대개 만 2세가 되면 주변 사물의 이름을 폭발적으로 말하고 2개 또는 3개의 단어를 사용한 짧은 문장 형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이 시기가 되면 사물이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그 사물을 생각할 수 있고, 언어와 상징을 사용한 사고를 시작하기 때문에 한글 교육이 가능하다.
 
이때 아이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학습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스폰지처럼 왕성한 학습 욕구가 있어 반복해서 배우기를 좋아하고, 엄마 또한 아이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와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아이와 엄마 간에 정서적 유대감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문자 읽는 방법을 배우면서 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 발달을 더욱 촉진할 수 있다.
 
따라서 두 돌이 지나 시작하는 한글 교육은 아이가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강요나 주입식으로 가르쳐서는 학습에 대한 거부감과 부정적 정서를 주어서 이후 엄마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재미 요소를 첨가해 놀이하듯 가르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선생님은 엄마
 
욕심을 앞세워 무턱대고 한글 교육을 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가 한글을 배우기 위해서는 적어도 생활 주변에 있는 사물의 이름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무조건 한글을 일찍 가르치는 것보다는 아이의 학습 가능성을 꾸준히 지켜보고, 아이의 인지 발달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에 따라 교육의 종류 및 형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글을 가르치는 목적은 단순히 글자를 읽는 기능을 얻게 하는 게 아니라 한글을 배우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표현력과 어휘력을 길러 주고 지식을 더 수월하게 습득하는 데 그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은 엄마다. 아이가 태어나서 1차적 애착을 가지게 되는 존재가 엄마이기 때문이다. 엄마만큼 친숙하고 아이를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엄마가 한글을 가르칠 때 이 좋은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할 때도 많다. 아이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 무리한 지도를 하거나 엄마의 상황에 따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습의 기본인 적절성·지속성을 놓치거나 아이의 개인차를 고려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글 전문 교사는 잘 훈련된 코치
 
한글 전문 교사는 이런 점에서 훈련된 코치라고 할 수 있다. 교사는 한글을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수십 명의 아이들을 접하면서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교사가 가진 큰 장점은 아이를 엄마보다는 비교적 객관적으로 대하며 학습을 끝까지 지속해 주는 스케줄 관리를 해 준다는 것이다. 물론 교사가 경험이 별로 없고 주어진 틀에 의존해서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능만 전달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면 효과는 떨어질 것이다.
 
가장 이상적 한글 교육 방법은 엄마가 보조 교사 구실을 하는 것이다. 아이가 한글 전문 교사와의 수업을 통해 배운 것을 엄마가 매일 조금씩 반복해서 아이에게 익히게 할 때 아이의 잠재된 능력은 폭발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한글을 제대로 배우는 데 정답은 없다. 언어 교육 전문가들은 부모 의지와 상관없이 아이가 글자에 흥미와 관심을 보일 때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