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헤럴드 생생뉴스 2006-10-14 10:05]
프랑스 `파리`라는 단어를 들으면 웬지 향이 나는 것 같다. 무슨 향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마 바게트 향일 것이다. 아니면 와인 향일 수도 있다. 음식, 예술, 영화, 패션시장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프랑스나 그곳 사람들에게서 거만한 버터냄새가 나지 않는 건 이같은 독특한 향 때문일지도 모른다.
`워싱턴에서의 마지막 탱고`라는 말은 미안하지만 어색하다. `파리의 연인`, 굳이 드라마 제목이 되지 않았어도 참 로맨틱하게 들렸을 것이다. 이게 바로 `작지만 큰 도시` 파리의 힘이다. `직접 가 보면 볼 게 없고, 더럽고, 물가만 비싸서 짜증났다`는 선배 관광객들의 조언을 귓등으로 흘려버리게 만드는, 그게 파리의 가장 큰 매력이다.
◆누구나 부르는 샹제리제 연가=
파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에펠탑이 속한 이 지역은 명실상부한 파리의 심장부이자, 일년 내내 인파가 끊이지 않는 여행자의 천국이다. 세월의 때가 묻은 고풍스런 석조건물과 탁 트인 대로, 거리 양 옆에 늘어선 싱그러운 가로수 사이로 명품 부티크가 있고, 밤이면 거리의 가로등과 자동차의 불빛이 화려한 행렬을 이룬다.
그런가 하면 로댕미술관, 앵발리드 등이 자리한 센 강 좌안은 한적한 고급 주택가로, 각국 대사관과 주요 관공서가 들어서 있다. 이 지역의 에펠탑과 개선문, 사이요 궁, 꽁꼬르드 광장 등 거의 대부분의 유명관광지가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는 사실도 놓치지 말자. 말로만 듣던 역사적 증거물 앞에서 사진 찍기에만 열중하다간 정작 중요한 사실을 배우지 못해 허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타락한 순교자의, 몽마르트 언덕=
해발 129m의 야트막한 몽마르트언덕은 쌩 드니(St. Denis)가 순교한 곳이라 `순교자의 언덕`이라고도 부른다. 19세기 말에는 르누아르, 반 고흐, 로트렉, 피카소 등 가난한 예술가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예술가촌을 형성했다.
그러나 캬바레ㆍ무도장 등 유흥업소가 난립하면서 상업화해가는 풍토에 환멸을 느낀 예술가들이 몽빠르나스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지금은 관광객을 상대로 돈벌이 하는 거리 예술가와 섹스숍이 즐비한 환락의 거리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낭만적이고 이국적인 분위기에 흠뻑 취할 수 있다.
에펠탑과 같은 시기인 1889년에 지어진 물랑루즈(빨간 풍차라는 뜻)라는 캬바레에서는 60여명의 무희가 펼치는 화려한 캉캉 무대도 구경할 수 있다. 또 끌리낭꾸르라는 유럽 최대 규모의 벼룩시장도 꼭 방문해 보자. 가볼 만한 골동품점이 많다. 하지만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다.
◆그 이름도 찬란한, 베르사유 궁전,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만화영화 `베르사유의 장미`에 환호하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되는 곳. 유독 미술관이나 박물관에나 가면 졸려 하던 사람도 베르사유궁을 돌아볼 땐 `반짝반짝` 호기심과 찬탄의 눈빛을 보이게 된다. 단 베르사유 궁전을 돌아돌 땐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한다.
궁전과 정원의 부속건물이 일찍 폐관하기 때문에 오후에 가면 제대로 볼 수 없다. 이 곳을 돌아보는 데만 5~6시간이 걸린다. 문화대국 프랑스의 자존심,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미술관도 필수수코스. 이 곳 역시 제대로 보려면 꼬박 하루씩은 족히 걸린다.
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미술책에서 본의 아니게 자주 보게 됐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등 루브르박물관 전체가 황금덩어리다. 오르세미술관에 전시된 마네나 밀레, 반 고흐의 작품은 어떠한가. 우리가 알 만한 작품은 다 소장하고 있는 이 나라, 특히, 이 도시가 샘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여행메모]
파리는 서울의 1개구 정도 크기에 불과하다. 특히 주요 볼거리가 시내 중심에 모여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도보여행도 가능하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에 많은 것을 보려면 버스ㆍ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적절히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중교통의 요금체계는 구간제인데, 1~2존(파리 시내)은 기본요금이 적용되며 그 이상은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티켓은 버스ㆍ메트로(지하철) 공용이며, 매표소ㆍ자동판매기에서 살 수 있다. 버스에 한해 운전사가 표를 직접 팔기도 하지만, 낱장으로만 살 수 있다.
그만큼 비싸다는 얘기. 메트로에서 사람이 많이 내리기 힘들 땐 "라 포트 실부플레(비켜주세요)"하고 외치는 센스를 발휘하자! *티켓 종류 및 요금=1회권 10장 묶음 10.70유로ㆍ1일권(1~2존) 5.40유로ㆍ1주일권(1~2존) 15.70유로ㆍParis Visite 1일권(1~5존) 16.75유로.
|

'♡피나얀™♡【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의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호미곶 (0) | 2006.10.17 |
---|---|
궁예의 울음인가, 슬픈 넋들의 몸부림인가 (0) | 2006.10.14 |
안압지 야경 보셨나요 (0) | 2006.10.14 |
그땅을 아직 보지못한 그대…그 아름다움을 이야기 마라 (0) | 2006.10.13 |
가을의 초대 축제속으로 (0) | 2006.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