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타조육회 드셔보셨어요?

피나얀 2006. 9. 16. 00:45

 

출처-[오마이뉴스 2006-09-15 19:35]  

 

▲ 거대한 타조알을 들고 좋아라 하는 남편과 아들
ⓒ2006 윤영선
청명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 덕분에 마냥 기분 좋은 계절 가을이다. 이 같은 날씨에 집에만 붙어 있는 것은 결코 가을에 대한 예의가 아닐 터였다. 해서 나는 지난 주말 TV 리모콘을 붙들고 벙긋이 웃고 있는 남편과 그 옆에서 뒹굴고 있는 아이를 재촉해 파주에 있는 '타조농장'으로 주말 나들이를 떠났다.

일산 자유로 문산 방향에서 신도시 IC를 지나 다시 파주시청 금촌 IC방향 쪽으로 2㎞ 직진하다보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에서 우회전을 하여 조금 더 가면 '우농 타조농장'이 나온다.

이곳은 원래 타조를 기르기만 하는 농장이었지만 작년부터 관광객들을 위해 문을 활짝 열었다. 주말이면 200명이나 되는 방문객들이 타조를 보기 위해 타조농장을 찾는단다. 그리고 현재 이곳에는 약 80~90마리의 타조가 뛰놀고 있다.

▲ 커다란 눈이 마치 머루를 닮은 타조의 모습
ⓒ2006 윤영선
평소 TV나 동물원에서 잠깐 보던 타조를 이렇게 가까이서 직접, 그것도 한꺼번에 많이 보게 되니 처음엔 조금 무서운 게 사실이었다. 착해보이는 눈은 둘째치고 키가 2m나 되는데다 부리는 또 얼마나 야무져 보이는지 가뜩이나 작은 키의 나로서는 위협적이기까지 했다.

내가 이러한 심정이었으니 5살 난 우리 아들은 오죽 했을까. 차마 나도 못하면서 아들더러 타조 먹이 주라며 배추를 손에 쥐어주었더니 역시 무서웠는지 뒷걸음질을 친다. 그러자 남편이 바로 옆에 있는 아기 타조가 있는 곳으로 아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직접 먹이 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나서는 "너도 한 번 해봐. 재미있다"며 아들에게 다시 배추를 건네주었다. 아빠의 행동에 용기를 얻은 아들은 다시 아기 타조에게 먹이 주기를 시도했고, 이내 성공할 수 있었다.

▲ 아기타조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용감한(?) 아들
ⓒ2006 윤영선
다음 코스는 바로 '아기타조 탄생관'이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달걀의 서른 배나 되는 크기의 타조알을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었다. 아들 역시 행여나 타조알이 깨질까봐 조심조심 들어보는 와중에 연신 즐거운 웃음을 지으며 신기해했다. 이렇게 해서 부화한 아기 타조가 어른 타조로 성장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는단다.

타조알은 또한 목걸이를 만들 수 있도록 활용하고 있었다. 예쁘게 잘 다듬어진 타조알 껍데기에 물감이나 펜으로 알록달록하게 그림을 그린 후 구멍에 가죽끈을 끼우면 예쁜 타조알 목걸이가 완성된다.

다만 타조알 껍데기는 원래 단단하지만, 잘라진 껍데기는 힘을 주면 쉽게 깨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목걸이를 다 만들면 바로 옆에 마련된 자그마한 타조알 볼링장에서 볼링도 할 수 있다. 이때 굴리는 타조알은 물론 비어있는 것이다.

▲ 타조알 껍데기에 색칠을 하고 이름을 쓰면 멋진 이름표가 완성된다.
ⓒ2006 윤영선
이것저것 구경하며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배가 출출해졌다. 우리는 농장 안에 자리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메뉴는 타조농장답게 타조요리 일색이었다. 언제 또 맛을 볼까 싶어 우리는 타조불고기와 타조육회, 타조까스를 주문했다. 평소 먹어보지 않은 음식이라 걱정이 되긴 했지만, 농장 주인 아저씨의 호언장담을 믿어보기로 했다.

타조요리의 맛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농장 주인 아저씨에 따르면 타조요리는 저지방, 저칼로리, 저콜레스테롤의 3박자를 고루 갖춘 건강식이라고 한다. 이때문인지 지방이 거의 없어 맛이 담백했고, 특히 타조육회는 냄새가 거의 없는데다 육질이 매우 부드러웠다. 타조까스는 당연히 아들차지였다.

▲ 타조 불고기
ⓒ2006 윤영선
▲ 타조까스
ⓒ2006 윤영선
식사를 마치고 난 후에는 농사 체험 학습장에서 고구마도 캤다. 비용을 낸 만큼 할당된 땅에서 마음껏 고구마를 캘 수 있었다. 우리는 이때 캔 고구마를 집으로 가져와서 온 가족이 맛있게 쪄먹었다. 고구마 체험은 11월까지 가능하다.

▲ 자연 체험 학습장에서 캔 먹음직스런 고구마들
ⓒ2006 윤영선
▲ 고구마를 캐다가 예쁜 달팽이도 발견했다.
ⓒ2006 윤영선
가을 주말, 우리가족은 파주 타조 농장에서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가을 나들이는 가을이 막바지에 이를 때까지 '주욱' 계속 될 것이다. 그곳이 특별한 여행지든, 혹은 집 앞 공원이든 말이다. 왜냐하면 마땅히 가을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하는 의무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