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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에서 널리 알려진 일림산의 철쭉이 이제 피어나기 시작한다. |
ⓒ2006 서종규 |
지난 4일 아침 8시 30분, 산을 좋아하는 광주 사람들 8명이 남도 철쭉의 시작을 알리는 보성과 장흥 경계에 위치한 일림산으로 출발하였다. 화순 이양과 보성을 지나 일림산에 가는 길은 녹음으로 가득하다. 논에는 자운영이 붉은 꽃밭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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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림산 능선에 오르면 아래에 펼쳐진 보성 차밭의 절경이 눈에 들어 온다. |
ⓒ2006 서종규 |
오전 10시에 한치재에 도착했다. 일림산 등산길은 한치재에서 정상(667m)으로 오르는 5.7km 길과 용추골 골치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3.4km 길이 있다. 아니면 제암산 - 사자산 - 일림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을 타는 15km의 장거리 산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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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선을 걷다 보면 남해바다에 떠 있는 섬들이 약간 남아 있는 황사로 인하여 그리움처럼 다가온다. |
ⓒ2006 서종규 |
길 양옆에 핀 별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얀 별꽃은 꽃잎이 조금 컸다. 박혀 있는 꽃술로 별꽃엔 까만 점이 찍혀 있다. 그리고 가냘픈 각시붓꽃이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인사한다. 땅에 딱 붙어서 꽃잎만 내밀고 있는 붓꽃이 앙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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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주일 후면 저 능선 가득 붉은 철쭉꽃이 가득 피어날 것이다. |
ⓒ2006 서종규 |
철쭉을 기대하고 오르는 등산길엔 철쭉나무가 가득하였지만 꽃은 이미 다 떨어져 없고, 푸른 잎들만 가득 피어올라있다. 늘 그렇지만 철쭉이 온 산에 가득하게 피어 붉음이 하늘까지 물들이는 모습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산에 처음 오르기 시작할 때에는 꽃에 대한 기대감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하지만 꽃잎은 이미 다 지고, 푸른 잎새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을 때가 있고, 아직은 꽃망울들만 초롱초롱한 모습으로 하늘 가득 흔들리고 있을 때가 있다. 그래서 만개한 철쭉을 찾는 발걸음은 항상 조심스러운 것이다. 등산 초입에 떨어진 꽃잎과 피어난 잎새를 보고 조마조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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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망울이 보낸 편지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
ⓒ2006 서종규 |
11시에 용반삼거리에 도착했다. 평일인데도 철쭉 산행을 나선 사람들이 많다. 용반삼거리부터는 길 양옆에 철쭉밖에 없다. 철쭉꽃은 몇 송이씩 피어 있고, 대부분 나무 가득가득 꽃망울들이 흔들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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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망울, 그것은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 |
ⓒ2006 서종규 |
아쉬웠다. 이제 막 피어나려고 하는 수많은 꽃망울들이 흔들거리는 모습, 철쭉 너머 남해바다까지 날아갈 것 같은 붉은 기운을 쏟아내는 꽃망울들의 싱그러움, 만개한 붉은 철쭉 향연이 아닌 꽃망울들 사이를 걸어가는 산행, 몇 송이씩 피어 있는 철쭉의 모습이 반가워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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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쭉꽃의 붉음이 하늘에도 가득 퍼질 것이다. |
ⓒ2006 서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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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쭉 너머 남해바다까지 날아갈 것 같은 붉은 기운을 쏟아내는 꽃망울들의 싱그러움 |
ⓒ2006 서종규 |
12시30분, 일림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엔 많은 사람들이 꽃을 구경하고 있다. 아니 피어나는 꽃을 기대하고 있다. 어떤 군인들도 호남정맥을 따라 이곳까지 행군을 해 왔단다. 군데군데 피어 있는 몇 송이 꽃잎 아래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남해바다까지 날아가려고 두 손을 활짝 펼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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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개한 붉은 철쭉 향연이 아닌 꽃망울들 사이를 걸어가는 산행 |
ⓒ2006 서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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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거리는 것과 같은 연한 녹음들이 우리의 마음을 연한 녹색으로 채워주고 있다. |
ⓒ2006 서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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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오마이뉴스 2006-05-06 15:14]![](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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