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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진정한 행운아…취미처럼 즐기면서 일하는 '직업맨'

피나얀 2006. 1. 30. 21:56

 


 


폐품 위에 낙서하기, 금속 부품으로 로봇만들기...

자칫 개인의 별난 취향으로 오해받기 십상인 이러한 취미를 직업으로 삼은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 정크(junk) 일러스트레이터인 소수영(30)씨와 금속 조형 예술가인 이상수씨(34)가 바로 그들.

이들은 자신들의 마니아적 취미를 직업으로 연결시켰다. 경제적 조건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요즘 세태와는 다르게 자신이 진정으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고물쟁이 예술가', "내 그림을 좀더 많은 사람이 보고 좋아해 주기만 바랄 뿐"
Junk Art (폐기물 예술)는 우리 주위에 흔히 있는 폐기물들을 사용해 신선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거리 예술(street art)의 한 장르이다. 편지 봉투의 낙서 같은 그림들, 박스에 그린 캐리커처, 휴지 조각의 끄적인 듯한 그림들까지. 이 곳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는 그림들은 전시회라는 단어가 무겁게 느껴질 만큼 유쾌하고 명랑했다.

소수영씨는 자신의 본업을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몇년 전 정크 아트를 접한 후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래서 그의 홈페이지에서는 자신을 정키 아티스트(junky artist)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이라고 소개한다.

소씨는 “말 그대로 버리는 물건에 그리는 그림이 정크아트”라고 말한다. 예술이라고 해서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사인펜과 휴지, 종이 상자 등만 있으면 누구나 1분만에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정크 아트란다.

그는 정크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미술 전공자보다 오히려 비전공자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규격화되어 있는 고전 회화가 아닌 간편하고 자유로운 거리 예술을 하기에는 오히려 비전공자가 제격이라는 설명. 거리 예술가에게는 도시 전체가 캔버스이고 소재이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우리나라에서는 거리 예술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의 예술가들과 인터넷을 통해 교류하며 서로의 전시회를 도와주고 있어요. 전시회를 위해서 해외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보내주거나 함께 작업하는 일도 많아요."
거리 예술이 아직 언더 그라운드 아트(underground art)인 것이 서럽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류가 되지 못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기쁨에 산다"며 "난 아직 젊은데 다만 부모님은 이 일이 돈 벌이가 안되니까 걱정하신다"고 웃어보였다.


'철 공장장의 My Way'
볼트와 너트 등의 각종 금속 재료로 만든 물고기, 여러 크기와 모양의 로봇들, 그리고 개미와 잠자리 등의 곤충들까지. “정말 신기하다”는 감탄사를 절로 내뱉게 만드는 ‘철 공장장’ 이상수씨.

그가 제작하는 모든 조형물들은 그의 개인 제작실 ‘아이젠 패브릭(Eisen Fabrik)'에서 만들어진다. ‘아이젠 패브릭’이란 독일어로‘철 공장’을 뜻한다고.

그는 2002년까지만 해도 마네킹 디자인 회사에 다니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러던 중 여행 삼아 찾아갔던 독일에서 금속 조형물을 접하게 되었고, 그 후 금속 공예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

"그 때 느낀 매력은 단순한 것에 그치지 않았고 삶의 방향을 바꿀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는 이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직업을 택하게 되었다. 당시 부모님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고 아직도 주위에서는 좋지 않은 시선을 보인다고 한다.

“부모님은 물론이고 부인 역시 싸늘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으니 어쩔 수 없죠.”
그의 개인 제작실 ‘철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은 모두 혼자의 힘으로 해결한다. 작품 중 비교적 규모가 작은 조형물은 한 두 시간이면 끝나고, 크기가 큰 조형물은 몇달씩 소요된다고 한다. 혼자 하는 일인 만큼 가끔씩 제작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뿐"이라며 웃는다.


하지만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그만두고 싶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그런 고비 때마다 일을 지속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는데 2003년에는 세아제강(기아 특수강) 오브제 작업을 하였고, 2004년과 2005년에는 하이트 맥주의 홍천, 전주 공장 견학관 조형물 작업에 참여했다. 이러한 작업들이 일을 그만둘 수 없게 만드는 원천적인 힘이 되었다.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보다 자신이 좋아하고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을 선택한 소수영씨와 이상수씨. 그들은 일을 취미처럼 취미를 일처럼 하는 몇 안되는 행운아 중 하나일 것이다.


 

 

 

노컷뉴스 박지현/박혜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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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2006년 1월 30일(월) 10:30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