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겨레21 2006-06-06 08:06]
보리·오미자·수삼에서 맥문동까지 열 내리고 피로 회복시켜주는 전통음료… 하루 10분 시간투자로 두고두고 마시며 가뿐하게 건강하게 여름을 나자
뜨거운 태양 아래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손에 들려 있는 익숙한 느낌의 플라스틱 커피 컵. 더위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아무런 생각 없이 커피 혹은 탄산음료들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들을 마셔서 해갈을 하고 더위를 씻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결국 냉장고 안의 차가운 보리차가 그리워진다.
커피나 탄산음료와 타협할 것인가
사실 원료에서 제조 과정까지 안심할 수 있는 좋은 음료를 밖에서 찾는다는 건 힘들다. 그와 반대로 아무 데서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커피나 탄산음료와의 타협은 더 간편하고 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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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간단한 재료들로 건강한 여름 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루 10분 정도의 시간 투자로 건강한 음료를 100%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진정한 웰빙, 건강으로 가는 먹을거리, 마실거리의 중심은 우리 재료로 만든 우리 음식이다. 요즘 열을 올려 추구한다는 웰빙 식단도 발효식품인 김치와 장을 늘 식탁에 올리는 지혜를 가진 우리 민족에게는 몸에 밴 습관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계절 시원하게 들이켜는 보리차. 우리가 물 대신 보리차를 마시는 이유는 생각보다 여러 가지다. 보리는 열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 그러니 여름철에 시원한 보리차에 손이 자주 가는 건 당연한 이치다. 보리는 우려서 차갑게 마시는 외에도 우리 음료 미수(미숫가루)와 여름에 많이 먹는 보리떡 등에 애용되는 중요한 재료다.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달여먹어야 하는 줄로 알았던 한약재들도 할인마트나 백화점에 가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덕분에 대중화되고 빛을 보는 재료가 오미자다.
오미자는 단맛, 신맛, 짠맛, 매운맛, 쓴맛의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미각이 어지간히 발달하지 않고서는 다섯 가지 맛이 그저 몇 모금 마신다고 구분되진 않는다.
다섯 가지 다른 맛은 각기 다른 효능이 있어 짠맛과 신맛은 간을 보호하고 단맛은 자궁을 보호하며 매운맛과 쓴맛은 폐를 보호한다고 전해진다.
그중 입에서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신맛과 짠맛은 일반 음료에서는 느낄 수 없어서 오미자는 음료 중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오미자의 자양강장 기능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요즘 유행하는 석류 음료수가 미녀를 만든다고 한다면 오미자 음료는 미남을 만들어준다.
이 밖에도 오미자는 피로 회복과 눈을 밝게 하는 기능, 천식을 진정시키는 기능이 있어 예로부터 차가운 음청류의 기본으로 쓰였고 대부분의 화채에는 오미자 국물이 들어갔다.
오미자를 우릴 때는 절대로 뜨거운 물을 쓰지 않는다. 뜨거운 물을 만나면 내놓는 떫은맛이 강해서 목으로 넘기기가 힘들 정도다. 제대로 찬물에서 오랫동안 우려내면 빛깔도 곱고 효능이나 맛도 탁월한 기능성 음료가 된다.
그리고 오미자의 다섯 가지 다양한 맛은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린다. 그래서 오미자는 오미자 배 화채, 오미자 창면 등 여러 가지 요리로 활용이 가능한 만능 재료다.
좋은 수삼과 식재료, 산삼 저리가라!
빛깔도 태양의 에너지를 머금고 있다는 붉은색이어서 한동안 레드푸드(RED FOOD) 열풍이 불었을 때 오미자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토마토나 붉은 고추 등 바로 먹을 수 있는 야채에 밀려나고 말았지만.
또 한 가지 우리에게 친숙한 여름용 약재는 수삼이다. 수삼은 여름에 대부분 삼계탕의 속 재료 형태로 섭취된다. 수삼은 땀으로 기력을 소진한 사람들에게 활력을 되찾아주고 위를 보호하고 피를 만들어주므로 더위로 잃은 식욕을 되찾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삼의 에너지가 응집된 곳이 뿌리다. 인삼의 뿌리를 미삼이라고 부르는데 인삼의 약효 70% 정도가 뿌리 부분에 집중돼 있다. 달여 마실 경우 수삼보다는 미삼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미삼을 달일 경우 수삼처럼 양이 많지 않아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삼과 미삼의 효과 중 하나가 같이 섭취하는 재료의 약효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 음식에 곁들이면 효과를 두세 배 높인다. 좋은 수삼과 식재료가 만나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면 산삼 부럽지 않은 효과를 내기도 한다. 수삼은 빈혈 치료나 간 기능 개선 등 섭취하는 사람마다 다른 효능을 발휘한다. 그래서 조금씩 상복하면 더욱 좋다.
엿기름 우린 물에 밥알을 삭혀 만든 단음료로 감주라고도 불리는 식혜는 대표적인 겨울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식혜는 24도에서 4시간을 견디지 못하므로 오래전 전기를 이용한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여름에 마신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을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석빙고를 이용하는 왕실에서나 식혜가 여름 음식이었다. 하지만 사실 식혜처럼 여름에 마시면 좋은 음료도 드물다.
엿기름의 효능 중 대표적인 것이 소화를 돕고 위를 덥게 해서 입맛을 돋우는 것이다. 엿기름은 더위와 땀에 지친 위장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소화가 잘되게 한다. 따라서 식욕이 증가하므로 에너지도 넘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런 이치다. 보약 부럽지 않은 밥 한 그릇과 후식으로 들이켜는 시원한 식혜 한 사발이면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눈에 좋은 결명자, 부인병에 특효인 당귀
위에 언급하지 않은 재료들 중 여름에 물처럼 마시면 좋은 것들이 많이 있다. 눈에 좋다는 결명자나 허약체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생맥산, 가래와 기관지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맥문동, 석류와 더불어 부인병에 특효약인 당귀, 두충 등도 적절하게 우려서 여름에 두고 먹기에 좋다.
간단한 재료와 쉬운 만들기 과정으로 더욱 효과 만점인 기능성 우리 음료들. 오늘 저녁 퇴근길에 집 앞 슈퍼에 들러서 오미자나 수삼 한 뿌리 사가지고 퇴근하시는 건 어떨는지.
재료(1인분):
오미자 1컵, 생수
1컵, 간 얼음 1그릇, 수박 약간, 참외 약간, 기호에 따라 꿀 약간 첨가.
만들기
1. 오미자는 생수에 넣고
냉장고에서 하룻밤 우린다.
2. 수박과 참외는 먹기 좋은 한입
크기로 잘라놓는다.
3. 얼음을 미니믹서나 팥빙수 얼음
가는 기계에 넣고 곱게 갈아준다.
4. 그릇에 얼음을 담고 오미자
우려낸 물을 부어 과일과 함께 먹는다. 기호에 따라 꿀을 뿌려 먹으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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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1인분)
질 좋은 수삼 1뿌리(약
150g), 플레인 요구르트 1개, 저지방 우유 1/2컵, 꿀 1큰술.
만들기
1. 물에 잘 씻어 손질한 수삼은
머리를 떼어내고 칼로 몇 등분 해준다.
2. 미니믹서에 분량의 우유와
요구르트, 끌을 넣고 수삼 자른 것을 넣어 곱게 갈아준다.
3. 컵에 따르고 입맛에 맞게 꿀을
조금 더 곁들여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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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청포묵을 썰어서 간단히
만들었다 하여 ‘청면’으로 적었다. 기호에 따라 소금간만 해도 좋고 잣이나 호두, 밤 등의 견과류를 곁들이면 더욱 맛있다.
재료(1인분):
통팥 1/2컵, 청포묵
1/2모, 꿀 약간, 소금 약간.
만들기
1. 팥은 물에 잘 씻은 뒤 하룻밤
불렸다가 3배의 물을 넣고 팥알이 뭉그러질 때까지 끓인다.
2. 끓인 팥을 믹서에 넣고 곱게
간다.
3. 청포묵은 칼로 얇고 기다랗게
국수처럼 썬다.
4. 곱게 간 팥물에 약간의 소금과
꿀을 넣어 간을 하고 청포묵 국수를 넣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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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가루에 딸기즙이나 쑥가루,
호박가루 등을 넣어 색을 내면 보기도 좋고 맛도 있다. 즙을 이용해 색을 낼 때는 익반죽시 사용하는 끓는물의 양을 줄인다. 미삼에 생강을
첨가해도 좋다.
재료(1인분):
쌀가루 3큰술, 반죽용 끓는물
2큰술, 소금 약간, 미삼 누르지 않고 담아서 2컵, 생수 3컵, 꿀 1큰술, 전분 1큰술.
만들기
1. 쌀가루에 소금을 섞어주고
끓는물을 한 숟갈씩 넣어 뭉친다.
2. 쌀가루가 한 덩어리로 뭉쳐지면
손바닥으로 누르면서 차지게 치댄다. 오래 치댈수록 쫄깃하고 말랑말랑한 떡이 나온다.
3. 떡을 엄지 손톱 정도의 크기로
조금씩 떼어내서 동그랗게 빚는다.
4. 익반죽해 빚은 떡을 전분에
살짝 굴려준다.
5. 끓는 물에 4번의 떡을 넣고
끓이다가 살짝 떠오르면 얼른 건져 찬물에 헹궈준다.
6. 미삼은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
불순물을 제거한 뒤 찬물에 넣고 센 불로 끓이다가 물이 끓으면 약한 불로 줄여서 뭉근히 우려낸다(적어도 20~30분).
7. 미삼 우린 물은 식혀서 냉장
보관한다.
8. 차갑게 식힌 미삼 물에 6번의
떡을 넣어 꿀을 첨가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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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청은 껍질째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밥알과 같이 넣어 대접해도 무관하다.
재료(약 10인분):
엿기름 300g(약 2컵), 물
6ℓ, 설탕 1컵, 소금 1/2작은술, 쌀밥 1공기, 유자청 6큰술. 만들기
1. 엿기름에 물 2ℓ를 부어 약
5분 정도 손으로 잘 주물러준 뒤 30분 정도 가만히 둔다.
2. 1번을 체에 받아 맑은 윗물만
따라낸다.
3. 처음 따라낸 2번 물은 따로
두었다가 전기밥통의 보온 기능을 이용해 밥알을 삭힌다(약 3시간). 밥알이 몇 알 동동 뜨기 시작하면 보온 기능을 해지해도 좋다.
4. 1, 2번 과정을 두 번 더
반복한다. 반복해서 만든 엿기름물은 나중에 같이 끓여낼 것이므로 합쳐서 보관해도 상관없다.
5. 3번의 엿기름과 밥 삭힌 것을
체에 받쳐 밥알만 건져낸다. 건져낸 밥알은 재빨리 찬물에 헹궈 따로 보관해놓는다.
6. 5번의 체에 받힌 엿기름 물과
4번에서 나온 두 번째, 세 번째 엿기름물을 섞어 냄비에 넣고 20분 정도 끓여준다. 끓이다가 설탕과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7. 끓인 엿기름물이 식으면
유자청을 넣어 잘 섞어준다.
8. 완성된 식혜와 밥알은 냉장고에
보관하고, 삭힌 밥알은 먹기 직전에 식혜에 띄워낸다.
TIP:
매실청, 모과, 유자청 담그기
설탕이나 기타 당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는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당 섭취를 위해 청 만들기를 권한다. 매실의 경우 신선한 것으로 골라
통으로 만드는데, 설탕을 켜켜이 얹어서 1년 정도 묵히면 질 좋은 매실청이 탄생한다. 이 매실청을 3년간 묵히면 약이라 해도 좋은 발효식품이
된다.
모과나 유자도 마찬가지로 씨를
제거하고 나박나박 썰어서 설탕을 켜켜이 얹어 오래 보관하면 저절로 청이 완성된다. 여름에는 매실, 가을에는 모과 그리고 겨울에는 유자로 청을
담가 사계절 내내 건강한 식탁을 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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