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보쌈김치로 싼 행복이여

피나얀 2007. 3. 3. 19:28

 

출처-[매거진t 2007-03-02 12:10]



<행복한 여자>의 보쌈김치

‘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짠! 나는 나는 너를 못 잊어~ 짠! 짠! 짠!’우리가 김치 없이 못 사는 민족임은 분명하지만 이렇게 노래까지 지어 부를 정도라니 우리의 김치 사랑은 가히 집착에 가깝다. 특히 요즘에는 담근 지 3년이 지난 묵은지란 것이 유행인지라 삼겹살에도, 고등어찜에도, 감자탕에도 묵은지를 곁들여 내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지만, 묵은지의 맛이 암만 좋아도 봄바람 탄 입맛 변덕에는 당할 수가 없다. 봄에는 묵은 김장김치는 조금 물려두고 새 김치를 담가 먹어야 봄이 온 것 같으니 말이다.

없으면 안 되는 김치, 여기서는 말썽꾼

친정에서 만든 김치, 시댁으로 공수한다.

지연(윤정희)의 친정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늘 김치를 담근다. 보쌈김치를 만들어 큰 식당에 납품을 해 자식들을 키우고 시집을 보낸 친정 엄마에게 김치 만드는 일은 생활이자 스스로를 지켜주는 버팀목이며 마지막 자존심이기도 하다. 큰돈은 벌지 못했어도 먹고살 정도는 되니 괜찮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맛있는 김치를 만들고 있으니 음식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더 부족할 것이 없는 법. 하지만 지연의 시댁에서는 그놈의 김치가 늘 말썽이다.

 

변변치 않은 학벌의 지연이를 며느리로 맞은 변 여사(사미자)는 그 하나만으로도 지연이가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지만, 무엇보다 고작 집에서 김치나 만들어 파는 가난한 사돈이 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게다가 아버지가 바람 피워 낳은 딸을 며느리로 맞아들이게 되다니 두고두고 변 여사에게 지연이를 구박할 꼬투리는 마르고 닳지 않는다. 그래도 입맛을 속일 수는 없는지, 시댁에서도 지연이네 집에서 보내주는 보쌈김치는 꼬박꼬박 맛나게 잘 챙겨 먹고 김치가 떨어지면 김치가 언제 오나 고대를 하게 되니 지연에게 보쌈김치란 고된 시집살이의 시작이자 축복받지 못한 결혼생활을 이어주는 아슬아슬한 끈이기도 하다.

김치의 꽃, 보쌈김치

배추잎을 리본으로 묶으면 보쌈 완성!

보쌈김치가 곧 시집살이요, 결혼생활의 위태한 끈이라니 그 맛이 왠지 조금은 씁쓸한 듯하지만 사실 보쌈김치는 김치의 꽃이라 할 만큼 맛있고 고급스럽다.

 

물론 봄날의 김치라고 하면 봄동에 살짝 양념을 해서 만든 봄동김치도 좋고 달콤한 알배추로 담그는 겉절이도 좋지만 이제 철이 지나면 다음해 겨울에나 먹을 수 있는 해물을 듬뿍 넣어 호화로운 보쌈김치를 담가 먹는 것도 괜찮다. 큰 배춧잎에 배추, 무, 배, 낙지, 굴, 새우, 밤 등을 넣어 입에 착 붙게 잘 버무린 김치를 넣고 곱게 감싸 시원하게 익힌 보쌈김치는 달큰한 배추에 신선한 해물의 깊은 맛이 어우러져 맛도 좋고 모양도 고와서 고마운 분들을 위한 선물에도 마땅하다.

 

이제 따뜻한 날씨는 물론이요, 달력에도 3월이 찾아왔으니 정녕 봄이 왔다. 무엇을 먹어도 영 그저그런 봄날의 지루한 입맛을 달래줄 보쌈김치로 봄을 맞을 준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굳이 보쌈김치가 아니라 봄동이라도, 겉절이라도 뭔가 상큼하게 말이다. 거기에 냉이 넣어 향긋하게 끓인 된장찌개 하나 곁들이면 집안에 봄이 가득하겠다.

새봄, 새 김치로 보쌈 드셔보세요

재료>

 

배추 2포기, 배추절임물(소금 3컵, 물 2리터)무 중간 크기 1개, 낙지 2마리, 굴 400그램, 배 1개, 밤 10개, 쪽파 1/3단, 미나리 1/3단, 갓 1/2단, 대파 2뿌리

 

양념 재료>

 

물 1컵, 다진 마늘 4큰술, 다진 생강 1큰술, 고춧가루 2컵, 새우젓 1/2컵, 액젓 1컵, 표고버섯 2개, 설탕 1컵 + 5큰술, 잣, 대추 약간씩, 석이버섯 약간

 

 

1. 배추는 반 갈라 분량의 배추 절인 물에 담가 4~5시간 정도 절인다.

 

2. 쪽파와 미나리, 갓, 대파 등은 3센티 길이로 썰어 준비해놓는다.

 

3. 배와 밤은 3센티 정도의 크기로 썰어놓는다.

 

4. 굴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고 낙지와 새우는 잘게 썰어 준비한다.

 

5. 대추, 불린 석이버섯과 표고버섯 등은 채썰어 준비한다.

 

6. 잣, 대추, 석이버섯, 표고버섯을 제외한 양념장 재료를 모두 섞어 불려놓는다.

 

7. 무는 3센티 크기로 썰어 소금을 3큰술 뿌려 절여놓는다.

 

8. 배추는 다 절여졌으면 씻어 물기를 빼고 겉잎을 넉넉하게 떼어낸 뒤 나머지는 3센티 크기로 잘라 물기를 빼놓는다.

 

9. 큰 볼에 절인 배추와 무를 담고 준비한 양념장의 반을 넣고 미리 버무려준다.

 

10. 여기에 썰어둔 채소와 해물을 넣고 나머지 양념장을 넣은 뒤 다시 잘 버무려 김치를 완성한다.

 

11. 오복한 그릇에 절여진 배춧잎을 돌려가며 깐 뒤 여기에 만들어놓은 김치소를 넣고 예쁘게 감싸 그릇에 차곡차곡 담는다.

 

12. 이틀 정도 보관했다가 냉장고에 넣고 먹는다.

 

사족 : 김치란 것은 배추의 상태, 고춧가루의 건조 상태, 젓갈의 염도에 따라서 레시피가 매우 유동적으로 변경됨을 명심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