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건강】

스테로이드 연고, 오·남용 심각하다

피나얀 2007. 5. 23. 21:08

 

출처-[조선일보 2007-05-23 08:37]

 


 
 
 
연고 부작용 사례 절반에 해당
모호한 분류·어려운 표기 때문
피부 쪼그라들고 모공 확대돼
눈 속에 들어가면 녹내장 위험
 
아토피성 피부염 때문에 일곱 살 때부터 습관적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온 직장인 김모(21·여)씨. 피부염이 조금 심해졌다 싶으면 의사 처방도 없이 스테로이드 성분이 강한 연고를 10년 넘게 바른 대가는 생각보다 가혹했다.

목 주변 피부가 노인처럼 쭈글쭈글하게 오그라들고 흉하게 핏줄까지 드러나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대학병원 피부과를 찾았지만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했다.
 
전문의약품의 오·남용 방지를 위해 의약분업이 시행됐지만 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대한피부과의사회가 지난 2005년 피부 연고 부작용 환자 1257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절반인 620명(49.3%)이 스테로이드 연고에 의한 부작용이었다.

부작용을 경험한 10명 중 4명은 피부 질환에 맞지 않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했거나, 이들 연고를 부적절하게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이 없어지지 않는 책임은 정부, 제약사, 소비자 모두에게 있다.
 

 
 
첫째, 정부의 스테로이드 분류 기준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대부분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소비자가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도 있다. 문제는 일반의약품 연고 중에 전문의약품 연고보다 강한 스테로이드가 든 제품이 있다는 것. 소비자들은 효과와 부작용이 강한 연고를 자기 피부 질환에 맞는 지도 모른 채 임의로 구입해 바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길초산 베타메타손’ 스테로이드. 1~5단계 중 2번째로 센 스테로이드여서 ‘당연히’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야 하지만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에서 마음대로 살 수 있다. 이 스테로이드가 든 대표적 연고가 ‘쎄레스톤G’다. 보건당국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약이어서 편의를 위해서…”라고 애매하게 답하고 있으며,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둘째, 제약회사들은 스테로이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다.
 
연고 겉 표지 등에 성분을 표기해 놓았지만 소비자가 스테로이드가 들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었다면 무조건 기피해서 표기하지 않는다. 성분만 표기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스테로이드가 없는 연고의 제품 광고와 포장지 등에는 ‘비(非)스테로이드 연고’라고 광고한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강주성 대표는 “스테로이드처럼 부작용 가능성이 높은 약품은 겉포장이나 튜브에 ‘스테로이드’ 표시를 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무슨 약인지도 모르고 쓰기 때문에 오·남용 문제가 자꾸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 소비자의 오·남용이다.
 
피부 질환이 생기면 약 상자에 보관해 뒀던 아무 연고나 꺼내 바르는 사람들이 많으며, 의사 처방을 받은 경우에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이 드물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강한 스테로이드가 든 연고를 얼굴에 바른 뒤 피부가 쪼그라들거나 모공이 확장되는 등 부작용을 일으켜 찾아오는 환자가 적지 않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금방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피부질환이 완치된 줄 알고 바르기를 중단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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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steroid) 신장 바로 옆에 있는 부신(副腎)에서 만들어지는 '부신 피질 호르몬'의 하나로 우리 몸의 생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몸 속 염증을 없애고, 면역을 억제하며, 알레르기를 막고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