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스포츠서울 2006-08-12 14:17]
![]() |
그녀는 한번도 생각없이 길을 걸은 적이 없다. 한번도 생각없이 차를 마신 적이 없다. 한번도 생각없이 노래를 부른 적이 없다. 그녀는 언제나 상황을 설정하고 길을 걷는다. 언제나 상황을 설정하고 차를 마신다. 언제나 상황을 설정하고 노래를 부른다.
"오늘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죠? 어떤 생각하며 걸으셨어요?"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답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 주로 이별 장면에서 많이 볼 수 있죠. 그럼 전 이별을 설정해요. '난 버림받은 여자다' 생각하며 걷는거죠. 혼자서 멍하니 쇼윈도를 쳐다보기도 하고, 그러다 순간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꼭 미친 사람같죠? 맞아요. 전 연기에 미쳤어요."
아나운서 임성민. 여지껏 그녀를 아나운서라 불러왔다. 하지만 이제 그의 이름 앞에 붙은 아나운서라는 수식어을 떼기로 했다. 대신 배우라는 단어를 붙이기로 했다. 만약 임성민이 이 기사를 본다면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상관없다. 얼마전 만난 그녀는 연기에 빠진, 아니 연기에 미친 '배우' 임성민이었다.
◇ "평안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
평안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랬다. 아나운서 역시 마찬가지. 저 싫으면 그만이다. 임성민이 그랬다. "남들은 이해못해요. 아무리 아나운서가 선망의 직업이면 뭐해요. 저 한테 맞지 않는 옷인데." 임성민은 아나운서 시절 행복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마치 남의 옷을 입은 것 처럼 불편해서 벗어버리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 |
"원래 제가 한번 하면 열심히 해요. 그래서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고요. 아나운서
시절도 마찬가지였죠. 앞만 보며 달렸어요. 그 결과 동기들 보다 먼저 진급하는 등 인정도 받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건 아니었죠. 그
어디에도 진짜 임성민은 없었어요. 점점 제 모습을 잃어간다는 느낌…."
임성민은 그런 모습이 싫었다. 원래 임성민은 슬프면 울고, 기쁘면 웃고, 화나면 성질을 내야 했다. 그러나 아나운서 임성민은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된다. '아나운서는 냉정해야 한다'는 원칙아래 속 마음을 숨겨야 했다. "전 무엇이든 표현하고 싶어해요. 그런데 아나운서는 기뻐도 소리내서 웃을 수 없어요. 슬퍼도 소리내서 울 수 없죠. 마음이 뜨거워도 얼굴은 차갑죠."
◇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목마름"
그랬다. 임성민은 표현하고 싶었다. 감정을 드러내고 싶었다. 아니 그 보다 본인을 찾고 싶었다. " '아나운서로 살아가자'고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 다짐했어요. 하지만 가슴 속 깊이 잠재된 뜨거운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죠. 그래서 결심했어요. 아나운서를 하면서 얻는 명예보다, 연기를 하면서 얻는 기쁨을 택하자고. 다른 사람이 아닌 임성민을 위한 삶을 살자고 말이죠."
임성민은 아나운서 정장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명예가 보장된 방송국 울타리를 박차고 나선 것이다. 물론 모험인 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단다. "이제부터는 제 인생을 사는거죠. 아나운서가 아닌 배우로서 말입니다. 어려서부터 연기가 하고 싶었고,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알아요. 이 세계가 얼마나 무섭고 냉정한지. 그래도 괜찮아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이잖아요."
![]() |
임성민에게 얼마나 연기가 하고 싶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 일상이
연기란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때도 연기라 생각하고 불러요. 혼자서 이별노래를 부르다 눈물을 주르륵 흘리죠. 친구들이 미쳤냐고 그래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연기연습이니까." 심지어 임성민은 요리를 하다가 냄비를 태운적도 한두번이 아니라고. "칼에 손이 베었을 때 그 표정을
연습하느라 냄비 타는줄도 몰랐죠."
◇ "난 언제나 목 마르다"
임성민은 드라마나 영화 촬영이 있는 전날 밤 뜬 눈으로 지새우기 일쑤다. 혼자서 상황을 연출하고, 소품도 잘 챙겼는지 확인한다. 하지만 그 보다 설레서 잠을 제대로 못 잔다. "배역의 비중과 상관없이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들떠요. 상황에 맞는 몸 동작, 대본 연습을 하다보면 벌써 아침이 돼버려요. 몸은 피곤하고 힘들지만 마음만은 행복한….그런 기분 아시죠?"
물론 치명적인 아픔도 있다. 자신을 대중에게 알린 아나운서가 되려 자신의 변신을 막는 족쇄(?)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다른 사람 얼굴과 바꿨으면 하는 생각도 해요. 전 어떤 역할이든 잘 할 수 있는데, 제게 들어오는 배역은 아나운서나 기자 뿐이죠. 정말 '페이스 오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왜 아직도 임성민하면 배우가 아닌 아나운서죠?"
그래서 최근에는 화보도 찍었다. 아나운서에 대한 잔상을 지우기 위해서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나운서 임성민이 아닌 배우 임성민을요. 그래서 과감히 비키니도 입었어요. 여지껏 방송만 보던 사람들은 제 허리가 얼마나 얇은지, 제 다리가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그들에게 난 비키니도 입을 수 있는 연기자란 생각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배우 임성민. 지금 그녀는 목이 탄다. 연기에 대한 갈증, 배우에 대한 갈망. 그래서 더 노력한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뛴다. 타는 목을 적셔줄 시원한 한잔의 물. 바로 연기를 위해서다.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PINAYARN™♡ 【TODAY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TODAY 스크랩】일본은 한국보다 우수한 피? (0) | 2006.08.15 |
---|---|
【TODAY 스크랩】여성들이 선호하는 짭짤한 아르바이트 BEST 5 (0) | 2006.08.13 |
【TODAY 스크랩】불행한 당신, 행복을 배워라 (0) | 2006.08.11 |
【TODAY 스크랩】우리가 모르는 ‘된장녀’의 진실 (0) | 2006.08.10 |
【TODAY 스크랩】‘행복해지는 10가지 방법’ (0) | 2006.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