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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 마약? 통증환자는 중독 안돼요

피나얀 2007. 3. 26. 19:44

 

출처-[파이낸셜뉴스 2007-03-26 19:00]

 

최근 종영된 의학 드라마에서 만성통증으로 고통받는 암환자에게 ‘모르핀’을 투여하는 장면이 방영된 적이 있다. 하지만 모르핀을 단순히 마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환자에게 모르핀을 투여한다는 사실에 의아해 했을 것이다.

모르핀은 만성통증 환자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치료 약물이다. 만성통증이란 급성통증과는 달리 만성적 질병의 진행 과정에서 2주 이상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통증을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모르핀을 투여한다고 하면 놀라며 가능한한 투여받지 않으려 하거나 심한 통증이 있어도 일단 참아보려고 한다. 이는 모르핀이 하나의 증상을 개선시키는 정상적인 약물로 인식되기보다는 ‘마약’으로 중독성을 초래하는 물질이라는 강한 선입견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르핀에 중독되면 불안·불면 등 정신이상 증세와 함께 식욕부진·호흡부전 등의 증상을 유발하고 심신을 날로 쇠약하게 만들어 치료도 불가능하게 된다.

강남성모병원 약제팀 홍경란 약사와 일반인들이 오해하고 있는 모르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기로 한다.

■환자는 마약중독 안된다

모르핀의 반응은 통증이 없는 정상인과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와 큰 차이가 있다. 즉 통증이 없는 정상인에게는 흔히 중독이라 일컫는 정신적 의존성, 탐닉성(耽溺性)이 발생한다. 하지만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통증 치료제만 사용된다. 모르핀을 적절하게 투여하면 통증이 조절되면서 통증으로 인한 불안감과 우울증이 사라지고 스트레스가 줄어 입맛이 돌아오는 등 일상생활의 기쁨을 되찾을 수 있다.

모르핀은 1805년 독일의 약제사 제르튀르러가 양귀비에서 추출한 아편의 주성분으로 최면성(催眠性) 때문에 꿈의 신 모르페우스의 이름과 연관시켜 모르피움이라고 이름 붙인 것에서 유래한다. 모르핀의 진통 효과는 우리 몸의 천연성분인 엔도르핀의 작용원리와 같다. 이 원리로 작용하는 진통제를 통칭해 마약성 진통제라 한다.
 
만성 진통에 주로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는 모르핀 이외에도 옥시코돈, 펜타닐, 하이드로몰폰 등이 있다. 이들은 비마약성 진통제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아스피린·부루펜 등)나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의 작용원리와는 달리 뇌의 아편 수용체에 작용해 통증 물질의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진통 효과를 얻는다.

특히 △아플 때에만 사용해야 하고 △통증이 더 심해질 때까지 아껴두어야 한다든지 △반복 사용하면 중독된다 △부작용은 마약 자체보다 더 심각하다는 인식은 모두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이다.

■예방에도 사용된다

만성통증은 일시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게 아니다. 따라서 통증이 나타났을 때 진통제를 이용하는 것보다 예방 차원에서 미리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통증 조절도 잘 되고 진통제의 용량도 더 적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방적 진통제는 약 12시간 지속적으로 작용하는 지속형 제제를 1일 2회 복용하는 것이다.

만약 이것으로도 통증이 발생한다면 빠르게 작용하는 속효성 제제를 복용해 통증을 조절하면 된다.

만성통증 환자에게 중독에 대한 보고 사례는 무시할 만한 정도로 드물다. 또 위장장애나 졸음, 호흡수 감소 등의 부작용 또한 나타났다 하더라도 며칠 후 자연 소실되는 경우가 더 많다. 다만 변비에 대해서는 미리 예방약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마약성 진통제의 큰 장점은 질병으로 인한 통증이 점점 더 커지는 경우에 이와 비례해 용량을 계속 증가하더라도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비례적으로 더 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홍 약사는 “만성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나 그 가족들은 마약은 중독되는 ‘가급적 피할 약물’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효과 좋은 진통제로 받아들여 처방 지시에 따라 올바로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며 “통증 조절에 성공하려면 자신이 느끼고 있는 통증 크기나 진통제의 효과를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야 하고 복용하는 약의 특징을 잘 이해하려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