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건강]
요즘은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밉다. 무거운 옷, 벗어 던지고 어디론가 나가고 싶다. 나들이도 많아지고 온갖 유혹이 우리를 부른다. 봄에는 반가운 손님도 새 소식도 많다. 겨우내 어두웠던 하늘도 점점 밝아져, 선남선녀의 봄바람을 재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만물이 태어나는 이 시기 불량 손님 꼭 있다. 황사와 꽃가루다. 가족과 나들이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 훼방꾼 역할을 한다. 언제부턴가 황사 예보가 외출에 중요한 결정요인이 되고 말았다. 기상캐스터가 외출을 삼가 해달라면 집을 지켜야 한다. 만약 외출을 하면, 귀가 후 꼭 씻으라는 경고는 이제는 당연한 이야기로 간주된다.
반갑지 않은 봄 손님 황사에 대해 서병성(徐秉晟)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황사에도 역사가 있다=황사는 최근에 생긴 걸까? 아니다. 과거에도 우리나라에 황사가 있었다. 삼국사기 문헌을 보면 174년 신라 아사달 왕 때 우토(雨土)라고 표기되어 있다.
흙이 마치 비처럼 온다는 의미다. 그 외 황우(黃雨: 비에 젖어 내리는 황사), 적운(赤雪: 눈에 섞인 황사),황무(黃霧: 안개에 섞인 황사)라는 표현이 나온다.
황사라는 말은 1915년 ‘기상원보원부’에서 처음 사용했다.
◇황사가 봄에 많은 이유=일반적으로 황사는 봄철에 많다. 80∼90% 이상이 3∼5월에 집중된다. 최근에는 계절과 무관한 경향도 있다.
그럼 황사는 왜 생기고 봄에 많을까? 겨우내 눈에 덮여 있던 중국내륙과 몽골 지반의 모래사막이 발생 근원지이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황사가 생긴다. 이런 황사를 만드는 데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따뜻한 날씨, 낮은 습도(건조), 강한 바람이 황사를 만든다. 즉, 따뜻한 날씨에 건조해진토양이 강한 바람에 의해 날아오는 것이 바로 황사다. 가벼운 노란 먼지는 약 3000∼5000m 상공을 날아, 초속 30m의 강한 편서풍을 타고 우리에게 날아온다.
황사가 발생하면 30% 정도는 부근에 가라앉고, 20%는 인근 대도시로, 50%는 한국, 일보, 미국까지 날아간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중국의 황사가 연안 공업지역의 오염된 대기와 섞여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한 번의 황사로 약 100만 톤의 먼지가 온다. 이는 평상시 보다 4배나 많은 먼지와 2∼10배나 높은 중금속 등을 함유한 유해물질이 되어 오고 있다. 약 1∼3일 정도면 우리나라에, 1주일 정도면 미국까지 갈 수 있다.
◇국내 황사 발생 실태=기상청 발표에 의하면 황사발생일수는 80년대는 평균 3.9일, 90년대는 7.7일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1년 27일, 2002년 16일로 증가하다가 2004년은 9일, 2005년은 12일 정도 관측되었다.
이는 황사의 발생지인 중국, 몽고의 기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2001, 2002년 심각했던 황사는 따뜻한 겨울과 엘리뇨로 인한 편서풍이 주범이다. 작년에도 이런 영향으로 약간 증가하였다.
다행히 올 해 기상예보로는 평년수준인 3.6회(2.1∼4.8일)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예년보다 일찍 황사가 오기는 하겠지만,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아 비교적 심하지 않으리라는 다행스러운 예보를 발표했다.
◇중국은 왜 황사가 많나=공업화와 개발로 자연파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벌목과 유목민의 방목, 경작으로 사막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땅 전체의 약 16%가 사막으로 바뀌었다.
가축의 증가로 초원지역이 점점 더 사막화되고, 방대한 석탄 사용으로 오염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또한, 모래더미가 모래폭풍으로, 노란 안개로 온 도시를 집어 삼키고 있다.
연간 황사는 20∼120일 정도이다. 1999년 UN에서 발표한 세계 10대 오염도시 가운데 7곳이 중국이며, 당연히 1위도 중국이다. 이런 인위적 파괴는 중국 뿐 아니라 이웃 나라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며, 심지어 미국 등 북미지역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황사가 좋을 때도 있다=황사 자체는 아주 고운 흙이다. 실제 과거에는 영양분이 많은 흙을 옮기는 역할을 했다. 물론 요즘에는 유해물질 덩어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중금속, 다이옥신 등의 다양한 유해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황사는 토양 중화 역할을 한다. 황사도 모래인지라 대부분 규소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규소 성분이 중국대륙과 공업지대를 지나면서 황산염, 질산염 등과 만나 염기성으로 변해, 비라도 내려 준다면 황사비가 산성인 토양을 중화시킬 수 있다는 이론이 성립된다.
그 외 해양 플랑크톤에 무기염류를 주고, 생물학적 생산량도 증가시킨다는 주장도 있기는 하지만, 이런 장점은 새 발의 피정도로 여기기에도 아깝다.
◇황사로 인한 환경 피해=황사는 먼지 덩어리다. 이는 1000㎛ 크기의 황사(모래, sand)와 10㎛ 크기의 황진(진흙, dust)로 구성되어 있으나, 일반적으로 모두를 포함해서 그냥 황사라고 부르고 있다. 단순한 모래먼지가 중국대륙을 거치면서, 아황산가스, 석영, 납, 알루미늄, 구리,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이 포함된다.
황사는 ①지구 전체 태양 빛을 차단, 산란해 사야를 급격히 감소시킨다. ②복사열 감소로 지구 냉각효과도 가져온다. ③구름을 만드는 응결핵도 증가시킨다. ④농작물이나 활엽수의 기공을 막아 생육에 지장을 준다. ⑤항공기 엔진 손상이나 시야악화로 사고 유발 가능성도 증가시킨다. ⑥반도체 등 정밀산업에도 치명적인 손해를 준다. 그 외에도 자동차 연료소비가 1500억 원 늘어나며, 직간접적인 인체 피해까지 합하면, 그 손실은 약 7조원에 달한다.
◇황사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미세먼지와 각종 중금속과 유해물질은 점막을 자극한다. 눈, 코, 목, 피부 등에 주로 알레르기와 과민반응을 일으킨다. 모래성분은 점막을, 진흙 성분은 폐를 공격한다.
가장 많이 손상을 주는 곳은 눈으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다. 주로 가려움, 눈물, 안구충혈, 이물감, 분비물 등을 호소한다. 렌즈착용이나 안과수술(라식, 라섹, 백내장 등)후에 더 많이 발생한다. 가능하면 렌즈보다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필요시 인공눈물을 검안하도록 한다.
코도 공격의 대상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생긴다. 콧물, 재치기, 코 막힘이 주 증상이다. 물론, 유전적 소인이나 꽃가루 등에 과민반응 유무도 관찰이 필요하다. 예방책은 피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목에는 후두염, 천식을 발생 또는 악화시킨다. 기관지 점막의 과민반응으로 기관지가 좁아져 생기는 알레르기성 천식은 위험할 수도 있다. 기관지로 가는 먼지나 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코로 호흡을 해서 콧속의 털로 하여금 먼지를 걸러 주도록 한다. 마스크, 수분 섭취 및 외출 후 반드시 양치질도 잊지 말자.
피부도 황사를 싫어한다. 심한 가려움, 붉은 반점, 부종, 수포 등이 생기는 아토피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봄철에 피부질환이 37%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 외출 후 손발 씻는 것, 보습제 사용 충분한 수면과 영양섭취가 도움이 된다. 진한 화장, 향수, 스프레이 등은 피하도록 하자.
◇황사를 피하는 방법=3∼4월에 집중되는 황사는 ‘겹겹이 입고, 착착 감고, 꽁꽁 막아라’는 황사패션을 만들어 냈다. 안경, 마스크, 목도리, 긴 옷 등으로 노출부위를 최대한 막아 보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가정에서는 가습기나 공기청정기로 습도와 먼지를 줄이고, 환기 시간도 1시간 이내로 해서 먼지 유입을 막아야 한다. 외출 후후에는 반드시 손발 뿐 만 아니라, 입과 머리 등도 깨끗이 씻도록 한다.
평소 물이나 차를 8∼10 잔 정도 마셔, 건조한 목, 코, 피부를 보호하여야 한다.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고 스트레스를 이겨내 면역 기능 강화에도 힘쓰자. 마지막으로 인스턴트 음식, 커피, 음주, 흡연을 피해서 질환의 악화를 막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는 황사가 일찍 오며, 비교적 기간이 짧다고 한다. 하지만, 작년에도 심하지 않을 것이란 예보와는 다른 결과를 보였듯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며 황사가 아니더라도 외출 후에는 반드시 청결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황사예보는 언제 하나=현재 우리나라는 황사발생 전 예보와 황사발생 중 특보를 하고 있다. 먼지농도가 300 ㎍/㎡ 이상이면 황사예보를 발령한다. 가정에서 창문점검과 외출시 마스크, 긴 옷 등 준비를 알려 주고, 노약자나 어린이 외출을 자제토록 한다.
먼지 농도가 500 ㎍/㎡ 이상이면 황사주의보, 1000 ㎍/㎡ 이상이면 황사경보를 발령한다. 이들 특보는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 환자의 외출금지와 학교의 수업 단축 또는 휴업이나, 야외활동, 운동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한다. 2004년 특보는 3회로 줄었으나, 작년 8회로 급증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전문기자 kslee@kmib.co.kr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출처-[쿠키뉴스 2006-03-06 11:28]![](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피나얀™♡【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화무쌍한 내 피부,나도 몰랐다 (0) | 2006.03.06 |
---|---|
[자궁근종]소리없이 자라는 혹 ‘아기집’노린다 (0) | 2006.03.06 |
[건강]피부는 봄날이 싫다 (0) | 2006.03.06 |
변비-치질 예방하는 건강체조 2가지 (0) | 2006.03.06 |
등근육 강화 요통치료… 위장병 예방효과도 (0) | 2006.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