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마이뉴스 2006-07-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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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이효연 |
장마 끝이라서 후텁지근한 날씨에 몇 가지 반찬을 만들어 먹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고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외식을 하자니 매끼니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럴 때에는 냉장고 청소도 할 겸 있는 재료 없는 재료 다 끌어 모은 다음 파전을 부쳐먹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예요. 운 좋게 냉동실 안에서 오징어라든지 홍합 같은 해물을 발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구요.
파전은 다른 전 종류와 마찬가지로 만드는 사람의 공은 참으로 많이 잡아먹으면서도 도리어 만든 사람의 입맛을 똑 떨어지게 만드는 얄미운 요리입니다. 막상 파전 한 두 장을 부치고 나면 기름냄새 덕분에 먹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집니다.
그래서 남편과 아이가 맛있게 파전을 뜯고 있는 동안에 막상 파전을 부친 저는 한켠에서 컵라면을 끓여 먹었다는 슬픈 전설같은 사연도 있었겠지요.
학창시절에도 그랬고 또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비가 오는 어스름 저녁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막걸리에 파전 먹으러 가자'고 외치는 동료들이 제 주변에는 항상 있었기에 지금도 날이 꾸물꾸물하면서 비가 올 기미가 보이면 나도 모르게 밀가루 봉지를 찾게 됩니다.
노릇노릇하면서 바삭한 맛의 파전은 가족 남녀노소 누구나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메뉴이기에 좀 덥고 번거로워도 가족들을 위해 자주 만들게 되더군요.
그런데 사람마다 파전을 즐기는 취향도 어찌나 제각각인지 파전 한 장을 앞에 두고도 가족들의 개성은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오징어며 홍합같은 해물만 쏙쏙 뽑아 먹는 다섯살배기 딸아이가 있는가하면 "아! 태우지 마! 제발 태우지 마! 난 덜 익은 것은 먹어도 탄 건 안 먹어!"하고 외치는 남편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저는 주로 태운 듯 바삭한 맛의 파전을 좋아하기에 언제나 갈색이 나도록 바싹 구워내지요. 속으로는 '만드는 사람 마음이지. 탄 게 정 싫음 먹지 말든가!'라고 중얼거리면서요.
지글지글 각종 재료를 듬뿍 넣은 파전이 익어갈 즈음 식초와 간장을 섞은 초간장도 준비해 내놓으면 푸짐한 파전 식탁이 마련됩니다.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만 보아도 파전 서너장은 벌써 먹은 것만 같습니다. 오늘도 기름 냄새에 질려 막상 만든 사람은 먹지도 못하고 남(?) 좋은 일 한 것만 같지만 그래도 하루가 지나고 나면 또 생각이 나겠지요. 알루미늄 호일에 잘 싸 두었다가 혼자 먹는 점심으로 해결해야겠습니다.
자, 그럼 노릇노릇 바삭한 파전을 함께 만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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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이효연 |
재료
밀가루와 멸치국물(1:1.7 정도의 비율로 묽게 준비합니다) 각종 야채, 오징어 등 해물종류, 소금약간, 달걀 1개, 쪽파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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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이효연 |
또 평소에 만들어 둔 멸치 가루가 없다면 마음 편하게 먹고 멸치 다시다를 아주 조금 넣으면 됩니다. 파전 부치자고 멸치 육수 내고 앉아 있자면 한 여름에 탈진할 것이 뻔하겠지요.
이름난 파전집에 가서 먹는 파전이 입에 착착 달라붙는 이유가 밀가루물에 들어간 멸치국물에 있다는 사실을 얼마 전 알았습니다.
밀가루와 준비한 멸치국물을 1:1.7 정도의 비율로 잡아 잘 섞어 풀어놓습니다. 그 밀가루물에 잘게 썬 야채와 해물을 섞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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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효연의 '멋대로 요리 맛나는 요리' : blog.empas.com/happymc
다음주면 장마도 끝난다고 하는데 더 이상의 비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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