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1000만을 넘긴 올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 영화 <왕의남자>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장생과 공길의 외줄타기 장면이 으뜸이다.
아슬아슬하게 외줄 위를 걷고 뛰는 그들의 모습 속에 광대의 고단하고 불안한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던 장면을 보며, 1000만 관객은 공감하고 또 불안해해야 했다. 연출임을 알면서도 행여 줄 위에서 균형을 잃고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불안감 때문에. 실제 외줄타기 공연을 보면 헛발을 디뎌 줄 위에서 떨어질 것 같은 묘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부채 하나에 의지해 균형을 잡고 온갖 묘기를 다 펼쳐 보이는 외줄타기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영화를 본 이후부터 그 생뚱맞은 호기심은 또 다른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외줄타기의 포인트는 바로 균형.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것이 전정기관이다. 전정기관은 달팽이관과 반고리관 사이에 있으며, 림프액이 들어 있는 2개의 주머니가 있고 그 속에 감각세포가 있어 몸이 중력의 방향에 대해 기울어지는 것을 느낀다.
전정기관은 림프액이 들어있는 2개의 주머니로 감각털이 난 세포가 있는데, 그 위에 청사라는 작은 돌멩이가 들어 있는 주머니가 얹혀 있다. 몸이 기울면 청사가 감각털을 압박하게 되어 감각세포가 흥분하고, 이 흥분이 신경에 의해 뇌에 전달되어 자세를 바로잡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어지럼증 즉 ‘현기증’으로 고통 받게 된다. 실제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80%는 원인이 뇌가 아니라 귀에 있다고 한다.
전정기관을 비롯해 귀속의 평형기관에 이상이 생겨 나타난 어지럼증은 보통 중추성 어지럼증이라 불린다. 말초성 어지럼증에는 양성돌발성 체위변환성 어지럼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있는데, 이 중 양성돌발성 체위변환성 어지럼증이 가장 흔하다.
주된 증상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나타난다. 몸을 좌우로 돌릴 때 머리의 위치가 바뀌면서 어지러움이 나타나는 것. 평소 가만히 앉아 있거나 천천히 걸을 때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종종 하늘이 빙빙 돌면서 구토가 나는 증상을 겪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1분 정도 누워 있으면 증상이 가라앉는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 앉으면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 평소 이런 증상이 없더라도 머리가 무겁다든지 약간씩 아찔한 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실제 환자는 며칠 동안 어지럽다고 느끼게 된다. 어지러운 증상 외에 오심. 구토. 두통. 가슴 두근거림 등의 자율신경이 자극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도 동반된다.
양성돌발성 체위변환성 어지럼증은 반고리관이라는 기관에 문제가 발생하여 나타난다.
귀에서 평형을 유지하는 기관은 달팽이관 뒤쪽에 붙어있는 반고리관과 이석기관. 어떤 원인에 의하여 이석기관에 존재하는 ‘귀에 생긴 돌’인 이석이 반고리관으로 떨어지고, 이것이 머리의 움직임과 중력의 영향으로 반고리관 내에서 움직이면서 감각신경을 자극하게 되어 어지러움이 발생하게 된다.
진단은 ‘안진’을 할 수 있는데, 이것은 평형기능의 변화로 인하여 나타나는 느린 움직임과 빠른 움직임을 갖는 눈동자의 반복적인 진동을 뜻한다. 눈동자의 진동을 측정하면 진동의 형태. 방향. 강도 등을 알 수 있게 되고 이것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
치료는 물리치료만으로도 높은 치료율을 보인다. 후반고리관 이석의 경우 90% 정도의 치료 효과를. 물리치료와 약물 투여를 동시에 시행하게 되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리치료는 1∼2회 정도로 충분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몇 차례 더 시행할 수 있고 한 번 물리치료를 할 때 3∼6회 정도 반복한다.
물리치료 후에는 집에서 고개를 급격히 숙이거나 젖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밤에 똑바로 누워 베개를 다소 높게 하고 잠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치료 후 되도록 옆으로 눕지 않고 잠을 자는 버릇을 가지도록 해야 하며. 특히 오랜 시간 옆으로 누워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과격하게 머리를 숙이거나 물구나무 서기. 골프 등의 운동은 피하도록 해야 하며 과식을 하지 않도록 한다. 가벼운 목욕은 괜찮지만 장시간 동안의 사우나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메니에르 병은 분명한 원인은 없지만 귀의 감염이나 외상후, 면역질환 등에 의해서 내이의 미세한 조절기능이 손상을 받아 내이의 임파액의 생성과 분비, 흡수되는 순환과정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것으로, 임파액이 불어나서 내이를 둘러싸고 있는 막이 부푸는 것.
증상은 20분에서 수시간 동안 주위가 빙빙 도는 어지러움이 메스꺼움과 구토와 함께 나타나고, 귀울음(이명)과 귀가 먹먹한 느낌, 력이 약해지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적이다.
증상이 가볍다면 안정을 취하고 저염식을 중심으로 한 식이요법을 하면 어느 정도 호전되는데, 이때 염분의 섭취 제한은 보통 하루 3∼4mg 정도로 1∼2개월간 지속해야 한다.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하면 약 90% 정도에서 메니에르 병이 조절된다고.
약물 요법으로는 이뇨제, 진정제, 항히스타민제, 혈관확장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약물로 치료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반복성 현기증 등이 있는 경우나 청력 감퇴를 예방하기 위해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주로 30∼40대 중년층에게 발생하는 전정신경염은 봄과 이른 여름에 유행성으로 가족적으로 출현하며 감기증상을 동반한다. 이때 극심한 어리럼증이 하루 이상, 길면 2∼3개월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이것은 비 수술적 요법으로 약 65%에서 치유가 가능한데, 별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요법이 필요하다. 수술은 늘어난 내이 임파액을 내이에서 빼주거나 평형신경을 잘라주는 수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제휴사/메디컬투데이(www.mdtoday.co.kr) 이윤원 기자 mybint@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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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쿠키뉴스 2006-04-07 08:28]'♡피나얀™♡【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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