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보물섬 남해에서 별난 여행

피나얀 2007. 6. 20. 19:57

 

출처-마이프라이데이 2007-06-20 09:15

 

남해에 들어섰다 해서 금세 관문인 남해대교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녹음이 우거진 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야 한다. 길에는 좌우로 벚꽃나무가 즐비하다. 4월에 찾으면 지천을 물들인 꽃대궐을 만날 수 있다. 길을 따라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어느 꽃잔치 부럽지 않다. 6월에는 꽃의 흔적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초록빛의 푸름은 각별하다. 지붕처럼 길을 가린 가지는 마치 초록의 터널을 지나는 느낌아다. 초록의 감흥이 무뎌질 때쯤 서슬 퍼런 남해의 바다가 위용을 드러낸다. 이 또한 장관이다. 비로소 남해다.


반짝반짝 빛나는 풍경

남해에서 보물찾기가 한창이란다. 길가를 금빛으로 물들인 보리밭인가 싶기도 하고, 파랗게 잎을 올린 마늘인가 싶기도 하다. 남해는 보물이 많다. 그 보물은 천혜의 경관들이다. 보물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볼거리도 많고 체험거리도 많다. 이를 하나하나 찾아가는 프로그램이 남해의 보물찾기다. 올 3월 남해군 관광협의회가 마련했다.

남해의 관광지 10곳 중 1박 2일 동안 7곳을 다녀오면 남해의 특산품을 상품으로 준다. 천연암반 미용심층수나, 우리 밀, 유자주 같은 특산품이다. 값비싼 것은 아니지만 목적이 생기면 발걸음도 가벼워지는법이다. 어차피 돌아보아야 할 곳이니 한층 흥겹다.

10곳 가운데는 보리암이나 죽방렴같이 잘 알려진 곳도 있고, 물건방조어부림의 연리지목처럼 타지에서 온 관광객에게는 낯선 곳도 있다. 남해를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각 장소에는 하나의 미션이 주어진다. ㅁ여목상 내건 쉬운 미션일 거라 지레 짐작하기 쉬운데 만만치가 않다. 직접 가보지 않고는 풀 수 없는 미션이 많다.

미션을 푼 후에는 보물지도에 도장을 받아와야 한다. 도장을 찍어주는 곳은 관광지 인근의 민박집도 있고, 사무실도 있고, 선착장도 있다. 미션을 잘 모르면 이드과 대화하면서 풀어낼 수도 있다. 그저 미션 풀고 도장만 찍느게 아니라 자연스레 남해 사람들의 온정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도 열리는 셈이다. 풍경 여행이지만 사람 여행이기도 한 이유다. 풍경이 보물이지만 사람이 보물이기도 한 이유다.


최근에는 10곳의 관광지 중 4곳을 다녀오는 미션으로 대폭 완화했다. 대신 보물섬 심층수체험과 해오름예술촌은 꼭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로 추가했다. 두 곳 모두 남해의 독특한 문화다. 고현면 갈화리에는 보물섬 심층수체험 센터(055-863-2055)가 있다.

심층수에서 손을 씻으면(심층수 체험의 미션이다)각질이 벗겨지는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남해군 관광협의회의 조세윤 사무국장이 꼭 체험해봐야 한다고 추천하는 곳이다. 그는 "손을 씻어본 사람만이 그 신기함을 알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우리 콩 두부 만들어 먹기도 재미난 체험이다. 심층수로 만든 두부는 웰빙 식단이다. 물때에 맞춰 가면 갯벌 체험도 가능하다.

해오름예술촌(055-867-0706)은 폐교가 된 물건초등학교를 개조해 만든 예술촌이다. 긴 수염이 멋들어진 정금호 촌장은 인근 창선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2003년 문을 열었다. 몇 년 사이 남해를 찾으면 반드시 찾아야 할 필수 코스가 됐다.

정 촌장은 방문객들과 기분 좋은 인사를 나눈다. 어디를 봐도 폐교 느낌은 없다. 유럽의 아름다운 마을 같기도 하고, 강원도 어디쯤의 멋들어진 펜션 같기도 하다. 학교 운동장 또한 곱게 잔디를 깔았다. 예술촌 입구에는 색을 입힌 장승이 서 있다. 꽃이 도열된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초입부터 갖가지 예술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일상과 관련한 생활용품에서 올림픽 기념물, 독일마을의 간호사들이 기증한 생활용품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볼 만한 소품도 많다.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다. 도자기, 판화, 천연염색 등 다채로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2층의 야외 테라스나 운동장의 끝자락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바다 풍경도 장관이다. 햇빛을 받아 파르르 몸을 떠는 바다의 몸짓은 짜릿한 감동마저 안긴다. 하지만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하 ㄹ것으 ㄴ해오름예술촌에 숨겨진 요강의 개수다. 해오름예술촌의 미션이 바로 요강의 개수를 알아맞히는 것이다. 학교 건물 앞 뜰에 도예 작품처럼 전시됐다. 숨은 요강도 있으니 주의해서 볼 일이다.

보물 중의 보물

해오름예술촌의 가까이에는 독일 마을과 물건방조어부림이 있다. 독일마을은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드라마 방영 이후 방문객이 늘었다. 물건방조어부림은 천연 기념물 제 150호다. 마을로 들어서기 전 고개자락의 도로에서 내려다보면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선 푸른 물결을 확인할 수 있다.

약 1500미터 가까이 이어지는데 이미 300년 전에 조성된 숲이다. 팽나무, 느티나무, 후박나무 등 고목들이 어우러져 숲을 이룬다. 특히 두 나무가 엉켜 하나의 나무를 이루는 연리지목이 눈길을 끈다. 두 나무의 수종을 맞히는 것이 미션인데, 인근의 수정식품(055-867-0706)에 문의하면 상세히 안내해준다. 방조림 앞 바다에는 방파제 안쪽에 배들이 한가로이 떠 있는데 그 풍경도 근사하다.

해오름예술촌에서 보물섬 심층수체험 센터로 가는 길목에는 원시어업죽방렴이 있다. 남해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물이다. 죽방렴은 대나무의 정치망을 일컫는다. V자 모양으로 엮인 대나무 울타리가 물살 반대방향으로 놓여 고기를 잡아내는 방식이다. 창선교에서 바라보면 지족해협의 죽방렴 등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해질녘 일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죽방렴과 더불어 남해를 대표하는 지형은 바로 대랭이논이다. 가천다랭이마을 역시 남해의 10가지 보물 가운데 하나다. 바다에서 출발해 마치 계단처럼 ㅈ성된 다랭이논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인간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낸 장관인지라 더욱 값진 풍경이다.

순환도로에서 내려다보면 다랭이논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직접 가천다랭이마을에 발을 딛고 둘러보는 것도 좋다. 특산물은 마늘과 관련해서는 보물섬 마늘나라가 있다. 세계 최초의 마늘 박물관이다. 가까이에 남해식물원과 남방식 고인돌이 있으니 함께 찾아도 좋을 듯하다.

창선의 씨앗섬이나 미조 할매·할배 바위는 유람선을 타야 한다. 창선의 씨앗섬은 바닷물이 들고 나는 시간에 따라 섬의 개수가 바뀐다. 씨앗섬을 보며 소원ㅇ르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그 가운데 할매·할배 바위가 있다. 유람선을 타면 주변 무인도의 개수를 꼭 기억해 두자. 미조 할매·할배 바위의 미션이다. 이밖에도 남해의 보물은 많다. 금산 보리암, 상주 해수욕장 등은 보물지도와 무관한 남해의 진경이다.


남해는 하루에 모두 돌아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시간을 넉넉히 가지고 섬 전체를 둘러보는 게 어떨까 싶다. 보물지도는 남해군 관광협의회(055-862-9009)에 문의하면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지 상세히 가르쳐 준다. 미리 확인하고 싶다면 투어토커(http://www.tourtalker.c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죽방렴에서 차 한잔

다향

삼동면과 창선면은 창선교를 두고 자리해 있다. 삼동면 쪽에서 창선면을 건너기 전 좌측으로 접어들면 죽방해협의 죽바렴을 끼고 달리는 도로가 이어진다. 죽방렴의 풍경을 바라보며 달리는 드라이브로 적격이다. 한 5분쯤 달리면 좌측에
다향이라는 전통찻집이 보인다.

독특한 외관이 한눈에 전통찻집임을 알 수 있다. 대추차, 유자차 등 여러 종류의 전통차와 간단한 한식 식사를 낸다. 내부 또한 전통찻집에 걸맞게 고전적이다. 옛스런 가구나 인테리어가 마음을 펴안히 가라앉혀 준다. 전통차 가운데도 대추차의 맛이 깊다. 달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안에 맴돈다. 차와 함께 우리 떡을 내오는데 이 또한 맛이 각별하다.

055-867-4819 ㅣ 10:30~23:00 ㅣ 대추차 5000원, 오미자차 5000원, 인삼즙 6000원 ㅣ 주차가능 ㅣ 삼동면 쪽에서 창선교 건너기 전 좌회전 10분쯤 직진 후 좌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