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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청어의 계절. 산란기를 맞는 겨울철에 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이맘 때 가장 맛이 진하다.
고등어,꽁치와 함께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으로 꼽히는 청어는 우리나라부터 북유럽,호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기를 누리는 생선이다. 예부터 ‘맛좋기는 청어,많이 먹기는 명태’라는 말이 전할 만큼 일찍부터 우리 식탁에 올랐고,조선시대 때 포항의 영일과 장기지역에서 청어로 만든 과메기는 진상품으로 수랏상에까지 올랐다고 한다.
1870년 황필수가 쓴 ‘명물기략’이라는 책에서는 청어는 값싸고 맛이 있어 한양의 가난한 선비들이 즐겨 먹는 물고기라며 ‘비유어(肥儒魚)’라 불린다고 적었다. 이름 그대로 ‘선비들을 살찌게 하는 물고기’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자손이 번성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정초에 청어알을 먹는다. 청어가 한번에 낳는 알의 숫자가 워낙 엄청나기 때문인데,청어는 자신의 나이에다 1만개를 곱한 것 만큼 알을 낳는다고 한다. 대개 2년생부터 산란을 시작하므로 최소한 2만개의 알을 낳는 셈이다.
유럽인들의 청어 사랑도 유난하다. 네덜란드에서는 치즈와 더불어 청어를 국민식품으로 대접하고,핀란드에서는 훈제청어로,스웨덴에서는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썩은 청어’를 먹기도 한다고.
청어의 단점이라면 가시가 많아 먹을 때 좀 귀찮다는 것인데,이 가시조차 유럽인들에게는 디자인의 모티브가 되었다. 청어의 가시 모양을 본따 만든 빗살무늬같은 ‘헤링본’(herringbone) 체크가 그것으로,이름부터 ‘청어 뼈’ 그대로다.
청어를 얘기할 때 독일의 비스마르크를 빼놓을 수 없다. 비스마르크는 ‘철혈재상’이라는 근엄한 별칭과는 사뭇 다르게 직접 흑맥주와 샴페인을 섞은 음료를 개발했을 정도로 먹고 마시는 데는 일가견이 있었다. 오죽하면 그의 이름을 딴 ‘비스마르크 청어’라는 요리가 등장했을까.
한스 페터 폰 페슈케와 베르너 펠트만이 쓴 ‘식도락여행’에 따르면 포도주 상인 베르톨트 켐핀스키가 처음 선보인 이 청어요리는 향신료와 양파를 듬뿍 넣어 소금에 절인 청어에 오이피클과 시큼한 소스를 곁들여 먹는 청어조림이라고 한다. 비스마르크가 집권한 후 비스마르크가 개발한 음료와 이 ‘비스마르크 청어’는 19세기 당시 베를린 정치가와 기업가들 사이의 최신 인기메뉴로 등극했다고 한다.
최근 청어는 청어의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성분 때문에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오메가3’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동맥경화와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예방하고,우울증에 효과가 있으며 머리까지 좋게 한다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출산 후 1주일 동안 청어죽을 먹으면 모든 병이 없어진다고 했고,이미 1970년대에 에스키모인들이 심장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청어같은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한식에서는 주로 구이로 많이 먹는 편이지만 청어도 얼마든지 다양한 조리법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이달 말까지 청어 카나페와 청어 뮈니에르(생선에 밀가루를 뭍혀 버터에 굽는 요리) 등 다양한 청어 요리를 판매하고 있는 라마다서울호텔 이탈리안 레스토랑 ‘카페 스타시오’의 조재원(38) 주임은 가정용 요리로 한식 청어조림과 이탈리아식 청어구이를 권한다.
◇청어조림=<재료>청어1마리,물1컵,무약간,양파·당근½개씩,파½대,고춧가루2큰술,간장·다진마늘·설탕1큰술씩,소금·후추·깨약간씩
<만드는 법>
①청어는 머리를 제거하고 절반으로 잘라 내장을 없앤 후 흐르는 물에 씻어 손질한다
②프라이팬에 물을 얇게 붓고 무와 양파,당근 등의 야채를 보기좋게 썰어 넣는다
③②위에 다듬은 청어를 얹는다
④마늘,고춧가루,간장,설탕으로 양념한 다음 프라이팬 뚜껑을 덮고 30분 정도 졸인다.
◇청어구이=<재료>청어1마리,소금·후추1작은술씩,올리브오일·화이트와인1큰술씩,밀가루2큰술,레몬·다진허브약간
<만드는 법>
①손질한 청어에 레몬즙을 뿌린 다음 소금과 후추,허브 다진 것으로 간한다. 소금과 후추 양은 청어 크기에 따라 달리하되 1대 1 비율로 똑같이 뿌리면 된다
②①에 올리브오일을 뿌린다
③②에 밀가루를 묻힌 후 팬에 얹는다
④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화이트 와인을 붓고 갈색빛이 날 때까지 노릇하게 굽는다
⑤④를 오븐에 넣고 5분간 익힌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
출처-[국민일보 2006-02-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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