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큰 가방에 흑진주 목걸이…이거 남 것 맞아요?

피나얀 2006. 4. 22. 20:57

 

여성과 남성, 패션 경향이나 유행 아이템이 다른 듯하지만 예쁘고 멋진 것에 시선이 꽂히는 것은 매한가지.특히 피부 관리나 패션에 유난히 민감한 요즘 남성들은 좀 더 예뻐지기를 바라는 듯하다. 소품 역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여성들이 가볍게 손에 들고 다니던 토트백(손가방)을 약간 변형한 스타일이 남성들에 인기를 끌기도 했고, 요즘엔 새로운 남성 주얼리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십자가 달린 ‘스뎅’ 목걸이 지고 검정 주얼리 뜨다

 

얼마 전 남성 전용 주얼리 숍이 생기면서 남성의 멋내기도 여성 못지않다. 큰 유행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남성 주얼리 마니아도 늘 존재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남성 주얼리는 남성성을 강조하는 스뎅(스테인리스 스틸)으로 만든 십자가 목걸이. 이처럼 나름의 마니아층만을 형성했던 남성 주얼리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중에서는 아르마니, 에르메네질도 제냐, 던힐 등을 비롯해 최근엔 디오르 옴므도 남성 주얼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요즘 남성들은 마초적 매력뿐만 아니라 부드러움을 함께 드러내고 싶어하는 경향이 짙다. 위버섹슈얼(Ubersexual) 열풍이 남성 주얼리에 불고 있는 셈. 그다지 크지 않은 다이아몬드 한 개가 박힌 목걸이도 자주 눈에 띈다.

 

하지만 무엇보다 흑진주는 물론 크리스털, 오닉스 등 검정으로 가공한 보석이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중성적인 매력을 드러내는 흑진주가 첫 번째 관심 주얼리. 제이에스티나의 표은정 디자인 실장은 “유럽이나 북미 남성들 사이에서 흑진주가 뜨기 시작한 것은 4년 정도 됐다”며 “약간 청색이 도는 검정이 대부분인데, 고급스럽게 장신구를 착용하고 싶은 남성들이 주로 찾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흑진주가 최근 갑자기 부각된 것은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남성들에게 사랑받아온 아이템이라고. 하지만 여성보다 활동적이다 보니 강도도 약하고 땀이나 향수에 약한 진주는 세심한 남성이 아니면 소화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은빛 단검 모양으로 이름난 이탈리아 주얼리 브랜드인 체사레 파조티는 은을 기본으로 검정 오닉스를 내세웠다. 체사레 파조티의 김문희씨는 “남성들은 원색 보석에 약간 부담을 느낀다”며 “이미 다 갖고 있는 은으로 된 커프스 버튼이나 목걸이가 아닌 새로운 주얼리로 부담 없는 검정 보석 아이템을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크리스털 브랜드인 스와로브스키의 제트(Jet·흑옥색) 크리스털 역시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도 인기 있는 아이템. 제트 크리스털과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팔찌, 목걸이 등을 내놓고 있다. 스와로브스키 홍보담당 김혜진씨는 “남성용으로 따로 만든 주얼리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중성적인 이미지의 제트 크리스털은 남성들도 관심을 보이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 ‘빅 백(Big Bag)’과 ‘백 백(Back Bag)’

 

“저거 여자 가방 아냐?” 뒤를 돌아보니 여성 가방처럼 손바닥 만한 백 백을 멘 남성이 건널목 앞에 서 있다. 여자친구 가방을 대신 들어주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주위엔 한껏 멋을 낸 그 남성 말고는 아무도 없다.

 

요즘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백 백을 멘 남성들이 부쩍 눈에 띈다. 10여년 전 유행했던 ‘이스트팩(Eastpak)’이나 ‘잔스포츠’(JanSport) 같은 스포츠 백 백이 아니다. 여성용 백 백으로 여겨질 만큼 작고 예쁜 디자인에 색상도 검정 일색에서 진갈색(또는 초콜릿색)이나 흰색, 아이보리색 등 다양해졌다.

 

프라다 홍보실의 김지현씨는 “올해부터 소재와 컬러가 다양한 백 백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전에도 예쁜 백 백이 나오기는 했지만, 올 봄 남성 고객들은 여성용 백 백처럼 작은 사이즈를 많이 찾고 있다”고 유행 경향을 소개했다. 대개 남성 고객과 함께 찾은 여성들은 “이거 남자 것 맞아요?”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한다고.

 

조그만 백 백만큼 인기 있는 것이 빅 백(Big Bag). 지난해 초부터 남성들의 빅 백 사랑은 시작됐다. 들고 다니기 편하고 소지품을 담을 공간이 충분한 빅 백은 여성들 사이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인기를 끈 아이템이다. 하지만 남성 역시 골프 백으로 여겨지는 보스턴 백 등 사용하기 편한 빅 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터.

 

최근 남성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빅 백 인기는 지난해부터 패션계를 뜨겁게 달궜던 메트로섹슈얼 열풍과도 닿아 있다. 흔히 서류 가방으로 불리는 브리프 케이스는 지적이고 도시적이긴 하지만 결코 부드러운 느낌은 아니다. 어깨를 가로질러 메는 숄더백(크로스백)은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성숙하지 않아 보이기 십상.

 

이 때문에 대개 여성들이 손에 들고 다니는 토트백처럼 생긴 빅 백 열풍이 불었다 해도 억측은 아닐 것이다. 물론 크기가 한층 커졌기에 수납공간 역시 늘었다. 일과 관련된 서류 뭉치부터 웬만한 패션 소품을 모두 지니고 다닐 수 있다. 딱 떨어지는 정장과는 잘 어울리지 않지만 세미 정장이나 캐주얼 어디에도 손색없는 아이템이 됐다.

 

 

소재와 모양도 다양해졌다. 토트백을 살짝 부풀린 듯한 ‘푸마 컬렉션’의 빅 백은 원래 여성용으로 제작된 것이지만 검정 빅 백은 남성들도 꾸준히 찾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실용적인 빅 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빅 백 안에 또 하나의 작은 백을 넣어 수납공간을 분리했다.

 

 ‘아 테스토니’와 ‘루이까또즈 by 정욱준’은 부드러운 페브릭 소재를 바탕으로 손잡이 등을 소가죽으로 처리했다. 프라다가 한정으로 내놓은 가죽으로 된 진갈색 빅 백은 이미 1차분이 다 팔리고 2차 물량을 주문한 상태. 이 밖에 나일론으로 만든 세 가지 컬러의 백 백 역시 인기를 끄는 아이템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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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세계일보 2006-04-20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