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건강】

약 좋다 남용 말고 … '괜찮다' 끊지 말자

피나얀 2006. 11. 15. 17:46

 

출처-[중앙일보 2006-11-14 21:38]




약의 효능은 과거보다 훨씬 좋아졌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약효가 아무리 좋아도 환자가 처방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약의 효과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경제적 손실과 건강 악화, 심하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왜 처방대로 복용 않나=

 

주부 김모(여.55)씨는 3년 전 고혈압 진단을 받은 후 혈압약(혈압강하제)을 여태 복용하고 있는데도 혈압은 들쭉날쭉 불안했다. 그래서 "약이 내게 잘 맞지 않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혈압 조절이 안 된 원인은 약이 아니라 환자 본인에게 있었다. 혈압을 측정한 뒤 정상이면 약을 며칠씩 끊었다가 혈압이 오르면 다시 먹은 것이 고혈압 치료의 실패 이유였다.

 

강동성심병원 황보영 약제과장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약은 독이 있으며, 가능한 한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여긴다"며 "이런 부정적 인식 때문에 증상만 사라지면 약 복용을 게을리하거나 중단한다"고 말했다.

 

복약 지도가 국내 병.의원과 약국에서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은 탓도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자신이 복용 중인 약이 어떤 것이고, 왜 복용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복용법을 꼭 지켜야 하는 약은=

 

항생제가 대표적이다. 환자가 '염증이 가라앉았다'고 스스로 판단해 처방보다 일찍 복용을 중단하면 항생제 내성이 생긴다. 따라서 '항생제를 1주일 복용하라'는 처방을 받은 경우 3일 만에 증상이 없어졌어도 처방대로 나머지 4일치를 계속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무좀약도 증상이 사라져도 2개월 이상 계속 바르거나 복용해야 한다. 분당차병원 송인숙 약제과장은 "먹는 무좀약(스포라녹스)의 경우 식사 직후 복용해야 체내에 흡수가 잘된다"며 "공복 시에 복용하면 흡수율이 반감된다"고 설명했다.

 

천식.기관지염 환자가 "천식 발작이나 기침이 그쳤다"는 이유로 임의로 스테로이드제(호르몬약) 복용을 중단하면 병의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혈압약.당뇨병약(혈당강하제.인슐린)은 복용시간이 중요하다. 한양대 의대 약리학교실 강주섭 교수는 "하루 중 변동하는


혈압과 혈당 수치에 맞춰 복용시간을 제시하기 때문에 약 복용시간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약도 진화한다=

 

약 복용법을 잘 지키도록 도와주는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올 연말께엔 환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지 감시하는 약(고혈압약인 디오반) 케이스가 국내 처음으로 등장한다. 센서가 달린 이 지능형 약 상자는 환자가 정해진 시간대에 뚜껑을 열지 않을 경우 이를 알람 시계처럼 소리로 경고한다.

 

문자 메시지로 백신 접종 시기를 알려주는 제약회사도 있다.

 

패치형(붙이는 약) 약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환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아서다. 1년에 한 번 주사하는 약(골다공증 치료제인 아클라스타)도 개발 중이다. 환자가 잊어버리기 쉬운 저녁 대신 아침에 먹도록 복용 시간을 바꾼 약도 나왔다(고지혈증 치료제인 레스콜 XL).

 

◆알람시계를 활용하자=

 

약 복용 시간을 기억하기 쉬운 특정 시간에 맞춰보자. 양치질 등 매일 반복하는 행위 뒤에 약을 습관적으로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약을 먹어야 할 시간에 알람시계를 맞춰 놓는 것도 방법이다. 며칠 약 먹는 것을 빼먹었다고 해서 약 복용을 완전히 끊는 것은 더 손해 보는 일이다.

 

의사나 약사에게 복약 지도를 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왜 그 약을 복용해야 하는지' '효과는 어떤지' '복용을 게을리하면 어떤 합병증이 생기는지' 등을 귀찮을 정도로 물으라는 것.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남식 교수는 "약 복용 후 위장장애, 또는 붓거나 피부가 붉어지는 등 부작용이 생기면 비슷한 약효를 가진 다른 약을 처방할 수 있으므로 약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