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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 ‘상업 공간 스타일’로 직접 개조한 24평 아파트

피나얀 2006. 9. 23. 00:58

 

출처-2006년 9월 22일(금) 오후 5:57 [우먼센스]

 

작은 평수, 적은 예산으로 남들과는 다른 세련된 공간을 꾸미고 싶다면 남들처럼 해서는 계산이 나오질 않는다. 큰돈 드는 공사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상업 공간에나 쓰일 자재와 재료를 이용해 꾸민 맞벌이 부부의 첫 집, 24평형 아파트에서 그 해답을 구해보자.

남편은 사진을 찍고 아내는 글을 쓰는, 제법 어울리는 직업을 갖고 있는 우정훈(29세)·이선재(30세) 부부. 결혼 후 처음으로 마련한 내 집이니만큼 남과는 다른 스타일로 꾸미고 싶었다. 마음 같아서는 뉴욕이나 파리의 젊은 예술가들처럼 한적한 교외나 창고에 내 집을 꾸며보고 싶었지만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고, 부부 모두 날마다 출퇴근해야 하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금호동 24평 아파트를 남다르게 꾸미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부부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주혜준씨의 도움을 받아 요즘 유행하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말 그대로 ‘공장 같은 인테리어’로 요즘 가장 뜨고 있는 인테리어 경향.

 

가정집 인테리어에 주로 쓰이는 나무나 벽지 대신, 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제 빔, PVC, 플라스틱 등 인공적이고 기계적인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블랙, 그레이, 화이트, 카키 등 무채색을 바탕으로 하고 원색의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특징. 언뜻 차가워 보이지만 아날로그적인 멋이 있고, 거칠면서도 세련돼 보인다.

직장인이지만 사진과 글을 업으로 삼고, 그것도 맞벌이로 살려면 집에서도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늑하고 안락한 실내 분위기를 포기할 수 있던 것. 문제는 평수가 작을 뿐 아니라 공간이 확실하게 구분된 아파트를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였다. 예산이 워낙 적었기 때문에 큰돈이 들어가는 공사는 애초에 포기해야 했다. 최소한의 확장 비용을 빼면 남는 돈은 400만원.

기존의 구조물을 걷어내고 공간을 확보한 후, 인부나 전문 인력을 쓰지 않고 거의 모든 일을 부부와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셋이 직접 했다. 먼저 벽지 대신 페인트를 칠하고 바닥재를 깔았다. 가구는 주혜준씨가 직접 디자인한 후, 목공소에 의뢰해 저렴하게 제작했다.

 

보통 이 정도의 집을 리모델링하는 데 드는 기간은 2주일 남짓. 적은 인원이 부족한 비용으로 한 가지씩 리모델링하다 보니 공사기간이 2달이나 걸렸다. 처음 공사를 시작할 때 기대한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공간이 되었기에 어렵고 힘들던 기억은 희미해진 지 오래다.

빨간색 캐비닛으로 포인트


▶ 캐비닛은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꾸미는 데 꼭 필요한 가구다. 인테리어를 맡은 주혜준씨는 현관과 침실에 캐비닛을 하나씩 배치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현관에 있는 캐비닛은 ‘무늬만 캐비닛’이라는 것. 기존의 철제 캐비닛이 신발장으로 쓰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것을 감안, 나무로 신발장을 짠 후 홈을 파고 장식을 붙여 캐비닛처럼 보이도록 했다. 집 안에 있는 모든 캐비닛이 빨간색이라는 것도 주목할 점.


가공하지 않은 철제 빔과
미송나무 패널로 짠 책상


▶ 남편의 오피스와 사랑방을 겸하는 공간. 앉을 데가 마땅치 않아 방황할 손님들을 위해 넓고 편안한 소파와 테이블을 들여놓았다. 그러다 보니 책상을 놓을 공간이 좁을 수밖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보통 책상 대신 ‘ㄱ’자의 폭 좁은 책상을 벽을 따라 배치해 공간 문제를 해결했다.

 

가공하지 않은 검은색 철제 빔 위에 가볍게 무색 유광 래커만 칠한 미송나무 패널을 얹어 만든 책상 역시 주혜준씨의 디자인. 사무용 기기의 위치를 자주 바꾸는 주인을 위해, 아예 책상 뒤쪽까지 오픈된 형태로 디자인했다. 벽에는 책상과 같은 폭의 철판을 붙여 메모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문틀을 떼어내고 철제 빔으로 마감


▶ 부부는 각자의 일 공간을 따로 두어도 완전히 단절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안한 방법이 바로 서재의 문을 없애는 것. 아예 문틀도 뜯어내 공간이 더 트이고, 넓어 보이게 했다. 문틀 자리에는 검은색 철제 빔을 붙여 공장 같은 분위기를 더했다. 자석을 활용하면 사진이나 메모를 붙여두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현관 옆 작은 방을 침실로


▶ 널찍한 공간 2개를 홈 오피스로 꾸미고 보니, 남은 건 서너 평짜리 방 2개뿐이었다. 그나마 방 1개의 절반은 냉장고가 차지했고, 결국 현관 옆 작은 방이 침실로 배정됐다. 베란다를 확장했지만 그래도 침실로 쓰기엔 좁은 평수. 아예 공간의 개념 자체를 바꾸기로 했다.

 

흔히 침실을 ‘안방’이라고 생각하지만 부부에겐 그저 ‘자는 방’일 뿐이다. 그래서 침실 가구라고는 침대를 제외하면 덩치 작은 속옷 수납용 캐비닛과 화장대 대용으로 쓰는 접이식 의자가 전부다.   

벽지 대신 페인트, 마루 대신 대리석 데코타일


▶ 벽과 바닥은 공간의 컨셉트를 잡아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모든 벽은 벽지 대신 페인트로 마감했다. 주거 공간에서 페인트를 사용할 때 가장 걱정되는 점은 유해물질인데, 친환경 페인트로 해결했다. 친환경 페인트는 인체에 무해할 뿐 아니라, 수성이면서도 유성 페인트처럼 광택을 낼 수 있는 제품도 있어 여러 느낌의 페인팅 벽을 완성할 수 있었다.

 

또 콘크리트 위에 시멘트를 덧발라 벽을 매끈하게 만드는 일반적인 시공법을 사용하지 않고, 노출 콘크리트 위에 페인트를 발라 거친 질감을 그대로 살린 것도 이 집의 특징. 현관에서 거실, 주방으로 이어지는 바닥에는 마루 대신 흰색이 섞인 대리석 데코타일을 깔아 차가운 느낌을 주었다.

샹들리에 대신 쇼윈도용 조명


▶ 이 집에는 그 흔한 샹들리에나 형광등이 하나도 없다. 대신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돋우기 위해 쇼윈도나 갤러리에서 사용하는 스폿 조명을 달았다.
천장에는 조명용 레일을 붙여 조명의 위치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벽에 걸린 그림이나 장식물의 위치를 바꿀 때마다 조명의 위치를 조절하면 미술관 분위기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