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그가 29일 열린 MBC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대상 2연패다.
그는 바로 이경규다. 물론 대상후보로 오른 김용만이나 유재석 역시 대상에 손색이 없어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경규의 대상 수상은 그가
MBC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의 광범위한 활약을 펼친 덕분일 것이다.
이경규는 올 한해 10월 막을 내린 ‘전파견문록’진행자를
비롯해, ‘일요일 일요일 밤에’‘느낌표’ 의 진행자, 그리고 코미디 프로그램 ‘웃는 데이’에 출연하는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수상소감에서 “참 오래했다”는 그의 말을 절감한다. 그의 말은 1981년 MBC개그맨 콘테스트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활동 시간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의 말이 의미를 갖는 것은 바로 대중문화나 스타에 대한 대중의 취향과 기호가 나날이 변하는 상황에서 인기의 정점에서
오래동안 활동한 것이다.
‘하루살이 스타’ ‘벼락 스타’ ‘냄비 스타’등으로 지칭되는 단명 스타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20여년넘게
인기의 정상을 차지한다는 것은 이경규의 저력과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들어 그의 한계도 들어나고 있다.
이경규가
브라운관에 등장하면 사람들은 미소를 짓는다. 그로 인해 웃음을 짓는 층도 광범하다. 남녀노소 불문이다.
이경규. 웃기게 생긴 것도
아니고, 특별한 장기도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평범을 비범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안다. 모든 일상이 그의 입에 닿으면 코미디 소재가
된다. “뛰어난 자질이 없으면 몸으로라도 때워야한다.” 그는 겸양했지만 이 한 마디에는 철저한 프로의식이 배어있다.
사람들은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그를 ‘몰래 카메라(몰카)’ ‘양심 냉장고’ 로 기억한다. 1985년 MBC '청춘 만만세‘로 토크 코미디의 선을 보이더니,
1991년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에서 국내 최초로 ‘몰카’ 를 동원, 모든 연예인에겐 공포의 대상이, 시청자에겐 웃음의 전령사가 됐다.
물론 몰카는 많은 이들을 관음증적 증세를 보이게하는 부정적인 기능을 하기도 했다.
이어 1996년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의 한
코너 ‘이경규가 간다’ 에서 소위 ‘양심 냉장고’를 등장시키며 이른바 ‘캠페인성 공익 코미디 시대’를 불러 왔다. 이처럼 그는 남이 하지 않는,
그리고 남이 할 수 없는 장르의 코미디를 개발해 평범함을 극복한다. 그는 2001년 선보인 ‘! 느낌표’에서도 오락성을 가미한 환경 다큐 코너인
‘이경규가 간다’에서도 이러한 성격의 코미디를 계속해 나갔다.
고교 시절 영원한 광대였던 추송웅의 연극을 봤다. 광대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연극 배우의 꿈은 접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 1981년 학생 신분으로 MBC 개그 콘테스트에서
입상해 코미디언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힘들고 지리한 5년간의 무명생활. 대사 한 마디 하며 지나가는 행인 역만을 맡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에게 기회가 왔다. 1989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진행자 주병진의 보조 MC를 맡은 것이 오늘의 스타 이경규를 만든
것이다. 장난스레 던지는 대사와 개그가 먹혀들어 간 것이다. 그리고 떴다.
그는 연예인의 진정한 상품가치를 아는 스타다.
아이디어의 한계를 알기에 최정상이지만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최선의 승부를 건다. 그의 비범의 비밀은 성실함에 있다. 그가 데뷔시킨 강호동의 설명.
“5시간 정도 진행되는 아이디어 회의에서 모두 지루해 졸고 있는데 이 선배의 눈은 회의 내내 빛나요.” 그는 데뷔 시절부터 아이디어 회의에
불참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회의에서 틀을 잡지 않으면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도할 수 없다. 연습에서 실수하는 것은 용납되지만 실전에서 실패하면
끝이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에서부터 ‘!느낌표’ 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작업을 함께 해온 MBC 전 예능국장 김영희PD는
이경규에 대해 “어떤 개그맨도 웃기지 못할 것이라는 상황을 그는 천연덕스럽게 웃기는 재주가 있다. 그리고 수많은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제안해
스스로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적극성이 있다. 그의 단점은 너무 많은 것을 안다는 것이다. 연출자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있어 먼저 소재․연기의
한계를 생각해 스스로 연기의 폭을 좁히는 경우가 왕왕 있다. 연기에만 충실해야 하는데 욕심이 너무 많은 것도 한 원인이다”고 지적한다.
그도 인기의 열병을 앓았다. 오락프로그램 사상 70%라는 최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몰카’ 가 끝난 뒤 변신에 실패하고 1992년
손 댄 영화 ‘복수의 혈전’(제작, 감독, 주연)도 망했다. 이어진 4년간의 방황.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는데 그게 아니었다.
시청자는 냉정했다.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잘 나갈 때는 프로그램에 자주 안 나가도 잘 알아보았는데…”
그 반성 위에 1996년
‘이경규가 간다’의 ‘양심 냉장고’가 탄생했다. 이후 그는 다시 인기MC로, 진행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신세대 스타 못지 않는
인기를 얻고 있는 이경규도 근래들어 한계와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새로움이 얹어지지 못한 진부한 진행 스타일과 예전의 연기 코드를 답습하며
신선함을주지 못하는 상투성 짙은 코미디 연기 스타일, 그리고 후배들과 진행이나 연기를 할때 알게 모르게 드러나는 권위적이며 고답적인 성격
등이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출연하는 코미디가 최근들어 환호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것도 상당부분 이경규의 이같은 한계와
약점이 작용했다.
이제 이경규는 대중의 변화된 취향과 기호와 소비의 트렌드를 앞서가는 새로운 진행과 코미디 코드로 무장해
거듭나야한다. 명성으로 버티기에는 경쟁이 치열한 곳이 바로 연예계이기 때문이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이경규, '웃는 데이'의 이경규, 그리고 방송연예대상 대상 수상직후의 이경규(왼쪽부터). 사진제공=마이데일리
사진DB, MBC]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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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마이데일리 2005-12-3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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