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자연의 아름다움과 열대 바다의 노을을 만나는 섬…하와이

피나얀 2006. 3. 17. 18:17

 

하와이란 이름은 우리에게 제주도만큼이나 친숙하게 들린다. 집채만 한 파도가 지나가면 연한 푸른빛 바다를 선물하는 오하우의 해변들. 바다를 붉게 태우지도 못한 채 구름 속에 잠겨버리는 마우이의 수줍은 노을. 바닷가 모래알까지도 관광 상품으로 변하는 하와이의 아름다운 섬들을 만나본다.
 

 

지구상 모든 관광코스를 갖춘 섬 ‘하와이’

 

1970년대부터 하와이는 낙원의 다른 이름으로 통했다. 해외여행이라도 간다면 하와이라도 가느냐고 물었고, 온천장이나 나이트 클럽에도 하와이란 이름이 붙기도 했다. 딱 한 가지 단점이라면 비자 문제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허니문 여행자는 비자 받기가 쉬워졌다.

 

미대사관 영사과와 하와이 관광청은 신혼여행객을 위해 특별 비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춘삼월 허니문 시즌. 어디를 갈까 아직도 고민 중이라면 하와이도 고려해볼 만하다. 빌 게이츠, 박찬호 같은 유명인사들도 하와이에서 결혼했다. 교포들 얘기론 재벌 회장, 연예인들도 꽤 많이 찾는다고 한다. 호텔 좋고, 바다 예쁘며, 연계 관광지도 풍부한데다 나이트라이프까지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자, 그럼 하와이를 살펴보자. 하와이는 태평양상에 130개로 이뤄진 섬이다. 이중 관광객들이 갈 수 있는 섬은 오하우, 마우이, 빅아일랜드, 라나이, 카우아이, 몰로카이 등 6개. 다 돌아볼 수는 없고, 오하우와 마우이를 묶은 상품이 가장 보편적이다.

 

와이키키 등 100여 개의 해변을 자랑하는 ‘오하우’

 

하와이를 찾은 여행자들은 90% 이상이 와이키키에서 여장을 풀게 된다. 와이키키 해변이 특급호텔 밀집 지역. 고래 기름을 태우던 옛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밤이면 가스횃불이 켜지는 해변. 바람은 습하지도 않고, 덥지도 않다. 기타 박스를 열어놓고 연주하는 거리의 음악가, 광대분장을 하고 퍼포먼스를 벌이는 마임이스트, 밤바다에서 키스를 나누는 연인…. ‘로맨틱 비치’ 그대로다. 호텔의 바에 앉아서 맥주 한잔이라도 들이켜면 연인의 입술도 안젤리나 졸리나 제니퍼 로페즈처럼 섹시해 보일 것이다.

 

와이키키는 그리 크지 않다. 원래는 사탕수수 농장 지역. 100년 전 로열 하와이안 호텔이 들어서면서 휴양지로 개발되기 시작했고 전 세계에 고급리조트가 몰려들면서 이름난 해변이 됐다(정작 와이키키의 모래밭은 해마다 유실돼 북쪽 해안과 몰로키니섬에서 퍼 실어온다고 한다). 와이키키엔 전설적인 서퍼, 듀크 카하나모쿠 동상이 서 있다. 1912년 스웨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그는 파도를 즐기는 법을 세상에 알렸다. 그게 바로 서핑이다.

 

서핑포인트는 노스쇼어와 샌디비치가 유명하다. 매년 세계대회가 열리는 노스쇼어는 말 그대로 집채만 한 파도가 몰려오는 곳이다. 서핑대회 날짜는 따로 정해져있지 않다. 파도가 높은 날을 골라 대회 직전 정한다. 산처럼 일어선 파도의 고랑을 빠져나오는 서퍼들의 재주가 경이로울 뿐이다. 그래서 관광객이 서퍼보다 많다.

 

샌디비치는 보디서핑 포인트. 보디서핑은 파도가 그리 높지 않은 해안에서 절반 크기의 자그마한 보드를 이용한 파도타기로 일종의 초보자 코스. 인근에는 후지산을 닮아 일본인들이 ‘리틀 후지’라고 부르는 코코헤드 분화구가 있는데 산 전체가 식물원이다. 입장료도 없이 마치 농장처럼 보이는 식물원엔 꽃목걸이에 쓰이는 플루메리아꽃이 지천이다. 노랑, 주홍, 보라 등 색깔이 다양하고, 화려하다. 하와이를 ‘원색의 섬’이라고 부를 만하다.

 

 

샌디비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별장이 있다. 별장 소유권에 식품점 체인으로 넘어간 뒤 관광객들은 들어가볼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오하우에는 와이키키, 노스쇼어, 샌디비치 외에도 100여개의 해변이 있다. 해안도로를 타고 달리다 만나는 마카푸우 전망대에선 몰디브 해안처럼 연한 푸른빛을 띠는 쿠알루아 해변이 펼쳐진다. 쿠알루아 앞에 떠 있는 섬이 ‘중국인 모자 섬’. 사탕수수밭을 일궈냈던 중국인 노동자의 밀짚모자를 빼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참고로, 야경은 탄탈루스 언덕, 일출은 다이아몬드헤드가 포인트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도 한번쯤 가볼 만한 투어코스. 하와이, 타히티, 피지, 퉁가, 뉴질랜드 등 7개 섬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나무 막대기 하나로 능숙하게 불을 피워대는 사회자는 영어,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로 농을 던지며 관람객들을 웃긴다.

 

色이 소리를 삼키는 섬 ‘마우이’

 

오하우가 떠들썩하고 흥겨운 섬이라면, 마우이는 조용하고 차분하다.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즐기려는 연인들에게 좋다. 제주도만한 크기에 인구는 12만 명이 채 못 된다. 오하우나 마우이는 대중교통이 없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렌터카를 하루나 이틀쯤은 빌리는 게 낫다. 컨버터블 같은 폼 나는 자동차를 하나 빌려 타는 것도 좋다(햇살이 너무 좋아 30분도 못 버티고, 지붕을 닫겠지만). 마우이를 달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교통이 복잡하지 않아 초보자도 운전이 결코 버겁지 않다. 도로는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해안과 가깝다.

 

허니문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은 하얏트, 메리어트 등 특급호텔이 몰려 있는 카아나팔리 해변. 해변의 길이는 5~6km는 족히 될 정도로 길다. 해변 앞에는 빌 게이츠가 통째로 빌려 결혼식을 치렀다는 라나이 섬이 보인다. 라나이는 최고급 리조트가 딱 하나 있다는데 일반인들도 들어가볼 수는 있지만 숙박비는 엄청나게 비싸다고 한다.

 

마우이에선 저물녘엔 딴 생각 하지 말고, 연인의 손 깍지를 끼고 모래톱에 앉아서 노을 구경을 하자. 마우이의 노을은 환상적이다. 산도 바다도 사람도 노을에 잠긴다. 해변의 잔디도 야자수도 모래톱도 붉다. 백사장에 들이치던 파도 소리나 호텔 공연장의 북소리마저 저녁놀에 묻힌다. 색깔(色)이 소리(音)를 삼킨다.

 

저녁놀이 아름답다는 것은 자연이 깨끗하단 뜻이다. 먼지가 많거나 공기가 탁해서 생기는 노을은 색이 선명하지 않다. 그저 붉은색에다 검은 물감을 한 방울씩 더해가듯 조금씩 어두워질 뿐이다. 습한 열대 바다의 노을은 바다를 붉게 태우지도 못한 채 구름 속에 잠겨버리고, 수분이 없는 사막의 태양은 우리 상상과는 달리 제 몸을 붉게 태우지도 못한다. 하얗게 떠서 연분홍으로 져버리고 만다. 공기도 맑고, 너무 습하거나 건조하지 않아야 일몰이 아름답다.

 

맑은 바다의 저녁놀은 황금빛으로 시작, 은은하게 붉은빛을 퍼뜨리다가 나중에는 핏물보다 더 진해진다. 순간순간 색깔이 바뀐다. 노을의 스펙트럼을 색깔로 나눈다면 수천 수만 가지가 될지도 모른다.

 

마우이섬도 연계 관광 코스가 많다. 할레아칼라 분화구 투어가 가장 권할 만하다. 새까만 새벽녘에 분화구를 보기 위해 할레아칼라(3,030m) 국립공원에 오르는데 운해를 뚫고 분화구 위로 솟구치는 일출이 장관. 9개의 분화구가 있는 할레아칼라는 세계 최대 휴화산으로 스탠리 큐브릭의 명작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배경이 됐다. 분화구에서 또 다른 재미는 다운힐 바이크.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데 가이드가 따라붙어 안전하다.

 

도심은 작지만 나름대로 역사가 있다. 마우이는 원래 고래섬. 지금도 해안도로 옆 전망대에서 고래가 물을 뿜어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세기엔 고래를 찾아 포경선들이 몰려들었다. 돈이 넘쳐났던 마우이는 빅아일랜드보다 작지만 하와이 왕국의 옛 수도였다.

 

카아나팔리 해안 남쪽 라하이나 항구엔 하와이의 옛 모습이 어슴푸레 남아 있다. 100년 남짓한 키 작은 목조건물이 아직도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다. 고래 기름을 밤새 태우며 불을 밝혔을 법한 포구는 이제 유람선과 낚싯배 선착장으로 변했다. 이밖에도 마우이 앞바다 몰로키니 섬은 스노클링 포인트로 유명하다. 마우이의 서쪽 이아오밸리는 우리로 치면 설악동 계곡쯤 되는 곳.

 

 늘 시원한 바람이 부는데 한국의 계곡만 못하니 굳이 투어를 할 필요는 없다. 인근에는 한국 이민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한국 공원이 있다.

화려한 밤바다도 있고, 조용한 저녁놀 해변도 있는 하와이. 허니무너에겐 하와이만 한 ‘로맨틱 아일랜드’를 찾기 힘들다.

 

여행수첩

 

미국 정부는 알로하 허니문 비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가고자 하는 신혼부부들을 위한 프로그램. 미 대사관에서 미리 선정한 11개의 여행사를 통해 하와이 신혼여행을 가는 사람만 받을 수 있다. 서류는 여권과 비자 신청서(DS156/157), 비자 신청 수수료 영수증(신한은행), 사진(배경이 흰색, 옷은 배경과 구분이 되는 컬러), 여행사 보증서가 필요하다. 여행사에는 신혼여행객임을 입증할 수 있는 청첩장 등을 제출하면 된다. 비자 인터뷰 예약비는 1만2천원. 신청자들은 30일 내에 각자의 일정에 맞춰 편한 날짜와 시간에 비자 인터뷰를 받을 수 있다.

 

알로하 프로그램을 통해 받는 비자는 기존의 관광비자인 10년짜리 B1/B2 비자와 동일하다. 대신 첫 번째 여행지는 반드시 하와이여야 하고, 본토는 갈 수 없다. 두 번째 여행부터는 미국 어느 지역이든 방문할 수 있다. 단 비자가 거부된 적이 있는 사람은 안 된다.

 

알로하 프로그램 운영 여행사는 서울 가야여행사(02-536-4200), 롯데관광(02-399-2300), 범한 여행사(02-2001-4774), 세중 해피투어(02-753-1803), SK투어비스(02-511-1456), 한진관광(02-726-5672), 현대드림투어(02-723-2233), 허니문 리조트 여행사(02-548-2222), 부산 지역은 고려항공(051-803-5959), 뉴부산 여행사(051-816-8811), 대화항공(051-645-7705)이다.

 

하와이는 성수기 비수기가 따로 없다. 굳이 따진다면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우기. 여름 휴가철과 겨울 휴가철에는 미국인들이 많이 몰려 값이 비싸다. 오히려 봄과 가을이 한적해서 여행하기 좋다. 인천∼호놀룰루 항공편은 1주일에 네 편. 갈 때는 7시간 30분, 서울로 돌아올 때는 9시간 정도 걸린다. 시차는 하와이가 한국보다 19시간 늦다. 하와이 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7-0033.

 

 

알라모 렌터카는 국제운전면허증 없이 한국 면허증을 받아준다. 한국사무소(02-2127-1222)에서 예약하는 것이 현지보다 싸다. 크라이슬러 컨버터블 스포츠카(www.alamo.co.kr)의 경우 하루에 110달러 안팎. 마우이에는 하얏트리젠시와 리츠칼튼, 메리어트 등 고급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리츠칼튼은 해마다 소니 오픈과 PGA 우승자들이 모여 왕중왕을 가리는 골프대회가 열린다.

 

마우이 할레아칼라 정상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다운힐 프로그램은 4∼6시간 정도 걸린다. 점심 포함 100달러 안팎. 골퍼들에게도 마우이는 천국. 골프장만 100개가 넘는다. PGA 챔피언들만 모아 메르세데스 클래식을 여는 리츠칼튼 카팔루아 플랜테이션베이 골프코스는 미국의 유명 골프잡지가 뽑은 전 세계 100대 골프장 중 14위를 차지했다.

 

오하우섬은 와이키키 한가운데 하얏트를 중심으로 쉐라톤, 리츠칼튼 등 고급 체인 호텔들이 몰려 있다. 오하우엔 신라원(808-944-8700), 카멜리아(808-944-0449), 레인보우(808-293-9145) 등 한식당도 여러 개 있다. 현지 블루하와이(www.bluehawaii.co.kr)는 하와이만 전문적으로 파는 여행사. 마우이와 오하우를 연결하는 상품도 나와 있다.

 

 

 

 

글·사진/최병준 기자(경향신문 매거진X부)

출처-[레이디경향 2006-03-17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