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영월 잣봉 트레킹

피나얀 2007. 6. 26. 20:13

 

출처-주간한국 | 기사입력 2007-06-26 14:33

 

들꽃과 속삭이며 걷다보년 어라연 비경이 한눈에…

능선따라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동강 최고의 절경… 전망대 어디서든 감탄사 절로

벌써 한여름이다. 뜨거운 햇살 쏟아지는 도심의 빌딩숲은 그야말로 숨이 턱턱 막히는 용광로 같다. 그 사이를 걷다보면 짙은 녹음 드리워진 진짜 숲이 더욱 그리워진다.

새들은 지저귀고 거기에 숲 사이로 파란 강물이 휘돌아 흘러간다면 무엇을 더 바랄까. 강원도 영월의 동강이 그런 곳이다.

■ 거운분교~잣봉~어라연~거운분교 3시간 30분 소요

정선, 평창, 영월의 오지를 적시며 흐르는 동강은 석회암 절벽을 끼고 굽돌아 흐르는 전형적인 사행천. 곳곳에 많은 절경이 숨어있지만, 그중에서도 동강 최고의 비경인 어라연 남서쪽에 솟은 잣봉(537m)은 어라연 조망을 즐기면서 강변 트레킹까지 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산이다.

잣봉 트레킹 들머리는 동강 래프팅 여행의 베이스캠프라 할 수 있는 거운리. 매표소를 지나 200m 정도 걸으면 첫 번째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의 짧은 오르막길을 따르면 이내 큼직한 ‘어라연 탐방안내도’가 나오고, 이후 길은 능선을 따라 평탄하게 이어진다.

500m 정도 지나 다시 만난 삼거리. 왼쪽은 작은 마차마을을 경유해 잣봉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어라연으로 직접 이어지는 길이다.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20분쯤 걸으면 작은 마차마을.

빨간 벽돌집 근처에서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길을 택한다. 이곳부터 길은 나무 숲 사이로 뚫려 있다. 길가에 핀 까치수영, 꿀풀, 나리꽃이 본격 여름임을 알려준다. 이런 들꽃을 감상하며 짧은 나무다리를 건너면 본격 산길이 이어진다.

조금 가파른 길을 10분쯤 오르면 길은 다시 완만해지며 만지고개 정상에 닿는다. 여기서 잣봉 정상까지의 산길은 아주 부드럽다. 오른쪽으로는 나뭇가지 사이로 동강 물줄기가 언뜻언뜻 보인다. 된꼬까리 여울을 흘러내리는 강물 소리도 희미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뻐꾸기 우짖는 소리. 평화롭다.

만지고개에서 10여 분 걸으면 제1전망대. 먼발치로 어라연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금껏 산길을 올라오면서 동강을 바라보고 싶었던 갈증을 해소시키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여기서의 조망은 어라연 감상의 예고편이요, 서막일 뿐이다.

콧노래를 부르며 다시 10여 분만에 도착한 제2전망대는 저절로 감탄사가 터진다. 어라연 한가운데 떠있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세 개의 바위섬과 하얀 모래톱, 그리고 주변 풍광이 한 폭의 진경산수화처럼 펼쳐진다.

수직으로 솟아오른 석회암 뼝대(벼랑의 강원도 사투리)를 휘감고 돌아가는 물줄기는 자연미의 극치.

잣봉 정상에서 어라연 쪽으로 가기 위해 북동릉을 따르면 1km 정도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되면 동행한 어른이 잠깐잠깐 손만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통과할 수 있다.

이렇게 20분 정도 내려서면 갈림길. 곧장 100m 가면 제3전망대요, 오른쪽으로 100m 내려가면 강변의 어라연이다.

■ 어라부터는 강변 트레킹 즐길 수 있어

암봉에 있는 제3전망대는 어라연을 지나는 고무보트에 탄 사람들의 대화소리도 들릴 정도로 가깝다. 하지만 위험한 곳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만 감상해야지 바깥쪽으로 나가면 위험하다. 여기서 어라연으로 하산하려면 갈림길로 다시 100m 되돌아 나와야 한다.


강변으로 내려선 뒤 어라연을 바라보다가 물줄기를 따라간다. 물소리 들으며 거친 돌길을 걷다보면 된꼬까리여울. 정선의 노련한 뗏사공들도 두려워했다는 곳이다.

뗏목이 꼬꾸라질 정도로 물살이 거칠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뼝대에 부딪쳐 울리는 여울 소리에 귀가 먹먹하다.

여기서 조금만 걸어 내려가면 비포장도로가 시작되고, 한때 동강댐 예정지로 거론됐던 만지나루가 보인다. 만지엔 동강의 전설적인 주막집 ‘전산옥’이 있었다.

뗏목을 부리는 뗏사공들에게 밥도 해주고 술도 팔던 그녀는 동강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전설이다. 정선 아우라지를 떠난 뗏사공들이 동강에서 가장 험한 물살인 황새여울과 된꼬까리여울을 무사히 지나 만지동에 이르면 일단 한숨을 돌리고 전산옥을 찾았다 한다.

잡초로 뒤덮인 전산옥 주막터를 지나 강줄기를 따라 휘돌아 가면 어라연상회. 전산옥 주막이 사라졌으니 이곳에서라도 조껍데기술 한 잔으로 목젖을 적셔보자. 그러고 나서 강변길 걸어갈 땐 정선 아리랑 한 대목 불러보면 어떨까. ‘우리 서방님은 떼를 타고 가셨는데 / 황새여울 된꼬까리 무사히 지나가셨나 // 황새여울 된꼬까리 다 지났으니 / 만지산 전산옥이야 술상차려 놓게~’

■ 트레킹 길잡이

잣봉(537m)의 산길은 크게 험하지는 않지만, 정상에서 어라연으로 뻗은 북서릉(1km), 제3전망대에서 어라연으로 내려서는 길(100m)이 가파르다. 이 길은 경험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면 걸을 수 있다.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 식수는 트레킹 시작 전에 챙겨야 한다. 거운분교~마차마을~만지고개~정상~어라연~만지나루~거운분교 코스가 3시간30분 걸린다.

강변 산책만 하는 거운분교~어라연 코스는 왕복 3시간 소요. 입장료는 어른 1,500원, 학생 1,000원. 주차료는 없다. 삼옥안내소 033-375-5377

■ 교통

△자가운전= 서울→ 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 38번 국도→ 영월→ 동강(어라연 방면)→ 거운분교<서울에서 3시간 소요>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널에서 매일 20여 회(06:30~19:30) 운행. 무정차 3시간, 직행 4시간 소요. 요금 12,400원.

△현지교통= 영월버스터미널 앞에서 매일 5회(06:20 08:50 12:50 15:10 18:30) 운행하는 문산리행 버스 타고 문산분교 앞에서 하차. 20분 소요, 요금 1,450원. 영월교통 033-373-2373

■ 숙식

거운리에는 강사랑래프팅민박(033-375-6926), 동강밀레니엄래프팅민박(033-374-0209), 뗏목민박(033-374-7997) 등이 있다. 어라연상회(033-375-1463)에서 간단한 식사 가능. 조껍데기술(1병), 두부김치, 도토리묵이 모두 5,000원씩. 영월역 앞에 있는 다슬기마을(033-373-5784)은 다슬기해장국을 잘한다. 다슬기해장국 5,000원, 다슬기무침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