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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스님들 웃음이 연등보다 더 곱네

피나얀 2007. 5. 23. 21:34

 

출처-2007년 5월 22일(화) 오후 9:44 [오마이뉴스]

 

 

▲ 주렁주렁한 연등아래서 환하게 웃고 있는 어른스님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2007 임윤수

 

산사마다 형형색색의 연등이 꽃으로 피었습니다. 절집 마당 마당마다 알록달록한 연등으로 빼곡합니다. 색종이 고이 접어 정성껏 풀칠을 하던 보살마음은 빨간 연등으로 피었고, 애틋한 마음으로 보살을 바라보던 처사의 마음은 노란빛깔로 피었습니다. 수줍은 처녀마음은 분홍빛으로 피고, 기도하는 총각마음은 초록빛과 파란빛으로 피었습니다.

주렁주렁 매달린 연등아래서 함박꽃 같은 웃음이 피어납니다. 손자의 돌잔치를 치르려 수수팥떡을 만들던 할머니처럼, 하루 종일 연등을 달던 어른스님의 얼굴에서 함박꽃 같은 웃음이 피었습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예경을 드리던 부처님일지언정 아장아장 아기부처로 태어난 탄신일을 준비하다보니 할머니 마음이 되어 새록새록 잔정이 솟나봅니다.

절집 마당에 연등을 달던 노구의 어른스님이 지친 몸을 쉬고, 허기를 달래려 연등 아래 털썩 주저앉아 부침개 한 조각 먹으며 환한 웃음을 피워내니 천진불의 미소입니다. 근심도 잊고 걱정도 다 잊으라는 듯 아가의 미소로 웃었습니다. 박장대소는 아닐지라도 보고 듣는 이가 후련할 정도로 시원한 웃음입니다.

▲ 어른스님의 웃음을 닮아 상좌스님의 웃음도 연등만큼이나 아름답습니다.
ⓒ2007 임윤수
▲ 연등 아래로 들어서면 그 누구의 모습이라도 연등을 닮아 갑니다.
ⓒ2007 임윤수
빼곡한 연등 아래서 환하게 웃고 있는 어른스님의 웃음은 한 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혓바닥에 와 닿는 탄산수처럼 시들한 마음을 '톡' 쏘는 맑은 웃음입니다. 연등을 닮아 둥글둥글한 웃음이기에 보기도 좋았습니다. 아름답습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알록달록한 연등도 아름답고, 거리낌 없이 웃는 어른스님의 웃음도 아름답습니다.

더도 덜도 말고, 너니 나니 할 것 없이 모든 이들이 어른스님의 웃음처럼 천진불의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그런 석가탄신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연등에 매달린 꼬리표에 적힌 별별 소원이 다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2007 임윤수


 

덧붙이는 글
사진은 지난 19일 보탑사에서 찍은 것이며 사진 속 스님은 보탑사 지광큰스님과 주지 능현스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