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건강】

몸 망가뜨리는 ‘운동 중독’

피나얀 2006. 3. 15. 00:36

 

개그맨 김형곤씨의 죽음을 계기로 과연 내가 하는 운동이 건강에 좋은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물론 건강을 위해 운동 안할 순 없겠죠?

하지만 지나치게 과도한 운동은 건강 뿐만 아니라 자칫 가정까지 망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뉴스 따라잡기에선 운동중독에 빠진 분들의 일상을 취재해 봤습니다.

정지주 기자.. 과도한 운동, 건강에 어떻게 안좋은 거죠?

<리포트 >

네, 과유불급. 뭐든지 지나친 것은 좋지 않다고 하죠, 운동도 그렇습니다. 운동에 집착을 하게 되면, 운동을 중단 했을때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초조한 금단증상이 나타나고, 그 때문에 심지어 부상을 당하고도 운동을 멈추지 못하는 상태까지 간다는 데요, 이른바 몸짱 열풍과 함께 갈수록 늘고 있는 운동 중독, 그 위험성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체육관. 최근 건강과 몸매관리를 위해 운동에 열심인 주부들이 많았는데요. 자신을 운동중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물었습니다.

‘내가 운동중독이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 손들어보세요!” 본인이 스스로 운동중독이라 느끼는 사람이 17명 중 14명! 그 이유를 들어봤는데요.

<인터뷰> 박유순(주부):”비가오나 눈이 오나 운동 안하면 진짜 몸이 안 좋을 정도로...”

<인터뷰> 이선심(주부):”집에서도 TV 볼 때 가만히 안보고 스트레칭을 한다든가... "

<인터뷰> 김영옥(주부)”주위에서는 입술이 막 하얘지도록 할 때도 있거든요. 그런데도 더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요. 그럴수록...”

운동 중독자라는 주부들 중에서도 그 정도가 가장 심하다는 송영자씨를 만나봤는데요,

<인터뷰> 송영자 : "저는 그래도 중독증이라고는 안 믿는데, 남들이 그래요. 전혀 안 힘들어요.”

송영자 씨의 하루를 따라가봤는데요. 오전에 남편과 아이들을 보내고 나자마자, 송씨는 바로 체육관으로 에어로빅을 하러 갑니다.

하루 운동량으로 충분한 30분을 뛰고 나면 대부분의 주부들은 집으로 돌아가는데요, 송씨는 그 정도로 성에 안 차, 30분을 더 뜁니다.

집에 돌아와 청소와 빨래등 집안일을 끝내고 ,잠시 쉬나 싶었더니, 이번엔 팔굽혀 펴기를 시작 합니다. 저녁 식사는 6시 이전에 간단하게 끝내고, 다시 나갈 준비를 하는 데요.

<인터뷰> 송영자 : "저녁에는 밥먹고 나면 배가 부르거든요. 소화도 시킬 겸 겸사겸사 바깥바람도 쏘인다.”

매일 이렇게 저녁에 1시간 정도를 빠르게 걷는다는데요.

송씨는 산보 후에 다시 체육관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에어로빅을 30분씩 두 번 더 뜁니다.

송영자씨의 하루 운동량을 계산해보면, 오전 운동 에서 산보, 오후 운동까지 대략 4시간이 넘는데요. 소비열량은 700 kcal 이상! 특히 격렬한 운동이 대부분이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습니다.

<인터뷰> 송영자: "(운동을 안하면) 피곤하죠. 피곤해가지고 몸이 빳빳하면서 무거우면서 생활에 활력도 없으면서 오늘 뭔가 해야되는데 뭔가 좀 빠졌다는 생각도 들고, 운동을 못한다는 건 이제 상상도 못하겠어요.”

이처럼 과도한 운동을 장기간 계속할 경우, 몸에 이상이 와도 운동을 중단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15년 전, 마라톤을 시작한 홍순열씨가 바로 그런 경웁니다.

<인터뷰> 이현숙 (홍순열씨 아내): "새벽에 비올 적에 자전거 타고 가잖아요. 웬만한 사람들은 비오면 차타고 갈 것 아냐? 차는 지하주차장에 얌전히 모셔놓고 자전거 타고 간다니까. 비를 맞으면서... 그게 중독이지 그 정도 되면 중독 아냐?”

홍씨는 최근 연습 도중 관절에 부상을 입었는데요, 병원에서는 회복될 때까지 절대 휴식을 취하라고 경고까지 했지만, 홍씨는 달리는 것 보다 쉬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합니다.

<인터뷰> 홍순열: "발에 자꾸 탈이 나고... 이렇게 까지 (마라톤을) 해야 되나. 이런 생각도 들고.. (운동을) 하고싶긴 하고 싶고... "

의사들은, 이처럼, 운동에 중독되는 이유는, 운동 후 탈진상태를 넘어설 때, 뇌에서 마약과 비슷한 성분인 베타엔돌핀이 평상시보다 5배나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 쾌감 때문에 운동을 계속하게 된다는 겁니다.

<인터뷰> 홍순열: "그렇게 뛰다보면 하프마라톤 뛰고 싶고, 하프 마라톤 뛰다보면 또, 남들은 풀코스로 뛰는데...자꾸 경쟁이 되고 기록을 재고 그러니까 자꾸 난이도가 올라가는 거예요.”

마라톤처럼 오래 계속되는 강도 높은 운동은 중독에 빠질 위험이 더 크다는데요, 운동을 멈추면 불안해지는 금단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터뷰> 홍순열: "내가 안 다쳤으면 이 고생 안할텐데 그러니까 후회를 많이 하죠. 치료받는 기간은 짜증나고 언제 나을건가. 언제 뛰어야 하는가 언제 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요."

운동은 할수록 좋다고 믿는 홍씨의 몸 상태는 어떨까요? 체력측정과 건강검진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는데요 운동을 하면 증가해야 할 유산소 대사가 홍씨의 경우, 오히려 줄어들었고,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량은 급증했습니다. 또 혈류 량은 오히려 떨어졌는데요, 다친 발목도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조성연 (스포츠 의학 전문의): "족관절에 내측인대와 외측인대가 모두가 다 늘어나 있는 염좌 소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대 염좌는 운동을 지나치게 많이해서 오는 스포츠 손상인데요. 이 상태에서 안정을 취하거나 치료를 적절하게 하지 않았을 경우 운동을 계속하게 되면 2도, 3도 염좌로 이어져서 인대가 파열되거나 큰 손상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운동은 더욱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요, 운동을 한 직후 숨진 개그맨 김형곤 씨와 지난해 마라톤 경기도중 숨진 40대 남성처럼, 특히 중년 남성의 경우, 돌연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조성연 (스포츠 의학 전문의): "심장과 혈관의 기능은 중년,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데요. 이와 같은 현상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협심증, 심근경색이 되겠습니다. 심장이 나쁜 상태에 있을때, 운동을 지나치게 할 경우 자칫 돌연사의 위험이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심한 운동중독은 자신의 몸만 망가뜨리는 게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까지 고통을 겪게 되는데요. 40대 후반의 권영천씨. 그는 테니스를 하루에 7시간 이상 칠만큼 중독이었고, 점점 가정과 직장에 소홀해지기 시작했다는데요

<인터뷰> 강희숙 (권영천 씨 아내 ) : "경조사라든지 그런 곳에 많이 빠지게 되거든요. 제가 그런 걸 대신 참석해야 하고, 얘들하고도 그렇고, 가족 입장에서는 아빠의 역할이 많이 부족하죠."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점점 소외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권씨. 이후 운동량을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쉽지가 않았는데요. 그는 이미 심각한 운동 중독 상태였던 것입니다.

<인터뷰> 권영천 : "마약을 먹는 사람들이 효력이 떨어지면 또 찾는다고 그러잖아요. 운동도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할 일이 없어요. 그것만 했던 사람들은 계속 (운동을)하고 싶어 하죠.”

이런 운동 중독을 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가 중요했다는 데요. 운동을 가장 우선 순위에 놓았던 권영천 씨는 독한 마음으로 운동량을 조금씩 줄여가며 지금은 잃었던 가족과 생활의 여유도 되찾게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권영천: "지나고 보면 그게 (운동이) 제일 중요한, 제일 소중한 것이 아니었는데, 그때는 진짜 소중한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었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정도... 그 정도로 즐기면 좋겠어요.”

적절한 운동은 육체를 건강하게 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줍니다. 하지만 운동도 지나치면 중독이 될 수 있고, 더 심하면 자신의 몸 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관계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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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BS TV 2006-03-14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