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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때로 유행가에 담긴 유치한 사랑타령이 백마디 멋들어진 대사보다 더 세게 가슴을 울린다. 저도 모르게 흥얼대고야 마는 중독성 높은 유행가 가사는 때로는 유치해서, 때로는 아련해서 더 힘있다. 누구나 유행가 속 이야기가 다 내 이야기같은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는 건 그런 유행가의 힘에 대한 방증이다.
우리 영화가 유행가의 힘을 새로이 발견했다. 최근 개봉한, 혹은 개봉을 앞둔 우리 영화에 유난히 대중가요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사랑을 노래하는 유행가가 태반이듯, 영화 속 유행가도 사랑을 싣고 흐른다. 하지만 최근 영화에서 울려퍼지고 있는 대중의 노래는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다. 세심하게 선택된 이 노래들은 가사를 곱씹을수록 진한 여운을 남기며 대사보다 더한 감동과 재미를 안긴다.
최근 개봉작 가운데 이같은 유행가의 힘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한 영화가 바로 우리 멜로영화 사상 최초로 300만 관객을 돌파한 '너는 내 운명'(감독 박진표·제작 영화사 봄)이다. 알려졌다시피 영화는 순박한 농촌 총각과 에이즈에 걸린 다방 레지 아가씨의 징한 사랑을 그려냈다.
주인공 전도연이 허름한 단란주점에서 '오빠 나만 바라봐'라며 애교스럽게 불렀던 왁스의 '오빠'는 수차례 반복되며 여주인공의 비극적인 상황과 남자의 조건없는 사랑을 부각시킨다. 전도연이 나즈막히 부르는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도 마찬가지.
11일 개봉하는 '소년, 천국에 가다'(감독 윤태용·제작 싸이더스FNH)에서는 추억의 70·80년대 가요들이 캬바레 가수 염정아의 입을 통해 울려퍼진다. 이은하의 '봄비', 임수정의 '연인들의 이야기' 그리고 배인숙의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등.
현란한 조명 아래 드레스를 차려입은 채 노래를 부르는 염정아는 몸만 큰 열세살 소년 박해일이 왜 그녀에게 푹 빠졌는지를 알 수 있을만큼 매력적이다. 이 노래들은 항상 남자에게 버림받았다 푸념하며 홀로 아이를 키우는 그녀의 처지를 떠오르게도 한다. 동시에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낸다.
소심남 김주혁, 화끈남 봉태규. 너무나 다른 두 형제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새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감독 김현석·제작 MK픽쳐스) 역시 세심한 유행가 선곡이 돋보인다.
세 챕터로 구성된 영화는 특히 김주혁이 맡은 형 광식의 사랑을 다룬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상황에 맞는 80년대 유행가를 배경음악으로 깔아 코믹하고도 슬픈 상황을 강조한다. 극중 광식의 18번인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은 영화 속 여러 유행가들 중에서도 인상적인 곡.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 해 줘요"라는 노래 가사는 광식의 마음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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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노총각들의 우즈베키스탄 맞선 여행 '나의 결혼원정기'(감독 황병국·제작 튜브픽쳐스)에서는 뱃살 두둑한 서른여덟 총각으로 분한 정재영과 유준상이 나훈아의 '18세 순이'를 신나게 불러제낀다.
마을 회관에서 술을 먹다 마이크를 잘못 켠 탓에 온 동네가 야단이 나는 장면은 시종 유쾌한 영화 중에서도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부분. 순박하고도 정겨운 시골총각이 외치는 "가야해 가야해 나는 가야해 순이 찾아 가야해"라는 노래 대사가 얼마나 절묘한지는 영화를 끝까지 보는 관객만이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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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스타뉴스 2005-11-1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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