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소래의 봄으로 차린 행복한 식탁

피나얀 2007. 3. 26. 19:11

 

출처-[오마이뉴스 2007-03-26 10:42]

 

만물이 소생하기 시작하는 봄이지만 어쩐지 기운이 없고 나른하며 우울하기까지 하다면 춘곤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기나긴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몸들이 길어진 해와 따뜻해진 날씨에 적응을 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 '춘곤증'. 봄이면 고질병처럼 우리를 괴롭히는 춘곤증을 이기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왠지 기운도 없고 입맛도 없다며 춘곤증을 호소하는 가족들을 위해 비 오는 지난 금요일(3월 24일) 인천시 남동구의 소래어시장을 찾았습니다.

제철 음식이 좋은 이유는 맛도 좋고 영양소도 가장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랍니다. 산란기를 앞두고 3-4월 한참 통통하게 살이 오른 주꾸미와 초봄에 먹어야 뼈째 먹기 가장 좋다는 간재미는 지금이 아니라면 맛보기 어려운 음식이지요.

소래 어시장은 비가 오는 가운데도 봄의 맛을 찾아 나선 맛객들로 활기찹니다. 비타민, 아미노산, 철분이 충분해 춘곤증을 이기는 스태미나 음식으로 꼽히는 주꾸미가 제철을 만나 풍성하게 나와 있습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살아 있는 주꾸미는 1kg에 1만원. 죽은 것은 1kg에 5천원이지만 값싸다고 죽은 것을 사면 맛과 질감이 떨어져서 후회한답니다.

▲ 3.4월 가장 맛있다는 주꾸미 숙회랍니다.
ⓒ2007 김혜원
주꾸미는 비리지 않고 단백해서 살아 있는 채로 먹어도 좋고 조금 거부감이 있다면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좋습니다. 산란기를 앞두고 있는 터라 머릿속에 꽉 찬 주꾸미 알의 고소한 맛까지 느껴볼 수 있답니다.

봄을 알리는 또 다른 해산물 간재미. 4-5월이 넘어 좀 더 자라면 뼈가 억세져서 생것으로는 먹을 수 없다는 간재미회도 요즘이 딱 먹을 때랍니다.

간재미는 남서 해안지방에서는 쉽게 먹어 볼 수 있다지만 소래에서는 흔한 생선은 아니었습니다. 상인들의 말에 따르면 다른 생선에 비해 손질하기가 쉽지 않아 간재미를 취급하는 가게가 많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연해서 뼈 채로 먹을 수 있는 간재미는 1kg에 1만5천원. 보통 두 마리 정도가 달리는데 2kg 정도면 온 가족이 충분히 먹을 양이 된답니다.

간재미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회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좋지만 각종 야채와 향긋한 미나리를 듬뿍 넣고 초고추장 양념에 새콤달콤하게 무쳐먹으면 훨씬 풍부한 맛을 냅니다.

주꾸미와 간재미 그리고 짭짤한 젓갈로 마련한 우리 집 저녁 식탁은 소래에서 가져 온 봄 바다 냄새와 싱싱한 봄소식이 가득했답니다.

맛있는 제철음식으로 춘곤증을 이겨보세요.

 

▲ 뼈가 연해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인 간재미.

 

ⓒ2007 김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