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마이뉴스 2007-05-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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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상추잎을 한 주먹씩 추려 쌈을 싸먹으면 여들여들한 맛이 일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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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전갑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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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념장에 상추를 넣어 비비면 색다른 맛의 비빔밥이 된다. |
ⓒ2007 전갑남 |
요즘 농촌은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다. 농번기가 다가온 것이다. 벌써 모내기가 시작되었다. 밭에서 해야 할 일도 많아졌다. 논일하랴 밭일하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눈코 뜰 새가 없다.
자식 키우듯 마음을 주어야 하는 작물들
우리도 지난주부터 텃밭에 여러 가지 모종을 심었다. 토마토, 가지, 오이, 참외, 수박 등을 심어 만물상을 차렸다. 주말에는 주력 작물인 고추 모종 800주와 고구마순 10단을 꽂았다.
만물상이 차려진 텃밭을 둘러보면 마음은 벌써 부자가 된다. 무엇이 이런 흡족함을 주는 걸까? 어쭙잖은 농사가 힘은 들어도 손수 가꿔먹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리라. 친지들과 나눠먹고, 집에 다니러온 손님들께 바리바리 들려 보내는 기쁨 또한 만만찮다.
아내가 시들시들 힘이 없어 보이는 고구마 밭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한나절 꼬박 걸려 애써 고구마 순을 꽂았는데 깨어나지 못할까 걱정을 한다.
"여보, 고추는 몸살이 끝났나 봐. 그런데 고구마는 맥이 풀렸어!"
"고추는 사나흘이면 깨어나지만 고구마는 며칠 걸려."
"다 살았으면 좋겠네!"
"그럼! 때맞춰 비가 와서 괜찮을 거야."
자식 키우듯 마음을 주어야 하는 작물들
우리도 지난주부터 텃밭에 여러 가지 모종을 심었다. 토마토, 가지, 오이, 참외, 수박 등을 심어 만물상을 차렸다. 주말에는 주력 작물인 고추 모종 800주와 고구마순 10단을 꽂았다.
만물상이 차려진 텃밭을 둘러보면 마음은 벌써 부자가 된다. 무엇이 이런 흡족함을 주는 걸까? 어쭙잖은 농사가 힘은 들어도 손수 가꿔먹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리라. 친지들과 나눠먹고, 집에 다니러온 손님들께 바리바리 들려 보내는 기쁨 또한 만만찮다.
아내가 시들시들 힘이 없어 보이는 고구마 밭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한나절 꼬박 걸려 애써 고구마 순을 꽂았는데 깨어나지 못할까 걱정을 한다.
"여보, 고추는 몸살이 끝났나 봐. 그런데 고구마는 맥이 풀렸어!"
"고추는 사나흘이면 깨어나지만 고구마는 며칠 걸려."
"다 살았으면 좋겠네!"
"그럼! 때맞춰 비가 와서 괜찮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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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차 빈자리가 채워지고 있는 우리 텃밭이다. |
ⓒ2007 전갑남 |
작물은 자식 키우 듯 속 깊은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씨를 뿌리고 나 몰라라 돌보지 않는 사람은 없다. 진득이 기다리다 살짝 고개를 내민 어린 싹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모종을 옮겨 심고서도 조마조마하기는 마찬가지다. 새 뿌리가 나와 자리를 잡기까지는 심한 몸살을 앓는다. 한낮에는 시들하다가 해거름에 정신을 차리고, 이른 아침에는 싱싱한 모습을 한다. 며칠 몸살을 앓다가 깨어나면 금세 모양새를 갖춰 자라기 시작한다.
어느새 채마밭이 푸르다
우리는 채마밭으로 자리를 옮겼다. 쑥갓, 적상추, 청상추, 치커리, 고수가 한창 자라기 시작했다. 씨를 넣은 지 한 달이 지났다. 점점 날이 더워지자 힘을 받는 것 같다.
같은 날에 씨를 넣었는데도 치커리, 고수는 애를 태우며 더디게 싹이 났다. 발아율도 많이 떨어졌다. 드문드문 났지만 그래도 점점 모양새를 갖춰가는 게 예쁘기만 하다. 상추가 탐스러움을 뽐낸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 같다.
"당신의 지극 정성이 보이네요."
"뭐든 그냥 크나? 정성을 보이면 더 잘 자라지!"
나는 잘 썩은 두엄과 깻묵으로 밑거름을 하여 씨를 뿌렸다. 싹이 트자 아침저녁 물을 주었다. 김을 매고, 흙을 부드럽게 해주었다. 크는 게 예쁘면 정성을 더 쏟을 수밖에.
모종을 옮겨 심고서도 조마조마하기는 마찬가지다. 새 뿌리가 나와 자리를 잡기까지는 심한 몸살을 앓는다. 한낮에는 시들하다가 해거름에 정신을 차리고, 이른 아침에는 싱싱한 모습을 한다. 며칠 몸살을 앓다가 깨어나면 금세 모양새를 갖춰 자라기 시작한다.
어느새 채마밭이 푸르다
우리는 채마밭으로 자리를 옮겼다. 쑥갓, 적상추, 청상추, 치커리, 고수가 한창 자라기 시작했다. 씨를 넣은 지 한 달이 지났다. 점점 날이 더워지자 힘을 받는 것 같다.
같은 날에 씨를 넣었는데도 치커리, 고수는 애를 태우며 더디게 싹이 났다. 발아율도 많이 떨어졌다. 드문드문 났지만 그래도 점점 모양새를 갖춰가는 게 예쁘기만 하다. 상추가 탐스러움을 뽐낸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 같다.
"당신의 지극 정성이 보이네요."
"뭐든 그냥 크나? 정성을 보이면 더 잘 자라지!"
나는 잘 썩은 두엄과 깻묵으로 밑거름을 하여 씨를 뿌렸다. 싹이 트자 아침저녁 물을 주었다. 김을 매고, 흙을 부드럽게 해주었다. 크는 게 예쁘면 정성을 더 쏟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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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상추와 적상추가 한창 자라기 시작했다. |
ⓒ2007 전갑남 |
상추는 기르기가 크게 까다롭지 않다. 무엇보다도 벌레가 끼지 않아 농약을 치지 않아도 된다. 집에서도 화분에 모종을 옮겨 심어 가꿔먹을 수도 있다.
"여보, 상추가 너무 배요."
"그러게 말이야. 솎아주면 좋겠어."
아내가 요령 있게 상추를 솎는다. 봄에 기르는 상추는 잎이 실한 것부터 솎아먹는다. 앞으로 점점 무더워지는지라 어린 것도 금세 자란다. 그리고 과감하게 솎아야 한다. 너무 배면 서로 경쟁을 하여 자라는 게 시원찮다. 자주 솎아주고, 겉잎이 자라는 족족 뜯어먹어야 꽃대가 늦게 올라온다.
한 움큼씩 밴 곳을 솎아내니 야채바구니에 수북하다. 어린 상추인지라 수백 포기를 솎아내는 것 같다. 워낙 배게 자라서 그런지 많이 솎았는데도 표가 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여러 차례 솎아줘야 할 것 같다.
솎아낸 자리가 시원해 보인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자랄 것이다. 어른 손바닥만하게 자라면 겉잎을 따서 먹으면 된다.
애상추로 주먹 쌈, 그리고 밥에 비벼 먹으면 일품요리
"여보, 겉절이 할 거야?"
"절이면 숨이 푹 죽어 별로예요."
"그럼 쌈? 삼겹살 있어?"
"삼겹살 쌈으로는 연해요. 양념장해서 밥 비벼먹으면 좋은데…."
"여보, 상추가 너무 배요."
"그러게 말이야. 솎아주면 좋겠어."
아내가 요령 있게 상추를 솎는다. 봄에 기르는 상추는 잎이 실한 것부터 솎아먹는다. 앞으로 점점 무더워지는지라 어린 것도 금세 자란다. 그리고 과감하게 솎아야 한다. 너무 배면 서로 경쟁을 하여 자라는 게 시원찮다. 자주 솎아주고, 겉잎이 자라는 족족 뜯어먹어야 꽃대가 늦게 올라온다.
한 움큼씩 밴 곳을 솎아내니 야채바구니에 수북하다. 어린 상추인지라 수백 포기를 솎아내는 것 같다. 워낙 배게 자라서 그런지 많이 솎았는데도 표가 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여러 차례 솎아줘야 할 것 같다.
솎아낸 자리가 시원해 보인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자랄 것이다. 어른 손바닥만하게 자라면 겉잎을 따서 먹으면 된다.
애상추로 주먹 쌈, 그리고 밥에 비벼 먹으면 일품요리
"여보, 겉절이 할 거야?"
"절이면 숨이 푹 죽어 별로예요."
"그럼 쌈? 삼겹살 있어?"
"삼겹살 쌈으로는 연해요. 양념장해서 밥 비벼먹으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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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솎아낸 상추가 싱싱하다. |
ⓒ2007 전갑남 |
솎아낸 상추가 정말 여리다. 이런 어린애 손바닥만 한 어린 상추를 '애상추'라 한다. 너무 연해 겉절이를 하면 물러진다. 한 주먹씩 집어 쌈으로 먹어야 할 성 싶다. 그래서 예전 애상추로 쌈을 싸면 주먹 쌈이라고 했나 보다.
쌈을 좋아하는 아내가 된장쌈장으로 쌈을 싸먹고, 양념장을 만들어 밥에 비벼먹자고 한다. 아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지만 그 맛이 기대된다.
아내와 함께 상추를 다듬는다. 뿌리 부분을 손으로 살짝 잘라낸다. 한 끼 양으로 충분하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놓자 싱싱함이 살아 있다. 금세 거둔 것을 바로 먹는 맛, 텃밭을 가꾸는 재미중의 재미이다.
쌈을 좋아하는 아내가 된장쌈장으로 쌈을 싸먹고, 양념장을 만들어 밥에 비벼먹자고 한다. 아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지만 그 맛이 기대된다.
아내와 함께 상추를 다듬는다. 뿌리 부분을 손으로 살짝 잘라낸다. 한 끼 양으로 충분하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놓자 싱싱함이 살아 있다. 금세 거둔 것을 바로 먹는 맛, 텃밭을 가꾸는 재미중의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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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된장쌈장과 비빔밥에 넣을 양념장 |
ⓒ2007 전갑남 |
된장에 고추장을 넣고 다진 파 마늘, 참기름으로 양념하면 쌈장이 만들어진다. 양념장에는 쪽파, 부추를 송송 썰어 넣는다. 통깨,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리니 양념장이 간단하게 해결된다.
애상추를 적당히 추려서 손바닥을 올려놓는다. 거기에 밥과 쌈장을 얹어 입이 미어지도록 먹어본다.
"이게 바로 주먹 쌈이네! 씁쓰름하면서도 여들여들한 맛이 죽이네. 이제 상추를 넣고 밥을 비벼볼까?"
아내가 큰 그릇을 챙겨온다. 계란프라이도 부친다. 밥에 상추를 듬뿍 넣고, 양념장을 끼얹어 비빈다. 양념장에서 풍기는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다. 살살 뒤적거리니까 상추 숨이 죽는다.
애상추를 적당히 추려서 손바닥을 올려놓는다. 거기에 밥과 쌈장을 얹어 입이 미어지도록 먹어본다.
"이게 바로 주먹 쌈이네! 씁쓰름하면서도 여들여들한 맛이 죽이네. 이제 상추를 넣고 밥을 비벼볼까?"
아내가 큰 그릇을 챙겨온다. 계란프라이도 부친다. 밥에 상추를 듬뿍 넣고, 양념장을 끼얹어 비빈다. 양념장에서 풍기는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다. 살살 뒤적거리니까 상추 숨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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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추비빔밥. 쌉쓰름한 맛이 그만이다. |
ⓒ2007 전갑남 |
애상추와 양념장만으로도 이렇게 맛난 음식이 될 줄이야!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이런 맛이 아닌가 싶다.
이른 봄부터 시작한 텃밭농사의 첫 수확 상추. 애상추로 주먹 쌈과 비빔밥으로 아내와 배불리 저녁을 먹었다. 상추를 많이 먹어서 그런가? 식곤증이 몰려온다. 고추모종과 고구마 순을 심느라 그간 많이 힘들었다. 깊은 잠에 빠지고 나면 내일 아침은 가뿐한 해맞이를 하겠지?
이른 봄부터 시작한 텃밭농사의 첫 수확 상추. 애상추로 주먹 쌈과 비빔밥으로 아내와 배불리 저녁을 먹었다. 상추를 많이 먹어서 그런가? 식곤증이 몰려온다. 고추모종과 고구마 순을 심느라 그간 많이 힘들었다. 깊은 잠에 빠지고 나면 내일 아침은 가뿐한 해맞이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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