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메주를 잘 띄워야 장맛이 제대로지

피나얀 2006. 2. 21. 23:27

 


 

 


[조선일보 김성윤, 허재성 기자]

 

지난 10일 충북 진천군 ‘쇠죽골 농원’을 운영하는 이용규(67)·임희숙(56)씨 부부는 장 담그느라 바빴다.


 

눈이 제법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올해의 첫 장 담그기를 서두룬 건 이날이 ‘말날’(또는 상오일(上午日))이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장은 음력 정월, 특히 말날에 담가야 맛있다는 말이 옛부터 전해진다”고 했다.

 

이러한 믿음에 대해 민속학자들은 “‘달다’와 발음이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오는 22일도 말날. 음력 2월에는 장을 담그면 좋지 않다고 한다.


 

이씨 부부의 장 담그기는 올해로 7년째. 직장생활을 마감한 이씨가 물 좋고 땅 좋은 진천에 1999년 정착했다. 3000여평 농장에서 부부가 직접 재배한 콩을 사용해 2000년부터 된장과 간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장 맛있다고 소문난 집들을 찾아가 노하우를 배웠다는. 부부는 “요즘에야 장 담그기를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가 말하는 ‘맛있는 장 담그기’ 제1 수칙은 ‘메주를 잘 띄운다’. 겉이 단단하면서도 속에 하얀 곰팡이가 피어야 제대로 띄운 메주. 검거나 파란 곰팡이는 좋지 않다.


 

메주 표면을 물로 깨끗하게 씻은 후 장독에 담는다 ? 전날 준비해 불순물을 가라앉힌 소금물을 메주가 잠기도록 붓는다 ? 잠시 후 메주가 둥둥 뜬다. 소금은 천일염을 쓴다. 부부는 3년 이상 묵혀 간수를 뺀 천일염을 쓴다. 간수를 빼야 쓴맛, 떫은맛이 사라진다.


 

소금물 농도 맞추기도 중요하다. 임씨는 “메주 1말이면 물 20?, 소금 3㎏(염도 15도)가 적당하다”면서 “달걀을 띄웠을 때 100원짜리 동전만하게 떠오르면 된다”고 알려줬다. 3월에 담글 때는 소금을 3.6㎏ 넣어 염도를 18도로 맞춘다.


 

달군 숯과 마른고추, 대추를 넣고 뚜껑을 덮으면 장 담그기가 일단 끝난다. 쇠죽골 농원에서는 장이 햇볕을 볼 수 있도록 유리로 된 뚜껑을 쓴다. 뚜껑과 장독이 꽉 물려야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3개월 정도 지나면 된장과 간장을 뜬다. 된장은 최소 1년 동안 숙성시킨다.

 

 

 

 


(글=김성윤기자 [ gourmet.chosun.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허재성기자 heophot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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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2006-02-16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