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세계일보 2006-12-22 08:48]
# 서울광장과 청계천
수만 개의 전구가 박힌 현란한 조명 구조물이 광장을 빙 두르고 있다. 잔디 광장은 거대한 황금 왕관을 씌워놓은 형상이다. 주말 저녁이면 사진 찍는 사람들로 빼곡하다. 여기저기서 “하나, 둘, 셋”을 세는 소리, 셔터 찰칵대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 지점에서도 오색찬란한 빛을 담을 수 있어 자리 싸움은 전혀 없다.
사라진 줄만 알았던 ‘즉석사진 아저씨’ 예닐곱이 등에 깃대를 꽂고 일감을 찾고 있다. 이들은 ‘뭐, 별거 있겠어?’ 하는 마음에 빈손으로 온 사람들에게 접근한다. 카메라가 없어 입맛만 다시던 일행은 반가운 마음에 사진사에게 손짓한다.
서울광장의 예술적인 조명은 청계천으로 이어진다. 천변 양쪽에 세워진 구조물은 야구장 야간조명처럼 환한 빛을 뿌린다. 잔잔하게 흐르는 청계천은 조명 축제에 정적인 아름다움을 더한다. 서울광장에서 찍은 사진과 또 다른 분위기다.
신세계백화점 명동점 앞 분수대에도 비슷한 디자인의 조명이 설치돼 있다. 이곳은 인적이 드물어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애정 표현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살짝 입맞춤하며 ‘셀카’(스스로 찍는 사진)를 찍는 커플들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 남산 N서울타워
야경 명소를 꼽는 데 남산 N서울타워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는 리모델링 1주년을 기념해 높이 4.5m의 대형 산타를 세웠다. 매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붉은 빛을 발하며 성탄절을 미리 축하한다. 주말에는 밤 12시까지 불을 밝힌다.
포토존엔 루돌프가 선물 썰매를 끄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명이 밤을 수놓는다. 별 모양의 네온등이 하늘의 별보다 총총하다. 풍성한 성탄절 기념사진으로 적합한 곳이다. 건너편에 있는 ‘빛의 샤워’에선 쏟아지는 빛줄기를 맞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다. 100원을 넣으면 약 2분간 머리 위에서 아름다운 빛이 우수수 떨어진다.
우뚝 솟은 남산에 있기 때문에 불야성 도시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광장에는 따뜻한 와인을 파는 야외 포장마차, 색소폰과 통기타 라이브 공연 등이 마련돼 있어 이색적인 피사체 구실을 한다. 탑신 조명은 오후 7∼12시 켜지는데, 매시 정각 ‘서울의 꽃’이란 주제로 5분간 조명쇼가 펼쳐진다. 좀더 특별한 사진을 얻고 싶다면, 이때를 놓치지 말자.
# 롯데백화점 소공동
백화점과 호텔 사이에 있는 아담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시선을 끈다. 산타클로스 복장의 곰인형, 마차 등 조형물을 이용해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아이들이 특히 열광한다. 천장은 푸른빛 전구로 빼곡해 마치 빛줄기가 흐르는 것 같다.
이곳의 장점은 가스 스토브와 테이블. 다른 사람의 촬영이 끝날 때까지 열기를 쬐면서 편안히 기다릴 수 있다. 쇼핑하다가 빛에 홀려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다. 백화점 정문 주변에도 눈부신 조명이 주렁주렁하다. 번잡한 거리를 걷다가 잠깐 다리를 쉬기에도 좋다.
# 청담대교
아마추어 사진 동호회가 야경 출사로 으레 들르는 곳이다. 약 12억원을 들여 설치한 조명은 “고유가 시대에 과분하다”란 평이 있었을 정도로 화려하다. 노랗고 푸른 불빛과 고요한 한강, 쭉 뻗은 교량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빛을 뿜으며 떠가는 유람선까지 곁들여 찍으면 금상첨화. 다리를 보면서 강변길을 산책하기에도 적당하다.
서울광장처럼 강렬한 조명이 아니므로 사진 초점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 삼각대를 꼭 지니고 가자. 성산대교 또한 아름다운 밤 풍경을 자아낸다. 매서운 겨울 강바람에 대비해 두툼하게 입고 가는 것이 현명하다.
# 밀레니엄 서울 힐튼 로비
1층 로비에 11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돼 있다. 수백 개의 전등이 회전하면서 우아한 빛을 발한다. 알프스 산골마을로 꾸민 트리 주변을 자선 열차들이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메인 로비엔 과자로 지어 올린 진저 브래드 하우스가 있어 동화 속 풍경을 연출한다. 하루 종일 불을 밝히고 있는 트리는 언제라도 촬영이 가능하다.
# 인사동 쌈지길
도심 야경이 좋다고 밤에만 돌아다닐 수는 없는 일. 인사동 쌈지길은 낮에 사진 찍기에 적당하다. 공중에 매달린 수십 개의 우산, 얼룩말, 꺽다리 조형물 등이 기이하면서도 흥미로운 배경을 제공한다. 2층, 3층으로 올라가며 새로운 각도에서 촬영하는 재미도 있다. ‘그림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어 기념사진을 찍는 연인·가족들, 작품 사진을 찍는 작가들로 붐빈다. 거의 대부분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므로 서로 셔터를 눌러주는 ‘셔터 품앗이’ 하기에도 수월하다.
이 밖에도 여의도 63시티 앞에는 화려한 전등으로 장식된 집채만한 곰인형이 세워져 아이들이 넋을 잃고 쳐다본다. 석양 무렵에는 뒤편 한강의 모습을 배경으로 담을 수 있다. MBC 정문 앞과 그 인근의 증권선물거래소 앞에도 현란한 조명이 꾸며져 퇴근길 직장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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