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AYARN™♡ 【TODAY 스크랩】

【TODAY 스크랩】 드라마 배경음악 과다사용, 독이냐? 약이냐?

피나얀 2005. 11. 1. 18:09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외국 드라마와 비교해 우리 드라마의 특징 중의 하나가 눈에 띄게 배경음악 사용이 많다는 점이다. 요즘 드라마에선 한회 방송 분에 3~10번정도의 배경 음악이 사용되고 있을 정도다.

드라마에서 배경 음악은 드라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드라마의 주제를 알려주는 것에서부터 캐릭터의 성격을 제시하고, 극의 흐름을 이어지거나 상황 전환에 이용되는 장치가 바로 음악이다. 드라마에서 음악은 사실적인 정보, 상징적인 의미, 그리고 분위기 창조와 관련돼 시청자들에게 많은 것을 전달해준다.

애절한 멜로디와 가사는 드라마의 슬픈 대사보다 더 강렬하게 드라마적 상황을 감성적으로전달하고 경쾌한 멜로디와 가사는 드라마의 장면보다 더 유쾌하게 만들어준다. 우리 드라마에 배경음악이 두드러지게 사용된 것은 1992년 ‘질투’에서 시작된 트렌디 드라마의 등장부터다. 젊은이의 생활과 유행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전달하는 트렌디 드라마에서 젊은 시청자를 흡인하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배경음악이었다. 일본 트렌디 드라마와 비교해도 우리의 트렌디 드라마가 음악을 사용하는 횟수나 정도가 매우 높다.

이러한 것이 음반산업과 드라마를 연계하는 타이업(Tie-Up) 전략이 기승을 부리면서 드라마에 사용되는 음악은 산업적인 이유로 빈도와 시간에 있어 이전의 드라마와 비교가 안될 만큼 많아졌다.

드라마에 사용되는 음악을 통해 신인을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기성 가수는 드라마에 주제음악이나 배경음악으로 자신의 노래가 사용되면 음반 시장에서의 판매로 이어져 근래들어서는 신인뿐만 아니라 가수들도 드라마 OST작업에 참여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10월 31일 첫방송을 내보낸 KBS월화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은 파격적으로 이수영의 노래를 뮤직 비디오를 연상케할 정도로 드라마 전반부에 배치해 드라마 내용을 전개하는 등 과감한 음악 사용을 했다. 이 드라마의 주제음악 작업에는 신승훈도 참여했다.

요즘 눈길을 끌고 있는 SBS주말 들마 ‘프라하의 연인’도 한회분에 임재범의 ‘이번만큼은’이라는 메인 테마곡과 ‘Prague Reminiscence’ 윤미래의 ‘아픔이 사라진 후’, 조규만 ‘해바라기’, 박학기 ‘그대 미소’ 등이 배경음악으로 등장한다.

음반제작자의 마케팅 전략과 드라마 제작진의 이해가 맞아 증가하고 있는 드라마에서의 배경음악 사용은 캐릭터, 내용, 전개 상황등 드라마적 정보를 제공하고 상황을 보다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순기능을 하지만 근래들어 과도하게 사용되면서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올초 방송된 MBC의 김희선 권상우 주연의 ‘슬픈 연가’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드라마의 개연성과 필연성의 상실의 원인은 드라마가 완전 주제 음악의 마케팅 기제로 종속되는 웃지못할 아이러니의 발생 때문이다. ‘슬픈 연가’는 지극히 작위적 네러티브와 에피스드, 개연성과 필연성이 떨어지는 사건과 인물의 심리, 행동 등 드라마의 완성도를 저하시키는 현상을 빚어낸 것은 바로 음악의 너무 지나치리만치 과다한 노출이었다. 드라마 초반부부터 한회분에 같은 음악이 10여 차례 다른 형태로 소개되기 시작해서 드라마가 방송되는 내내 그야말로 시청자들은 음악을 듣는 건지 드라마를 보는 건지 혼돈을 불러 왔다. 그야말로 어설픈 장편의 뮤직 비디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근래들어 ‘슬픈 연가’같은 현상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드라마를 죽이고 음악을 죽이는 결과를 낳는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장기간 방송되는 드라마는 음악 마케팅을 기제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배경음악이 외국 드라마에 비해 현저하게 많이 사용되는 것이 우리 드라마의 특징이다. 배경음악이 자주 사용됐거나 되고 있는 드라마들, '이죽일 놈의 사랑', '프라하의 연인' '슬픈 연가'(왼쪽부터). 사진제공=SBS, MBC, 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 언제나 즐거운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출처-[마이데일리 2005-11-01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