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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비군단, 싱글족을 잡아라!

피나얀 2006. 4. 25. 21:58

 


1~2인용 제품·즉석 음식 크게늘어... 싱글 전문 쇼핑숍도 등장
인터넷 쇼핑몰, 싱글 코너 따로 만들어... 외식업체는 1인석 배치

 

싱글족을 겨냥한 상품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혼자 사는 집을 꾸미는 데 적당한 작은 소파에서부터 1~2인용 식탁, 즉석 레토르트 음식, 싱글족을 위한 자산(資産) 포트폴리오 상담에 싱글족을 타깃으로 삼은 전문 쇼핑숍까지 생겨났다. 600만 싱글족이 강력한 소비 군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경향을 반영해 최근 서울 강남과 분당, 평촌, 일산 등의 주거용 오피스텔 밀집 지역에는 싱글을 위한 전문숍이 등장하고 있다.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현대고등학교 맞은편 골목)에 있는 인테리어 숍 ‘폴리엠’은 싱글 전문 숍의 대표격이다. 매장에는 심플하면서도 디자인이 돋보이는 침대 커버부터 목욕용품, 문구용품 등이 가득하다. 속옷과 주방용품에 양말이나 수건, 화병 등도 진열되어 있다.

 

독신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한군데서 모두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폴리엠의 홍지민 홍보담당은 “고객 중 80% 가까이가 30대 전·후반의 독신으로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고려한 인테리어 소품에 큰 관심을 갖는다”고 했다. 1인용 접이식 소파, 바텐더 의자, 콘솔, 티테이블 등 패션 가구의 인기가 높다. 혼자서 가구 배치를 손쉽게 바꿀 수 있도록 서랍장이나 테이블에는 바퀴 달린 제품이 많다.

 

최근 싱글족을 겨냥해 개발된 가전제품 중 눈에 띄는 것은 전기오븐에 전자레인지, 그릴까지 한데 묶은 복합형 전기오븐레인지. 가전제품의 컨버전스를 시도해 혼자 사는 좁은 집의 공간 활용을 높였다. 삼성전자의 하우젠 복합 전기오븐레인지에는 인스턴트 식품의 포장지에 있는 바코드를 인식해 자동으로 조리하는 스마트 스캔 기능까지 갖추었다.

 

그러나 가전제품 중 싱글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 예상을 빗나가는 경우도 있다. 혼자 사는 살림에 맞게 대형 가전의 크기를 줄여 미니 냉장고나 세탁기, 밥솥 등이 속속 출시됐지만 미니 가전에 대한 싱글족의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게 늘어나지 않은 탓이다.

 

 LG전자 홍보실 관계자는 “싱글족을 위해 개발된 제품이지만 오히려 현재 구매력 있는 독신은 가전제품이 빌트인되어 있는 오피스텔로 입주하는 경우가 많아 가전제품을 별도로 구매하지 않 는다”고 설명한다.

 

오피스텔이 아닌 일반 주택에 입주할 때는 아예 대형 냉장고나 드럼 세탁기 등 제대로 된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이 강한 것도 요즘 싱글들의 생활 패턴이다.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최고급 제품을 갖추어 놓는 것이다. 더불어 톡톡 튀는 디자인의 가전제품은 싱글들의 호기심을 산다. 라면을 끓여주는 포트, 팬시 문구 같은 깜찍한 토스트 레인지, 로봇청소기 등 아이디어 상품은 그래서 인기가 높다.

 

애완용품 산업은 싱글족 확산과 더불어 각광 받는 분야로 떠올랐다. 애완동물에 대한 싱글들의 선호도가 두드러지면서 애완용품 시장도 급성장해 지난해에는 1조8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싱글들은 애완동물 돌보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아 애견 패션용품 시장만 올해 매출이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남 일대에는 주인과 애완견의 커플룩이 유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기업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어 애완동물 마케팅이 전문화되는 추세를 띠기도 한다. SK의 캐쉬백 사업부는 애완동물 전문 프랜차이즈 ‘폭시펫’을 운영하며 애완동물 분양은 물론 의료나 애완용품 구매 등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바쁜 싱글들의 시간을 줄여주어 인기가 높다.

 

싱글족 특수를 한몫 단단히 챙기는 곳은 인터넷 쇼핑몰이다. 여유 잡고 쇼핑할 시간이 없는 싱글족이 물건을 주로 구매하는 곳이 바로 인터넷 온라인 상점이기 때문. GS이숍은 ‘싱글즈’라는 카테고리를 별도로 만들어 싱글을 위한 모든 물건을 한군데서 쇼핑하도록 하는 발 빠른 마케팅 전략을 펴기도 한다. 싱글즈 코너에는 여행 상품부터 인테리어 용품, 조리가 간단한 레토르트 음식이 모두 모여 있다.

 

요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G마켓 역시 싱글들을 위한 특집 이벤트를 펼쳐 눈길을 모은다. G마켓은 침대 판매 비율을 따져 보니 더블과 싱글의 구매 비율이 일반 숍은 7 대 3 정도의 비율인 반면 G마켓에서는 그 동안 절반 이상이 싱글 침대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글들의 온라인 쇼핑몰 이용률이 높음을 방증하는 예다. G마켓 김형중 과장은 “이번 이벤트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상품이 침대 머리맡에 장식용으로 다는 캐노피와 인테리어 소품인 비즈발 등으로 집계 돼 요즘 싱글들은 실용성도 중시하지만 삶의 질적인 차원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싱글들의 생필품 구매 장소로 인기가 높은 대형 할인매장은 이들의 소비 패턴을 예의 주시한다. 월마트는 싱글족이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 사이에 주로 매장을 찾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해 ‘싱글쇼핑 나이트’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밤 10시 이후부터 싱글 남녀가 쇼핑을 하며 서로 호감가는 이성끼리 즉석 만남을 갖도록 하는 이벤트.

 

역삼동 인근의 월마트에서는 싱글족의 또 다른 소비 형태도 감지된다. 수입 소스류와 세제 구매가 높아진 것. 월마트 강남점 신유미 마케팅 담당자는 “외국 생활 경험이 많고 제품 정보가 다양한 싱글들이 수입 식자재인 파스타 소스나 샐러드 소스류 구매를 선호한다”고 최근 경향을 설명한다.


이 밖에 대형 할인매장의 즉석식품 판매 코너도 바쁘다. 이마트는 도시락, 영양밥, 베이비 립, 오므라이스 등 간단한 밥 종류를 비롯해 200여가지의 즉석조리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매출 예상액은 1500억원 안팎. 지난해보다 30%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가 많은 수도권 일대 아파트 주변은 생활필수품의 대량 구매가 많은 반면 강남 인근은 생수나 즉석조리 식품 등의 구매도가 높다”며 “그래서 양재점 등 일부 점포에서는 고객이 탕 및 국거리를 지정하면 현장에서 바로 팩으로 포장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했다.

 

외식업체들은 싱글족을 위한 1인 식사 공간 마련을 늘리는 추세다. 바(bar) 형태의 매장 시스템을 마련해 혼자서도 마음 편히 식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일본식 스테이크를 파는 ‘페퍼런치’명동점은 40여개의 좌석이 모두 1인용이다. 혼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고깃집과 곱창전문점도 등장했다. ‘고기촌 플러스바’는 바를 설치하고 혼자 찾은 고객이 바텐더와 대화를 나누면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이색적인 사업이나 이벤트도 서서히 증가한다. 상위층 싱글족만을 겨냥해 주상복합건물이나 오피스텔에 살면서 호텔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레지던스’라는 신세대 주거문화 사업도 선을 보였다. 호인즈는 레지던스 전문 위탁운영업체로 현재 500여개의 호텔 네트워크, 100여개의 제휴사를 바탕으로 최고급 싱글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위스키 브랜드 J&B는 싱글을 대상으로 ‘나이톨로지 캠핑카’ 행사를 열어 싱글 남녀 12명이 캠핑카를 타고 경기도 일대 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이벤트를 펼치는가 하면 클럽메드나 투어익스프레스는 싱글 대상의 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새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CUV)를 출시하며 아예 젊은 싱글족을 염두에 두고 여행을 좋아하는 싱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여행 짐칸을 넉넉하게 갖추는 마케팅을 펼친다.

 

미래에셋은 ‘싱글들의 자산 투자 포트폴리오’ 프로그램을 마련해 미래에셋 미디어를 통해 온라인 강연을 펼쳐 보이기도 한다. 미래에셋 자산운용 컨설팅 강문경 연구원은 “전에는 30대 위주 컨설팅은 주로 신혼 부부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지금은 싱글을 하나의 그룹으로 파악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강남 일대 오피스텔과 원룸은 품귀 현상을 빚기도 한다. 역삼동, 대치동, 서초동 일대 오피스텔은 나온 물건이 거의 없을 정도다. 현대렉시온이나 목화 밀라트, 롯데 골드로즈 등은 싱글들에게 인기가 높은 오피스텔. 빌트인 시설은 물론이고 교통도 편리해 싱글들이 많이 찾는다.

 

역삼동 오피스텔을 주로 거래하는 미래부동산 김형곤 과장은 “최근 1년 사이 월세가 60만원에서 70만원 선까지 10만원 안팎 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그마저도 물건이 없어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형편이고 연립 형태의 원룸도 나오기가 무섭게 물건이 빠진다. 강남에는 이제 오피스텔을 신축할 공간이 남지 않아 인근 분당이나 수서 쪽으로 이동하는 싱글도 많다. 이들을 따라서 임대주택업자들이나 외식업 및 각종 서비스업도 확장되어 간다. 싱글족이 몰고 다니는 경제력은 기업들에 새로운 블루오션인 셈이다.

 

 

 

 

 

 

 

이선정 자유기고가(sjlgh01@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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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주간조선 2006-04-25 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