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땅과 바다가 만나는 곳 출렁이는‘낭만의 불빛’

피나얀 2007. 6. 27. 19:38

 

출처-문화일보 2007-06-27 16:32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부산 영도등대. 이 등대는 1906년 우리나라에서 10번째로 세워졌다.

올여름에는 ‘등대의 낭만’을 찾아가보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가 ‘7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4곳을 선정하면서 강원 고성의 대진등대와 부산의 오륙도·영도등대, 인천 옹진의 백령도등대 등 3곳의 등대를 꼽았다.

 

해안 끝의 경관 좋은 곳에 우뚝 서있는 등대는 낭만으로 요약되지만, 등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근대문화 유산의 답사와 같은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자연경관과 문화를 한번에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목적지인 셈이다.

 

민속학자 주강현씨의 말대로 등대는 ‘인간이 만들었음에도 자연과 동화되는 유일무이한 공간’이기도 한 까닭이다.

 

# 남녘 땅의 북쪽 끝에서 비추는 희망의 불빛…고성 대진등대 =

 

고성군 현내면 대진항의 대진등대는 남녘땅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유인등대다. 대진항은 그리 크지 않지만 사철 활기로 가득찬 곳이다. 대진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들어선 대진등대는 1973년에 처음 불을 밝힌, 비교적 최근에 세워진 등대다.

 

당초 이 등대는 어로한계선을 표시하는 유도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어졌는데, 어로한계선이 북쪽으로 5.5㎞ 올라간 뒤에는 일반등대로 전환됐다. 대진등대의 사무실이 등탑의 위쪽에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어선들의 어로한계선 이북 해역에서의 조업을 방지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등탑에 올라서면 절로 감탄사가 나올 만큼 시야가 확 터진다. 남쪽의 대진항과 화진포뿐만 아니라 북녘의 금강산 자락까지도 시야에 들어온다.

 

고성의 바닷가는 어디나 해수욕장과 다름없는데 군사지역에 포함된 곳이 많다. 화진포와 송지호, 봉수대 해수욕장을 제외하고는 여름 피서철에 일출 이후와 일몰 이전까지만 개방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대진등대 부근에서는 화진포해수욕장이 가장 추천할 만하다.

 

1990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화진포해수욕장은 석호와 솔숲, 해당화 꽃길이 잘 정비돼 있다. 화진포해양박물관과, ‘김일성별장’으로 불리는 화진포의 성, 이승만 별장, 이기붕별장 등도 찾아볼 만하다. 대진항에서 자동차로 10여분만 달리면 북한땅을 굽어볼 수 있는 통일전망대도 빼놓을 수 없다. 대진등대(항로표지관리소) 033-682-0172 고성군청 문화관광과 033-680-3362

 

# 등대만 돌아봐도 하루가 빠듯하다…부산의 등대 =

 

부산에는 영도등대와 오륙도등대, 송정등대, 가덕도등대 등 많은 등대가 있다. 가장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곳은 영도구 동삼2동의 영도등대. 1906년 우리나라에서 10번째로 건립된 등대다. 그곁에 지난 2004년 준공된 우람한 새 영도등대가 들어섰다. 새 등대에 오르면 대한해협을 조망해 볼 수 있는데, 등대 내부에 전망대와 갤러리, 해양영상관, 자연사전시실 등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 관람시설을 갖춰 놓고 있다.

 

오륙도의 등대섬에 1937년에 세워진 오륙도등대에도 새 등대가 들어섰는데 오륙도 선착장에서 등대섬과 방파제를 오가는 낚싯배가 운항되고 있어 이 배를 타고 등대섬에서 내려 등대를 돌아보고 돌아올 수 있다. 오륙도 등대에는 독도, 마라도, 격렬비열도의 등대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등대와 등대 사이에는 여름철에 피서를 즐기기 좋은 송정해수욕장, 해운대해수욕장, 광안리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 다대포해수욕장 등 유명해수욕장이 즐비하다.

 

유람선을 타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이들 등대와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골고루 만나볼 수 있다. 부산아쿠아리움, 남포동 영화의 거리, 수영만을 가로지르는 광안대교의 야경, 부산전시컨벤션센터 등의 새로운 여행명소들도 부산여행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곳들이다. 부산시청 관광마케팅계 051-888-8224

 

# 불꺼진 낡은 등대와 비밀스러운 해안 … 백령도 등대해안 =

 

서해바다 최북단에 자리한 섬 백령도. 백령도의 용기포 옆의 용기원산 정상에는 1960년대까지 서해바다를 밝히던 용기포등대가 서있다. 군부대 지역이라 민간인들은 등대에 접근할 수 없어 아쉽지만, 등대 발치의 등대해안은 밟아볼 수 있다. 밖에서 보이지 않고 산길을 돌아들어가면 갑자기 펼쳐지는 기암괴석과 절벽으로 가득한 해안은 마치 태초의 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곳은 최근에 군부대 통제가 풀린 곳이라 연인과 함께 은밀한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인 곳이다.

 

등대해안 반대편으로는 규조토로 이뤄진 3㎞ 길이의 사곶해변이 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릴 정도로 단단한 사곶해변은 천연 비행장으로 불린다. 실제로 6·25전쟁 때 비행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남포동 오금포 남쪽의 1㎞에 달하는 콩돌해안도 독특한 볼거리다. 콩만한 크기의 형형색색의 자갈돌들이 파도에 밀려 청아한 소리를 낸다.

 

이밖에도 백령도 북쪽바다 인당수에는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던진 심청의 동상이 서있고, 진촌리 해안에는 국내에서 유일한 물범 서식지가 있다. 백령도 오가는 길에 들를 수 있는 대청도는 섬의 절반이 눈처럼 고운 해변이다. 영화에나 나올듯한 황금빛 모래사막이 이국적인 곳이다. 옹진군청 백령면사무소 032-836-3403

 

# 등대 여행에 가져가면 좋은 책 =

 

해양문화 탐구에 몰두하고 있는 민속학자 주강현씨가 최근 펴낸 책 ‘등대여행’(생각의 나무)은 등대여행의 지침서로 훌륭하다. 등대의 갖가지 정보부터 등대의 자연경관과 문화사적인 의미까지 두루 짚어내고 있다. 등대의 등명기며 등탑, 돌담까지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문화사적인 의미로 확장해 해석해냈다. 여행가방에 넣어 놓고 하나씩 짚어가며 읽다보면 등대여행이 한층 풍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