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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양동근, 그의 연기엔 리듬감이 넘친다

피나얀 2006. 5. 6. 23:10

 

‘대한민국에서 연기를 가장 잘하는 연기자는 누구일까.’
이 물음에 대해선 상당히 많은 연기자의 이름이 거론될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연기다운 연기를 하는 연기자는 누구일까.’
질문이 조금 모호하다. 풀어 설명하자면 실제 삶을 묘사하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연기자가 아니라, 드라마 또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개성과 색깔이 분명한 연기를 추구하는 연기자에 대한 물음이다.

이에 대한 답은 극소수 연기자로 압축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 중에 최근 MBC 수목 미니시리즈 ‘닥터 깽’(극본 김규완ㆍ연출 박성수)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양동근이 포함되는데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양동근의 연기는 독특하다. 힙합 래퍼로도 활동하고 있는 영향을 받은 덕분인지 연기에도 리듬감이 넘쳐 흐른다. 양동근의 대사를 듣고 있다 보면 힙합 가수가 랩 가수를 읊조리는 듯한 인상을 받기도 한다.

어찌 보면 교과서적인 연기와는 거리가 멀 수도 있고, 익숙함이라는 차원에선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양동근은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나름대로의 분명한 색깔을 완성했고 연기와 힙합의 접목이라는 자신만의 확고한 연기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양동근의 연기는 한번쯤 풀이해볼 가치가 있다. 양동근과 함께 작업한 사람들과 방송 관계자들을 통해 양동근의 연기 세계를 분석해봤다.

# 양동근은 연기를 잘 한다? 객관적인 잣대에서 평가할 때 ‘잘 하는 연기는 아니다’라는 게 일반적인 방송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높낮이가 거의 없는 밋밋한 대사톤과 때때로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우물거리는 듯한 발성, 무색에 가까운 한결 같은 표정 등은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연기의 모범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그러나 양동근에게 연기를 못한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자신만이 구축한 분명한 색깔의 연기 세계는 교과서라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평가 기준보다 높은 곳에 있어 잣대를 들이댈 수 없는 게 맞다고 볼 수도 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연출했던 이형민 PD는 “연출자 입장에서 양동근이 연기를 잘 한다고 볼 수는 없다. 연출자가 원하는 그림을 만들어줄 연기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의 연기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궁합이 맞는 연출자를 만나면 분명이 빛을 발할 것이다. ‘내 멋대로 해라’와 ‘닥터 깽’에서 함께 작업하는 박성수 PD는 이를 잘 살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 양동근은 연기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다? 양동근과 함께 작업한 연기자나 연출자들은 양동근의 연기에 대해 ‘천재적’이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강한 개성의 연기를 한치의 실수도 없이 완벽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또한 말투나 표정, 동작 등이 비슷한 듯하지만 실제로는 항상 다른 점도 그의 천재성을 보여준다. 심지어 NG가 난 뒤 같은 장면을 연기하면서도 표정과 동작 등을 달리하는 변화무쌍함은 연출자와 상대 연기자를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닥터 깽’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한가인은 “양동근은 애드리브와 순발력에 강한 연기자로 생각했다. 그러나 함께 연기하면서 여기에 철저한 계산이 숨어있는 점을 알고 놀라고 있다.

풀어진 듯 편안해 보이지만 한치의 오차가 없다. 그의 실수로 NG가 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을 정도다”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양동근은 틀 안에 속박되길 거부하는 연기자다. 끊임없는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때로 연출자의 통제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그런 까닭에 그가 출연한 작품은 잘 짜여진 구조는 아닌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열광적인 마니아의 지지를 받지만 폭 넓은 지지로 이어지지는 못하는 한계도 있다.

# 양동근은 편하게 연기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양동근의 모습은 장난스러우면서도 편안하다. 그러나 실제 양동근은 이와는 정반대에 가까운 성격을 지녔다. 말수도 적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생각에 잠기는 걸 좋아한다. 아웃사이더 기질이 다분하다.

영화 ‘바람의 파이터’와 MBC ‘뉴 논스톱’에 함께 출연했던 정태우는 “촬영에 들어간 시간 이외에는 세 마디 이상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다. 그나마 대부분 단답형이었다. 양동근형은 항상 어두운 표정으로 뭔가를 생각한다. 그러나 연기에 임하면 그런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연기자 양동근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양동근의 주위 사람들은 양동근의 고뇌에 대해 ‘뭔가 새로움을 추구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철저하게 계산된 자유로움의 완벽함이 여기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다.

양동근의 한 측근은 “한참동안 상념에 잠겨 뭔가를 중얼거리기에 자세히 들어보니 2~3마디의 대사를 수십가지의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보는 것이었다. 그때엔 평소 말하는 것도 이렇게 연습과 계산에 의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이동현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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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2006년 5월 6일(토) 7:53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