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일본] 후지산을 보며 茶 한 잔!

피나얀 2007. 6. 1. 19:46

 

출처-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7-06-01 10:09

 


일본의 중앙에 자리한 시즈오카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녹차의 도시다. 운이 좋으면 멀리 후지산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한국에서 여행사에 다니는 일본인 친구는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시즈오카는 도쿄 사람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라고 소개했다. 시즈오카의 매력은 뭘까.
◇구노잔도쇼궁에서 바라본 시즈오카 해안선. (왼쪽)◇슨푸성에 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모형.
 
# 후지산과 녹차 밭
 
시즈오카를 여행한 사람들은 “후지산(3776m)과 녹차 밭이 시즈오카의 대표적인 볼거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시즈오카로 향하는 도로 곳곳에서 눈에 띄는 녹차 밭과 달리, 시즈오카에서 40여㎞ 떨어져 있는 후지산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날은 1년에 40여일 정도. 청명한 날씨에 후지산 모습이 드러나면 시즈오카 사람들도 그 경관을 사진에 담느라 분주하다. 시즈오카에서 후지산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은 니혼다이라와 미호 해변이다.
 
녹차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애정은 남다르다. 밥을 먹거나 손님을 접대할 때 빼놓지 않는다. 시즈오카는 중국에서 건너온 녹차가 일본에 처음 소개된 곳. 지금 시즈오카는 일본 녹차의 40% 이상이 생산돼 최대 산지가 됐지만, 한국의 전남 보성처럼 녹차 밭을 따로 관광지로 개발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시즈오카 사람들에겐 녹차 밭 풍경이 일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즈오카 녹차는 일본에서 교토, 사이타마 녹차와 함께 3대 녹차로 꼽힌다. 오래전에는 쇼군에게 바치기 위해 시즈오카 시내에서 40㎞나 떨어진 산에 ‘어용차’를 보관해 두기도 했다. 당시에 썼던 어용차 운반기구가 지금 슨부성(駿府城)에 복원돼 있다.
 
◇신부쿠지에서 판매하는 대나무 정식.(왼쪽)◇신부쿠지 초입에 펼쳐진 대나무 숲 산책로.
 
#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도시
 
시즈오카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1543∼1616)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뒤 도요토미 일족을 멸하고 에도 바쿠후를 세웠다.
 
하지만 요즘 시즈오카 사람들은 에도 바쿠후의 초대 수장이었다는 점보다는 왜란 이후 조선통신사를 통해 양국간 관계 개선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도쿠가와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 지난달 시즈오카 일대에서 펼쳐진 ‘조선통신사 400주년 기념’ 행사도 이에 대한 방증이다. 조선통신사는 1607∼1811년에 12차례 일본을 방문했고, 이 중 10차례 시즈오카를 거쳐간 것으로 전해진다.
 
슨부성은 1585년 도쿠가와가 지은 거대한 성으로, 도쿠가와는 1607년 쇼군에서 물러난 뒤 이곳 슨부성에서 여생을 보냈다. 슨부성에는 일본 성의 특징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성을 가장 가까이에서 둘러싸고 있는 혼마루를 비롯해 외곽의 니노마루와 산노마루 등 세 겹의 해자가 성을 둘러싸고 있다.
 
혼마루 서북쪽에 자리한 망루는 밖에서는 5층 지붕으로 구성된 것처럼 보이나, 실제는 7층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1635년 불타 없어진 것을 복원했다. 망루는 현재 다양한 전시실로 쓰이고 있으며, 도쿠가와 인형, 당시 시즈오카 인근 조감도, 조선통신사에 대한 기록 등이 남아 있다. 공원으로 조성된 슨부성 일대에는 책을 읽으며 여유를 즐기거나 한가롭게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다.
시즈오카의 지붕이라 할 수 있는 니혼다이라에도 도쿠가와의 흔적이 남아 있다. 도쿠가와의 묘와 신사가 있는 구노잔도쇼궁(久能山東照宮)은 원래 백제인이 창건한 절이었으나, 도쿠가와의 유언에 따라 그의 무덤이 자리하면서 신사가 됐다는 게 시즈오카 사람들의 설명이다.
 
예전엔 1000개가 넘는 계단을 지나야 도쇼궁에 닿았지만, 요즘엔 케이블 카를 이용한다. 신사 뒤쪽에는 스루가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계단길이 있는데, 케이블 카에서 바라본 풍경보다 훨씬 빼어나다. 도쇼궁에 가기 위해 거쳐가는 니혼다이라도 이름난 관광지. 낮에는 니혼다이라 전망대에 올라 시즈오카시와 스루가만 풍경을 즐기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고, 밤에는 드라이브에 나선 젊은이들로 붐빈다.
 
◇미호해변은 후지산의 분화로 모래 색깔이 검다. 바다를 등지고 흑송이 지천에 널려 있다.
 
# 그밖에 둘러볼 곳
 
▲신부쿠지=600여년 전 일본에 처음으로 세워진 46여개의 절 중 하나로, 이젠 대나무 정식으로 더 유명하다. 초입에 펼쳐진 대나무 길은 물론 절 내부의 산책로도 운치 있다. 다른 절들과 달리 본당이 팔각으로 세워졌으며, 수체약사여래를 모시고 있다.
 
▲세이켄지=서기 679년에 창건된 절로, 조선통신사 일행들이 묵었던 숙소이기도 하다. 뒤편은 에도 시대의 대표적인 정원으로, 일본 명승으로 지정돼 있다. 정원 가운데의 ‘구곡천(九曲泉)’은 아홉 가지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호 해변과 미호노 마쓰바라=인근에 화산 활동이 활발했던 미호 해변은 모래 색깔이 검다. 해변에 닿기 전 거쳐가는 미호노 마쓰바라는 일본 3대 솔밭 중 하나로 적송이 아니라 흑송이 널려 있다. 이곳에도 ‘선녀와 나무꾼’ 전설이 전해져 온다. 바람이 좋은 날에는 미호 해변 인근에 카이트 서핑족이 모인다.
 
▲유메히로바=최근 개장한 온천 휴양지로, 온천 마을을 테마로 조성됐다. 도쿠가와 박물관, 무료 족탕, 온천, 상점 등이 몰려 있다. 관광객들은 온천을 즐긴 뒤 유카타 차림으로 마을을 둘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