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꽉찬 게로 간장게장… 살 푸짐한 게는 찜으로::)
매년 이맘때 쯤이면 어머니가 늘 가는 곳이 있다. 그곳은 다름아 닌 소래 포구. 차편이 마련되지 않는 경우에도 아랑곳없이 전철 에 버스를 몇 번씩 갈아타고 그 곳에 가서 양손에 한 보따리씩 잔뜩 꽃게를 장 봐다가 게장을 담그는 것은 어머니의 중요한 연 례 행사 가운데 하나다.
다리도 아프고 힘도 드니 이제는 제발 좀 그만하시고 가까운 곳 에서 게를 사다 잡수시라 해도 영 고집을 꺾지 않으신다. 제철 꽃게는 역시 소래 시장에 가서 사 와야 맛도 좋고 가격도 싸다나 ? 하긴 어머니가 사 오신 꽃게는 정말 싱싱하고 큰 것이 역시 다 르긴 달랐다. 다리품 들인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것 같았다.
제철이라 해도 살아있는 토실한 꽃게 한 두 마리 사자면 2만 ~3 만원은 너끈히 지출해야 하는 비싼 꽃게. 그 때문에 수산물 가격 이 비교적 저렴한 홍콩에서 일년을 살면서 마치 한풀이라도 하듯 많이 찾아 먹었던 것이 게와 새우였다. 우리나라에 비해 절반 이상 싼 가격에 푸짐하게 먹는 맛은 있었다. 그러나 역시 한국산 꽃게의 특유의 깊은 맛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단 하나 예외가 있었다면 홍콩의 털게였다. 9월에서 11월에 이르 는 가을철이 되면 홍콩 사람들은 털이 북실북실한 털게 요리를 무척이나 많이 즐겨 먹는데 그 때문에 온 동네 수산시장과 슈퍼 마켓에는 노끈으로 발이 묶인 털게가 진열장에 즐비했다. 그러나 제법 먹을만한 크기의 것은 한 마리에 2만원 가량 하는 비싼 가 격에 늘 군침만 삼키며 돌아서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인가 홍콩 회사 동료의 집에서 열린 ‘털게 회식’을 마친 남편이 집에 들어와 자는 나를 깨우더니 찐 게 한 마리를 내미는 것이 아닌가? 동료들이 극구 더 먹으라고 권하는 것을 사양하고 집에 있는 내 생각이 나서 한 마리 가지고 왔다 는 것이었다.
좀 귀찮기는 했지만 남편의 성의를 봐서 함께 가지고 온 소스에 게 살점을 찍어 입에 넣는 순간, 덜 깬 잠은 확 달아나고 말았다 . 입안에 퍼지는 그 고소한 맛과 향은 제법 한국의 꽃게에 견줄 만했다. 그리고 그 미각을 돋우는 새콤달콤한 소스의 정체는 무 엇인지 궁금하기만 했다.
반드시 장을 보지 않아도 그 핑계로 드라이브 삼아 가까운 포구 나 수산시장으로 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운이 좋으면 집게발이 떨어진 하자 상품을 비교적 싼 값에 살 수도 있다.
또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게는 신선도는 별반 차이가 없음에도 활게에 비해 저렴하다. 현재 활게(암게)는 3~4마리에 3만~3만50 00원 선(수산시장 도매가격 기준)에 거래되고 있고, 죽은 지 얼 마 안 된 것을 얼음에 담가 둔 신선꽃게는 4~5마리에 2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싱싱한 것은 게무침을 할 정도로 살이 탄력있고 신선하지만 가끔 냉동꽃게를 속여 파는 곳도 있으니 주의해서 고를 것. 알이 꽉 찬 게로는 간장게장을 담가 보고 살이 푸짐한 게로는 게찜을 만 들어 초여름 미각을 찾아보자.
[ 게찜 ]
# 재료 : 게 10마리, 마늘 5개(얇게 저미거나 채 썰어서), 생강 1톨(얇게 저미거나 채 썰어서), 간장소스(진간장 1큰술, 오렌지 주스 1큰술, 식초 2분의1 큰술, 맛술 1큰술)
① 게를 솔로 문질러가며 흐르는 물에서 깨끗하게 씻은 후 배꼽 을 제거하고 등딱지를 열고 모래주머니도 제거한다.
② 김이 오르는 찜통에 게를 넣고 잡냄새와 비린내가 가시도록 마늘과 생강 손질한 것을 조금씩 뿌린 후 20분 정도 쪄낸다.
③ 분량의 소스 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든 후 쪄낸 게와 함께 곁 들이면 완성.
# Tip 1. 쪄낸 게는 뜨거울 때보다 차갑게 식혀 먹으면 살이 더 쫄깃하고 맛이 좋다.
2. 얇게 저민 레몬을 준비해 게살에 레몬즙을 뿌린 후 먹으면 상 큼한 맛과 향이 나고 손에서 나는 게 냄새도 쉽게 제거할 수 있 다.
3. 살이 별로 없는 다리 부위는 따로 떼어 놓았다가 된장, 고추 장을 푼 국물에 넣어 끓여내 게찜과 같이 곁들여 내면 좋다.
4.게 찜을 낼 때에는 뜨거운 공기밥 보다는 차가운 주먹밥, 샐러드 등 이 잘 어울린다.
[ 간장게장 ]
# 재료 : 꽃게 10마리, 간장 1컵, 멸치국물 3컵, 청주나 맛술 6 큰술, 향신야채(생강 3톨, 마늘 8개, 작은 고추나 마른 고추 5~6 개, 양파 작은 것 1개, 대파 1뿌리) ① 양파는 채 썰고 마늘과 생강은 얇게 저미거나 채 썬다.
② 다시마를 넣은 멸치 국물 3컵을 간장과 섞어 냄비에 붓고 술, 향신야채 등을 넣어 센 불에서 팔팔 끓인다. 거품은 수시로 제 거한다.
③ ②를 체에 걸러 간장국물만 받아 식힌다. 간장을 끓이고 식히 는 동안 게를 손질한다.
④ 게를 솔로 문질러가며 흐르는 물에서 깨끗히 씻은 후 등딱지 를 열고 모래주머니를 제거한다. 집게발은 방망이로 두드려 손질 해둔다.
⑤ 게의 등딱지가 아래를 향하도록 해서 게 몸통과 맞춰 끼운 후 보관용기에 차곡차곡 넣는다.
⑥ 식힌 간장물을 가만히 붓고 간장이 게에 골고루 스며들도록 용기를 좌우로 움직여준다.
⑦ 냉장고에 넣어 하루 정도 지나면 대개 맛이 들어 먹을 수 있 다.
# Tip 1. 많은 양을 오래 두고 먹으려면 하루정도 지난 후 간장 물만 따라내서 팔팔 끓여 식힌 다음에 다시 부어준다. 그리고 다 시 이틀 지난 후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 해서 두면 된다. 오래 보 관할 생각이라면 간장의 농도를 진하게 맞추자.
2. 매운 맛을 좋아하면 간장 끓일 때 통고추를 같이 넣어 끓이면 매콤한 고추맛이 나는 간장게장을 즐길 수 있다.
3. 간장게장을 다 먹은 후 게의 등딱지에 달걀 노른자에 비빈 밥 을 채워 넣고 간장물을 2큰술 정도 부은 다음 가스레인지 그릴에 서 구워내 보자. 등딱지가 약간 타고 밥표면이 노릇할 정도로 구 워내면 고소한 별미 간장게장 밥구이를 즐길 수 있다.
4. 간장게장을 담글 때에는 살이 많은 몸통만 이용하는 것이 실 속있다. 다리는 모두 떼어서 1회 분량씩 따로 냉동보관했다가 찌 개나 국을 끓일 때 한두 개씩 넣으면 깊은 감칠맛을 낼 수 있다.
정리 = 이인표기자 lip@munhwa.com
출처-[문화일보 2006-05-24 17:41]![](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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