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가을이면 생각나는 내 어머니 손맛”

피나얀 2006. 11. 20. 20:40

 

출처-2006년 11월 20일(월) 오후 2:28 [우먼센스]



아릿한 가을 내음 때문인지 풍성한 수확 때문인지, 소중한 사람과 그들과 함께 나눈 음식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고개만 돌리면 사방에 돈 주고 사 먹을 게 천지지만 어릴 적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의 손맛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으랴. 한식 대가들이 가을이면 생각난다는 특별한 음식 이야기.  

조정강 선생의 가을 맛 1


고등어쌈장과 호박잎초밥쌈

 

“살이 통통하게 오른 고등어는 요즘이 한창 제 맛이죠. 그 맛있는 고등어를 겨울까지 먹기 위해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저장 방법이 바로 고등어쌈장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음식은 고등어를 푹 찐 다음 살만 발라 된장에 섞어 양념을 하면 되는 거예요. 이렇게 만든 고등어쌈장은 오래 저장할 수 있어요.

 

된장과 어우러져 비린 맛도 나지 않고 영양도 풍부하죠. 어릴 적에는 밥상에 언제 올라오나 목이 빠지게 기다리기도 했어요. 초가을에 제 맛 나는 호박잎에 밥 한 숟가락 올리고 고등어쌈장을 얹어 싸 먹는 쌈밥 하나면 더 바랄 게 없었죠.


그 맛을 살려 요즘에는 초밥에 고추냉이 대신 고등어쌈장을 함께 내는데, 손님 초대상에도 손색이 없는 메뉴로 인기예요. 이때 호박잎 대신 묵은지를 씻어 싸 먹거나, 더덕을 찢어 얹는 등 약간만 변화를 주면 더 맛있고 풍성한 밥상이 차려진답니다.”

recipe


필요한 재료 

 

생물 고등어 ½마리, 월계수잎이나 박하잎 1장, 통후추 1작은술, 생강 2톨, 물 4컵, 호박잎 5장, 묵은지 ¼포기, 쪽파 20뿌리, 밥 4공기 


쌈장양념

 

된장 1컵, 다진 마늘 1큰술, 풋고추 2개, 대파 ½대, 맛술·참기름 1큰술씩


배합초

 

식초 1컵, 소금 4작은술, 맛술 1큰술, 설탕 4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고등어는 손질해서 꼬리쪽에 칼을 넣어 포를 뜨듯이 두 쪽으로 나누고 내장을 빼낸 후 깨끗이 씻는다.


2 냄비에 물을 붓고 ①의 고등어와 월계수잎, 통후추, 생강을 넣어 국물이 ¼컵 정도 남을 때까지 중간불에서 푹 끓인다. 국물은 따로 밭아두고 고등어는 살만 발라 잘게 으깬다.


3 ②의 국물에 고등어살과 된장, 맛술, 다진 마늘, 송송 썬 풋고추와 대파를 넣고 잠깐 끓인다. 여기에 참기름을 넣어 고등어쌈장을 완성한다.


4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뜨거울 때 배합초를 넣어 재빨리 고루 뒤적이며 섞어 식힌다.


5 묵은지의 잎은 잘라내고 줄기부분을 2.5×5cm로 썰어 씻은 후 물기를 뺀다. 호박잎은 무르도록 찌고 쪽파는 살짝 데친다.


6 ④의 초밥을 먹기 좋게 모양을 잡고 호박잎으로 싸거나 준비한 김치줄기를 올린 뒤 쪽파로 묶는다. 고등어쌈장을 함께 낸다.


윤숙자 교수의 가을 맛 2


개성무찜

 

“예로부터 개성의 가을무는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갈 만큼 단단하고 맛이 좋기로 유명했어요. 그래서 그 무로 만든 개성무찜은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던 전통음식입니다. 개성이 고향인 저는 어릴 적 피란을 나오기 전까지 친구들과 무밭을 지날 때면 흙 묻은 가을무를 서리해서 쓱쓱 닦아 벗겨 먹기도 했죠.

저희 어머님도 고향이 생각날 때면 무찜을 자주 해주셨어요. 이 음식은 닭고기와 쇠고기, 돼지고기 등 찬 기운과 더운 기운의 재료들이 잘 어우러진 음식이라 할 수 있죠. 추석이 다가오면 어머니는 봄부터 기르던 닭을 잡아 이 음식을 만드셨어요.
 
푹 찐 고기를 먹는 맛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간간하게 맛이 밴 무의 맛은 입맛 없을 때 최고의 치료약이 된답니다. 손님상에 올릴 때는 무에 칼집을 내서 오색의 소를 끼우면 이만한 고급 음식이 없죠.”

recipe


필요한 재료 

 

무 600g, 소금 ½작은술, 돼지갈비·닭고기 150g씩, 쇠고기(사태)·돼지고기(홍두깨살) 100g씩, 은행 10알, 밤 10톨, 대추 10개, 잣 1큰술, 달걀 1개, 물 2컵
양념장 간장 5큰술, 설탕 2큰술, 다진 대파·다진 마늘 1½큰술씩, 생강즙·깨소금·참기름
1큰술씩, 후춧가루·소금 1작은술씩 

이렇게 만드세요 

 

1 무는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겨 2.5×3×1.5cm 정도의 크기로 썰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다.


2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돼지갈비는 4cm 정도의 길이로 자르고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는 4×3×1.5㎝ 정도의 크기로 썰어 ②의 양념장을 ⅔정도 넣고 30분간 잰다.


4 은행은 마른 팬에 볶아 껍질을 벗기고 밤도 껍질을 벗긴다. 대추는 씨를 발라내고 잣은 고깔을 뗀다. 달걀로 황백지단을 부쳐 마름모로 썬다.


5 냄비에 무와 재어둔 고기를 담고 재료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뒤 처음에는 센 불에서 끓이다 불을 줄여 40분 정도 더 끓인다.


6 국물이 반쯤 줄어들면 나머지 양념장과 은행, 밤, 대추, 잣을 넣고 중간불에서 양념장을 끼얹으며 20분 정도 더 윤기 나게 조린 후 황백지단을 올려 상에 낸다.



심영순 선생의 가을 맛 3

 


해산물토란탕

 

“10월이면 땀 흘려 농사지은 보람을 제대로 느끼며 감사드릴 수 있는 추석이 있어 그 즐거움이 더하지요. 특히 토란은 이때가 가장 맛있어 추석이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재료입니다. 예전에는 대가족이 모이면 특별한 음식을 한 가지 정도 준비했는데 맛있는 음식은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되어주곤 했죠. 이때 가장 많이 준비하는 것이 바로 탕이에요. 국물 반 재료 반으로 끓여 맛있는 재료를 건져 먹는 것이 바로 탕의 매력이죠.

일반적으로 토란은 들깨국물로 탕을 많이 끓이는데 이것은 아주 간단한 별미이고 반가에서는 토란에 각종 제철 해산물과 밤, 대추 등을 넣고 끓여 가족들을 위한 건강 보양식으로 준비했답니다. 토란의 점액질은 몸의 나쁜 성분을 흡착하여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지만 손질할 때는 깨끗이 씻어야 해요. 영양 가득한 토란탕으로 그동안 소홀하던 가족 간의 정을 챙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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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재료 

 

토란 300g(청주·향신장 1작은술씩, 육수 ½컵, 참기름 ¼작은술), 대하 3마리, 불린 해삼·전복 1개씩(향신유 1큰술, 향신즙 2큰술, 향신장 1작은술, 소금 약간), 죽순 ¼개, 대추 5개, 밤 5톨, 표고버섯 2장, 풋고추 2개(향신유·향신즙 1큰술씩), 육수 3컵, 향신장 ½큰술, 청주·소금 약간씩 

이렇게 만드세요 

 

1 토란은 삶아 차가운 물에 씻은 뒤 청주, 향신장, 육수, 참기름을 넣어 조린다.


2 대하는 껍질째 살짝 데친 뒤 껍질을 벗겨 큼직하게 썰고, 불린 해삼도 먹기 좋게 썬다. 전복은 도톰하게 저며 팬에 담아 향신유, 향신즙, 향신장, 소금을 넣고 볶는다.


3 죽순은 사방 4cm 크기로 썰고, 풋고추는 4등분한다. 표고버섯은 도톰하게 저며 팬에 담아 향신유와 향신즙을 넣고 살짝 볶는다.


4 밤은 삶아 껍질을 벗기고 대추는 씨를 빼서 반으로 썬다.


5 냄비에 육수를 담고 ①, ②, ③, ④의 재료를 모두 넣어 끓이다가 향신장과 청주,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 향신즙과 향신장, 향신유는 심영순 선생이 직접 만든 천연 양념의 일종. 서로 어울리는 재료와 양념을 우려내 만든 양념장으로 음식 맛을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