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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홍수시대… 넘치면 ‘독’ 된다

피나얀 2006. 2. 12. 12:34

 


 

 

 


[한겨레]

 

영양 과잉의 시대에 비타민도 예외는 아니다. 노약자나 환자 등 많은 비타민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면 비타민 결핍보다는 비타민 과잉이 우려된다는 뜻이다.

 

최근 항노화 등을 위해 비타민 영양제를 상시적으로 복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비타민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최근 영양제의 남용으로 인한 비타민 과잉섭취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특히 유행 중인 일부 비타민의 고용량요법에 대해서는 부작용과 주의사항에 대한 교육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비타민제제 등에 대한 올바른 사용지침’을 마련해 대국민 홍보에 나섰다.

 

비타민은 대부분 체내 합성이 안 되어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하지만, 우리들이 평소 먹는 음식에 충분히 들어 있을 정도로 미량이 필요할 뿐이다. 때문에 균형식을 할 경우 비타민이 결핍되거나 과잉섭취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이 지침에 귀를 기울여야 할 사람들이 있다.

 

노화 등으로 인한 신체기능의 저하를 막고, 심혈관질환과 같은 만성병을 예방하는 등의 목적을 위해 영양제 형태로 특정 비타민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식약청의 비타민 사용지침을 준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항산화 비타민도 과잉섭취 땐 ‘독’

 

노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작용을 하는 항산화 비타민으로는 비타민 시(C), 에이(A), 이(E) 등이 대표적이다.

 

비타민 시는 물에 녹는 수용성이고, 에이와 이는 기름에 녹는 지용성이다. 일반적으로 필요량 이상은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용성보다는 체내 축적 가능성이 높은 지용성에서 ‘비타민 독성’이 더 많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비타민 시의 경우는 좀 예외적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라이너스 폴링이 1970년대 비타민 시 고용량요법을 주창한 이래 ‘비타민 시는 많이 섭취할수록 좋다’는 주장이 널리 퍼져 인위적으로 과잉섭취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비타민 시의 하루 권장량은 70㎎이지만 하루에 1천㎎ 정도까지는 체내에서 처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보다 많은 양을 섭취하면 체액의 산성화로 신장 결석을 초래하거나 오심, 구토 등을 비롯한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흡연자나 상습 음주자의 경우에는 혈중 비타민 시의 농도가 낮기 때문에 권장량 이상 섭취할 필요가 있다. 또 노인들도 비타민 시 결핍이 오기 쉬우므로 권장량 보다 많이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에이는 특히 간에 축적되므로 과도한 섭취는 간기능 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과도한 섭취는 거의 대부분 보충제(영양제)를 복용할 경우 발생한다.

 

독성 증상은 구역, 구토, 가려움, 건조하고 거친 피부, 기형출산 등이다. 성인의 하루 추천식이섭취용량(RDA)은 2천~2300IU(IU는 국제단위)이다. 임산부의 경우 약으로 보충하는 양을 하루 5천IU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비타민 이는 다른 지용성 비타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다. 다만 하루 800~1200㎎ 이상 복용할 경우 비타민 케이(K)의 혈액응고 기능을 저해해서 혈소판 응집이 감소되거나 수술후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심혈관질환 막는 비타민 비(B)군도 마찬가지

 

엽산(비타민 B9), 피리독신(비타민 B6) 등 비타민 비군에 속하는 비타민들은 수용성으로 핏속의 호모시스테인 농도를 낮춰 심장병과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을 덜 걸리게 하는 쪽으로 작용한다. 이는 최근 비타민 비군 보충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호모시스테인이란 메티오닌이란 아미노산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유해물질로 혈관 벽을 파괴시켜 혈전을 잘 생기게 한다.

 

엽산은 건강한 적혈구 생산 및 핵산과 아미노산 합성 등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결핍될 경우 골수에서 크고 비정상적인 적혈구가 만들어지고 정상 적혈구는 줄어드는 ‘거대 적아구성 빈혈’을 일으킨다.

 

특히 임신 기간 중 엽산 결핍은 신경관 결손의 원인이 된다. 엽산 결핍의 고위험군은 기생충 감염, 알코올 중독자, 고령자, 무리한 다이어트를 자주 시도하는 사람 등이다.

 

엽산의 성인 하루 추천식이섭취용량은 0.2~0.25㎎이다. 하지만 하루 15㎎ 이상 고용량을 복용할 경우 수면변화, 집중력 부족, 과잉행동, 과민성, 흥분, 우울증, 혼돈, 판단력 장애 등과 같은 중추신경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엽산과 함께 적혈구 형성에 관여하는 비타민 비12(B12)도 수용성이다. 하지만 동물성 식품에만 들어 있어 채식주의자들은 비12가 결핍될 가능성이 높다. 비12가 부족해도 거대 적아구성 빈혈이 생긴다. 비12의 과잉섭취 부작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피리독신도 수용성으로 적혈구 생성에 관여한다. 하지만 임신부 또는 젖을 먹이는 수유부가 하루 600㎎ 이상 고용량을 복용하면 신생아, 영아가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피리독신을 복용하면 햇볕에 대한 과민반응, 구역, 구토, 졸음이 발생할 수 있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토마토 익히면 비타민 되레 늘어

 

야채에 들어 있는 비타민 등 영양소들은 야채를 익힐 경우 어떻게 될까?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익힌 야채의 영양소 함유량은 신선한 야채와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비타민 에이의 경우 음식 조리 과정에서는 거의 파괴되지 않고 유지되나, 비타민 에이가 풍부한 채소가 시들거나 마르면 급속하게 파괴된다고 한다.

 

채소를 익혔을 때 비타민 함유량 변화에서 특이한 것은 토마토와 시금치이다. 대부분의 야채들은 익힐 경우 비타민 함유량이 줄어든다. 하지만 토마토는 익힐 경우 비타민 에이와 시가 20% 가량 증가하고, 시금치는 익힐 경우 에이는 22% 가량 증가하는 반면에 시는 3분의 2 가량 대폭 감소한다.

 

또 빨갛게 익힌 토마토에 많이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핀은 다른 익힌 야채에도 들어 있어 몸에 쉽게 흡수되어 전립선암을 비롯해 암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과일 가운데 라이코핀이 많이 들어 있는 항암식품으로는 수박과 자몽이 대표적이다.

 

아무튼 미 농무부는 야채를 익혀 먹거나 날 것으로 먹거나 어느 쪽이든 충분한 양의 야채를 먹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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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겨레 2006-02-07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