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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공감’이 소극장 뮤지컬 성공비결
1996년 8월 미국 43번가에 위치한 웨스트사이드 시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I LOVE YOU)는 9년째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롱런하고 있는 소극장용 소품 뮤지컬이다. 1000만달러 이상의 사전 제작비가 들어가는 브로드웨이의 웬만한 대형 뮤지컬들을 제치고 사랑 받고 있음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1년 이상 장기 공연되면서(2004년 11월~2005년 9월) 수 많은 관객이 찾고 있는 비결은 뭘까. 공연 문화의 대형화·대작화 속에서 당당히 소품 뮤지컬로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를 배우 남경주·오나라를 통해 들어봤다.
-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와 브로드웨이의 무대 메커니즘을 그대로 재현한 대형 작품이 공연되고 있는 현재,
소품 뮤지컬로서 인기비결은 뭔가.
● 남경주(이하 남) : 지난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이 성공적으로 국내에 안착하면서 급변하기 시작한 국내 뮤지컬 시장은 최근 다양한 작품의 등장 속에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대형 뮤지컬이 한 축에서 큰 성장을 이루고 있다면, 다른 한 축에서는 소극장 뮤지컬의 시도도 계속되고 있었다. 꾸준히 소극장 뮤지컬이 올려졌지만,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뮤지컬 관객들의 주류를 움직이며 장기화로 이어지는 작품은 드물었다.
뮤지컬의 진정한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반드시 소극장 뮤지컬의 역할이 필요하며,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작품이 장기공연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를 두루 갖춘 (I LOVE YOU)는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돋보기로 들여다봄으로써, 지루한 일상에 자극을 받는 듯
하다.
● 오나라(이하 오) : 뭐니뭐니
해도 이 작품은 20대부터 5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데 인기 비결이 있다. 공연 문화를 모르는
분들이 와도 충분히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대형 공연장에 비해 거부감이 덜한 소극장이다 보니 쉽게 찾을 수
있다.
● 남 : 얼마 전 대한항공의 임원진들이 단체로 관람왔는데,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점잖게(?)
공연을 보던 분들이 2막에 가서는 박장대소를 하며 브라보와 앙코르를 외치더라. 공연의 장점이 바로 그렇다. 사회적인 신분이나 위치를 벗어나
자연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며, 특히 이 작품은 스트레스를 확 풀어 준다는 점에서 중년층에게 일탈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 오 : 4명(여자 2명, 남자 2명)의 배우가 60개가 넘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끊임없이 파트너를 바꾸어 가며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에 잘 짜여진 이야기가 스피디하게 진행 돼 재미를 더한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중·장년층이 주 관객을 형성하고 있다.
- 이 뮤지컬을 레뷔(Revue) 뮤지컬이라고도 부르더라. 레뷔 뮤지컬이란
뭔가.
● 남 : 레뷔 뮤지컬은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장르다. 레뷔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형태의 노래와 춤, 코미디 스케치 등을 엮어내는 버라이어티 쇼를 말한다. (I LOVE YOU)는 제목 그대로 사랑을 주제로 하여, 남녀가 만나는 일에서부터 연애와 사랑, 결혼 그리고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일들과 섹스·육아·가족·노년기의 사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옴니버스 형태로 진행된다.
- (I LOVE YOU) 시즌 2가 오픈했다. 장기 공연을 끝낸지 얼마 안돼서 다시 시즌 2가 공연되는데
어떤가?
● 남 : 올해 초 이미 시즌 2에 대한 준비가 들어갔다. 무대·조명 그리고 음악 등 시즌 1에서 아쉬웠던 점을 보강했다. 훨씬 짜임새 있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 배우 입장에서 장기 공연되는 작품이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남 : 장기 공연에서는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 늘 첫 공연을 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일상화가 되기도 한다. 배우로서 정체성에 대한 성찰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나와의 싸움을
한 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 오 : 지난 시즌에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터라 이번 작품이 부담도 되고 책임감도 크다. 다른 어떤 팀에 비해 이 작품은 팀워크가 좋아서 이번 시즌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 오나라씨는 일본의 거대 극단인 사계에서 활동한 뒤, 귀국한 첫 작품이다. 일본과 비교해
어떤가.
● 오 : 일본에서 3년 간 활동했다. 사계는 그야말로 거대 자본력이 동원된 프로덕션이다. 자본력과 시스템 면에서 세계 어디에서도 손색이 없기 때문에 작품 활동하기에 편한 곳이다. 이제 국내 공연 문화도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기업의 투자와 거대 자본력이 동원된 현대적인 시스템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그 외에는 오히려 배우의 자질이나 끼는 한국 배우들이 장점이 많다.
때문에 한국의 배우들이 사계의 시스템으로 공연한다면 세계적인 작품이 만들어질 것이다. 한국에 돌아와 놀란 것은 매우 훌륭한 자질을 가진 신인 배우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나도 공연마다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 관객들은 국내 최고의 1세대 뮤지컬인 남경주씨에게 거는 기대감이 있다. 특히 배우로서 프로라는
프라이드가 매우 강한 대표적인 배우라 불리는데….
● 남 : 고맙다. 난 배우로서 매우 자랑스럽고, 어떤 작품에서든 내 자신이 가진 최상의 능력을 끄집어내기 위해 집중한다. 때문에 간혹 여러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연습과 몸 관리 그리고 작품을 위한 프로모션에서도 철저하게 올인할 수 있기 때문에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서 느껴지는 프라이드는 내가 걸어온 뮤지컬 인생 20년 관록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통해 국내 중·장년층이 즐길만한 놀이 문화가 결여된 요즘 그들을 위한 그리고 공연 문화 저변확대를 위한 소극장용 소품 공연이 빛을 발할 수 있길 바란다.
홍미경 기자(blish@nate.com)
출처-[이코노믹리뷰 2005-11-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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