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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분위기 물씬나는 실내 ‘꽃단장’

피나얀 2006. 4. 13. 20:53

 


灼?태국의 차오프라야강이나 캄보디아 톤레숍 호수에 가보면 허름한 집에서도 올망졸망 꽃화분이 관광객의 호기심 어린 눈길을 반긴다. ‘저렇게 힘들게 살면서도 꽃을 가꾸다니…’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꽃잎이 펼쳐지고 작은 화분에서의 끊임없는 변화는 많은 위로를 준다. 저택의 테라스나 호텔 로비, 옥탑방 작은 창가, 공장의 높은 담자락 아래…. 어디에 있어도 꽃의 표정이 늘 함박웃음이듯.

 

봄이 완연한 4월 중순, 미니 장미, 튤립, 프리지어, 산당화, 호접란 등등 꽃 웃음이 흐드러지는 때다. 꽃시장에 가면 작은 꽃화분이나 꽃 한단에 2,000~3,000원이면 충분하다. 1만원이면 온 집안에 꽃잔치를 해도 될 만큼 풍성하다. 꽃병까지 사야 할 필요는 없다. 찬장 문을 열면 밥그릇, 유리잔, 찻잔, 주전자 모두 꽃을 담기에 충분하다. 거창한 꽃꽂이 실력도 필요없다. 꽃은 그냥 거리에 피어 있어도 예쁘지 않은가. 꽃 모양은 모양대로 색은 색대로, 가지는 가지대로 원래의 모양이 잘 드러나게 꽂아만 줘도 제각각의 표정을 낸다.

 

내친김에 미니 화분도 7개 사서 포장하고 물주고 부엌 개수대 위나 베란다에 나란히 두었다가 서로 돌려가며 분위기를 바꿔보자. 주말 내내 실컷 꽃놀이하곤 월요일 아침, 먼저 눈에 띄는 화분 하나 들고 나서서 반가운 사람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불쑥 내밀어보자. 일주일 내내 ‘오늘은 어느 화분을 들고 나갈까?’ 행복한 고민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황규선씨(식환경프로듀서·동국대 겸임교수)는 “일본 아줌마들은 장보러 1만원 가져가면 500원은 아예 꽃값으로 생각하고 간다”며 “꽃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말고 식탁 위에 물잔을 놓듯, 꽃 한송이 꽂아두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면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이라며 장보기 품목에 꽃을 추가해보길 권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꽃 소비액(2004년 기준)은 1만8천원, 덴마크(9만6천원), 일본(6만7천원), 미국(3만5천원)의 5분의 1~2분의 1 정도 수준이다. 농림부에서는 4월을 ‘아파트와 사무실 꽃 가꾸기의 달’로 정했다. 주말, 어디로 갈까 거창한 궁리만 하다 해를 보내지 말고, 집안을 꽃단장하며 분위기를 바꿔보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느긋하게 해주는 꽃, 꽃은 건네줄 때나 받을 때나 언제나 기쁨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꽃은 ‘소확행(小確幸)’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세상을 살면서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마음의 약’으로 꽃을 준비해두면 어떨까. 그리고 꽃이 주는 기쁨을 하나씩 알아가듯 소확행(小確幸)을 하나씩 늘려가면 봄날은 매일 활짝 핀 꽃처럼 환할 것이다.

 


▲엽란잎으로 장식한 깡통과 라넌큘러스

 

유리병이나 통조림 깡통은 깨끗이 씻어 엽란잎 한장으로 감싸만 주면 근사한 꽃병이 된다. 파티나 넓은 장소를 꾸밀 때 엽란 1단(10장, 1500원)이면 근사한 꽃병 10개를 만들 수 있다. 축 늘어지는 곡선이 멋스러운 라넌큘런스(1단 10송이, 2,000원)는 가지의 흐름을 잘 살려 꽂는 것이 포인트.

 

▲다과상 위의 산당화

 

요즈음 산당화가 제철이다. 1단(5가지, 4,000원)이면 한달 내내 가지에서 새로 돋는 싹과 꽃을 볼 수 있다. 다과상을 낼 때 꽃가지 하나 정도를 떡접시 옆에 걸쳐두기만 해도 한폭의 산수화처럼 제 멋을 낸다.

 

▲풀색 접시와 나리꽃 한송이


접시를 많이 사용하는 서양 테이블 차림에는 접시를 이용하는 것도 색다르다. 미니 침봉을 이용, 풀색 접시와 대조되는 오렌지색 나리꽃(1단, 10송이, 2,000원) 한송이를 미니 침봉에 꽃으면 밋밋한 테이블에 화사한 표정이 생긴다.

 

▲색깔있는 밥그릇과 장미

 

송이가 큰 장미(1단, 3,000원)는 색깔있는 밥그릇에 가득 담아보자. 장미 줄기를 짧게 잘라 오아시스에 꽂은 뒤 밥그릇에 넣으면 완성. 꽃과 그릇으로 색 대비를 주면 세련되어 보인다.

 

▲작은 찻잔과 프리지아

 

프리지아(1단, 2,000원) 몇 줄기만으로도 200%의 장식 효과를 낼 수 있다. 와이어를 돌돌 말아 작게 구를 만들어서 찻잔 속에 넣는다. 와이어 사이사이에 프리지아 같은 줄기가 가는 꽃을 한 줄기씩 꽃아 창가에 두면 바람에 하늘거리며 봄 냄새를 물씬 풍긴다.

 

 

 

▲흰색 민무늬 다기 세트와 호접란

 

다기 세트를 이용하면 꽃장식이 한결 멋스럽다. 자기 소재의 차 주전자와 찻잔에 호접란(1단, 5,000원)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두, 세 송이 꽂는다. 흰색과 분홍색 호접란을 섞어 꽂으면 더욱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글 김영남기자 jacksim@kyunghyang.com〉

〈사진 박재찬기자 jcphoto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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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경향신문 2006-04-12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