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중앙일보 2007-01-12 05:17]
어머니의 가슴 대관령
겨울 대관령은 눈 세상이다. 영동.영서 지방에 겨울비가 내려도 대관령엔 눈이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랭지 채소밭은 끝없이 펼쳐진 순백의 설원이 되고, 부드러운 곡선의 목장은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뽀얗다. 예서는 소나무.전나무.낙엽송뿐 아니라 이름 모를 잡목도 그 자체로 눈꽃이 되어 눈부시게 빛난다. 아무도 걷지 않은 하얀 눈밭에 디딘 첫발자국이며 우연히 마주친 여행자도 그대로 풍경이 된다.
■추천 포인트 =
옛 영동고속도로 휴게소 주변에는 눈밭과 전나무 숲, 양떼목장, 삼양목장, 대관령 고령지 농업시험장, 황태덕장 등 둘러보면 사진에 담아야 할 곳이 널렸다. 여유롭게 시간을 내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은 죄다 훑어보는 게 좋다.
■TIP =
이것저것 아까워 많은 것을 한 컷에 담다 보면 주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이는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다. 사진을 '뺄셈의 미학'이라고 하지 않는가. 위 사진에서처럼 목장의 아랫부분을 과감히 잘라내고 푸른 하늘과 대비시키면 부드러운 곡선이 더 강조되는 시각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구름바다 붕어섬 임실 옥정호
거대한 운해가 살아 움직이듯 산봉우리를 넘실거리다 홀연히 사라지며 붕어섬의 모습을 드러내는 광경은 선경이다. 구름바다에서 섬이 나타나는 순간까지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풍경이다. 위 사진은 운해가 거의 사라질 무렵 망원렌즈로 붕어섬의 꼬리 부분을 클로즈업한 것이다.
■가는 길 =
전주 ~ 순창 간 27번 국도에서 운암 방향 749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보면 전망대 못 미쳐 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서 산(오봉산 국사봉)으로 난 계단을 10여 분 오르면 사진 촬영을 위한 전망대가 나타난다. 찾는 이들의 숫자에 비해 전망대가 좁은 편이니 이른 시간에 올라야 시야가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TIP =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여라. 운해가 없는 날은 사진의 느낌이 약할 수 있다. 일교차가 적어도 10도 이상 차이가 나면서 맑은 날, 혹은 비 온 뒤 맑은 날을 택해야 헛걸음을 하지 않는다.
전나무 눈꽃 터널 부안 내소사
부안 내소사의 자랑거리는 무엇보다 숲길이다. 빼곡히 들어선 아름드리 전나무 사이로 난 길만도 아름다운데 눈마저 쌓인다면 더할 나위 없다. 더욱이 일주문 앞의 나목들은 눈꽃터널이 되어 길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또 경내엔 흰 고깔모자를 머리에 인 홍시가 먼 발치서도 발갛게 아롱거리며 눈요기를 돋운다. 그 까치밥엔 까치뿐만 아니라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는 물론 청설모까지 찾아오니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터이다.
부안에선 내소사뿐 아니라 등대와 고깃배가 고즈넉이 어울린 곰소항, 노을의 반영이 고운 곰소염전, 해넘이로 아름다운 솔섬 등을 둘러보면 다양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TIP =
사진을 '기다림의 미학' 이라고 한다. 먹구름을 비집고 새어나와 눈꽃에 물드는 한줄기 햇살, 전나무 가지에 쌓인 눈덩이가 '추락'하며 흩날리는 눈가루,덩그러니 매달린 까치밥을 찾아 날아오는 날짐승은 기다린 이에게만 주어지는 자연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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