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TV 2006-05-30 09:20]
<앵커 멘트>
요즘같은 저출산 시대.. 아이낳는 것을 꺼리게 하는
요인중에 하나가 바로 육아문제입니다.
아무래도 남편보다는 아내들의 부담이 더 크게 지워지죠?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는
엄마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는데요
오늘은 슈퍼우먼으로까지 불리우는 맞벌이 엄마들의 육아 전쟁을
취재했습니다.
정지주 기자.. 아무래도 회사에서 보육시설을 설치해 놓으면 그나마 부담이 줄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에요.
<리포트>
네. 법적으로 여성 근로자가 3백명이상이거나, 남녀 근로자가 5백명 이상인
사업장에서는 직장내 보육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요, 지난해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열곳 중 여덟곳은 이런 보육시설이 제대로 안돼 있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는, 여성이 출산을 하게 되면 반강제적으로 퇴사하도록 하는 등 부당한 일도 빈번한데요, 아이 많이 낳으라고 말만
하면 뭐하냐는 엄마들의 하소연을 들어봤습니다.
10년차 직장인 장진희 씨의 아침은 그야말로 전쟁같습니다. 새벽 여섯시 반, 세
살과 네 살짜리 두 딸을 깨우는 것부터 쉽지 않은데요. 한창 단꿈을 꾸고 있는 아이들,여간해서는 잘 일어나지를 않죠, 어르고 달래기를 몇 번씩
해야 겨우 일어나는데요,
출근 전에 두 아이 세수 시키고, 아이들 옷도 갈아입히고, 게다가 자신의 출근 준비까지, 모든 걸 30분
안에 끝마쳐야 합니다.
<인터뷰>장진희씨(31세): “이제는 익숙해 졌는데 처음에는 많이 힘이 들었어요. 그리고 운적도
많아요.”
장 씨가 출근하려고 집을 나설때면, 아이들은 울음보가 터지는데요, 원래 보채는 두 아이를 달래 놀이방을 데려다 주는 건
남편 몫이지만, 오늘처럼 남편이 당직이라도 서는 날엔 친정 어머니까지 동원돼야 합니다.
<인터뷰>윤현숙씨(54세, 장씨
친정어머니) : “안타깝죠. 딸자식이 결혼해가지고 편하게 살아야 되는데...... 직장 생활하니까. 때로는 사위가 미울 때도
있고......”
저녁 7시까지, 아이들은 놀이방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야 하는데요, 친구들보다 일찍 왔다가 늦게 돌아가는 날이
대부분입니다. 퇴근후 아이들을 데리러 온 장씨, 사실 두 딸 잘 키워보자고 몸이 열 개도 모자랄 정도로 뛰어다니는 거지만, 고민도 많습니다.
<인터뷰>장진희씨(31세) : “육아하면서 당연히 애들이 아프고 회사 다니면서 좀 이렇게 힘들고 이런 것은 다 감수를
해요. 단지 제 욕심을 채우고자 아이들에게 너무나 못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 때문에 좀 마음은 아프고......”
맞벌이지만, 육아와
집안일은 남편보다 더 부담이 크다는 장씨. 하지만 육아비에만 매달 70만원씩,월급의 반을 쏟아붓는 형편이라 직장 그만두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장진희씨(31세) : “저 같은 경우 먹고살기 힘드니까......아직까지는 집 살 때까지는 계속 다니려고요.
(PD질문 돈 때문에요?)돈 때문에도 있고요.”
직장인 이은정씨 역시 육아 문제로 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곳을 찾지 못해 이 씨는 여섯 살짜리 아들을 아예 친정집에 데려다 놨는데요 이 씨는 매일, 이렇게 아들 세진이와 전화로 인사를 합니다.
<녹취> “세진아 엄마 보고싶어요? 엄마도 세진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 엄마 토요일에 갈게요.”
<인터뷰>이은정씨(28세) :“주 중에 제가 계속 (아이를)데려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까 주 중에 너무 보고
싶으면 제가 가서 (아이를)한 두 시간이라도 보고 오고요. 사무실에서 아이랑 통화하면서 어떻게 보냈는지 그런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한창 부모에게 재롱을 부릴 여섯 살, 세진이는 매일 전화로만 만나는 엄마가 항상 그립기만 한데요.
<인터뷰>조연희씨(58세, 이씨 친정어머니) : “내 마음이 엄청 아파요. 솔직히 떼도 쓰고 처음에는 안떨어지려고 애가
막 울고 난리가 났었어요. 엄마 왜 우리는 집이 둘이냐 그러고......”
이렇게 이산가족 아닌 이산가족으로 닷새를 보내고, 토요일
아침 ! 이 씨는 세진이를 만나러 친정에 오는 길입니다.
세진이는 일주일 중에 이 시간이 가장 기다려지는데요, 오늘은 아빠에게
다른 약속이 있어,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됐는데요. 이 씨는 주말만큼은 아들을 위해 특별한 시간을 보내려고 애를 씁니다.
사실, 이 씨는 외로워 하는 세진이를 생각하면,동생을 낳아주고 싶기도 하지만, 아이 키울 걱정에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가진 엄마와 아들의 행복한 시간은 짧기만 합니다. 또 친정집에 세진이를 데려다주고 다시 한주간 작별을 해야
하는데요,
<녹취> “엄마 토요일에 올게.” “싫어.싫어. 엄마 지금 할머니네서 자. 헤어지기 싫어.”
<인터뷰>이은정씨(28세) : “이럴 때마다 그만 둬야 하는 것이 아닌가 갈등을 하게 되고......(엄마 내일
와요.)누구를 위해서 다니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내 욕심인지. 정말 저희가 아이를 위해서 다니게 되는 것인지 많은 갈등을 하게
돼요.”
이럴때마다 이 씨는, 직장에 보육시설이라도 있으면 아이 걱정도 줄어들고, 일도 더 잘될 것 같다는 아쉬움 뿐입니다.
<인터뷰>이은정씨(28세) : “탁아소라든가 이런 직장 내의 보육시설이 있었으면 바라기는 하는데 아직까지 저희 회사 뿐
아니라 그렇게 일반 기업들이 그런 쪽에는 아직 관심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법으로 여성근로자 3백명 이상이거나 근로자 5백명
이상의 사업장은 직장내 보육시설을 두도록 돼 있지만 지난해 노동부 조사 결과 열 곳 중 여덟곳이 제대로 안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육서비스는 커녕, 오히려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있는데요 결혼한 지 5년 만에 첫 아이를 가진 김 모씨도 그런 경웁니다. 임신을
내놓고 말할 수도 없는 직장 분위기에 아이를 가진 것도 숨기고 일을 했던 김 씨는 임신 사실이 알려지면서 퇴사를 강요받았다는데요.
<인터뷰>김 모씨(30세) : “왜 다니려고 그러냐 임신을 했으면 이제 쉬어라. 너도 오랫동안 직장 생활 하지 않았냐
이제 쉴 때도 되지 않았냐......”
김씨가 다니던 회사는 지금까지 여직원들에게 출산휴가를 준 적도 없고 휴직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고 합니다.
<인터뷰>김 모씨(30세) : “(회사)동생들도 많이 임신을 늦추고 있는 시점이다. 일부러
분명히 저처럼 또 이런 경우를 당하게 될 거니까.”
김씨는 회사로부터 출산휴가를 받아내려고 여기저기 쫓아다녔지만 그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데요.
<인터뷰>김 모씨(30세) : “노동부랑 다 알아봤어요. 정부 기관 그쪽에서는 다 그냥
진정서를 내라, 고소를 해라, 부당한 업무를 당했을 때는 고발 조치를 할 수 있다. 얘기를 하는데 제가 회사를 관 둘 마음이 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겠지만......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더라.”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김씨는 결국 출산휴가를 받지 못한 채 퇴사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 씨는, 10년 넘게 다닌 직장에서 이런일을 당하고서야, 왜 여성들이 아이를 안낳는지 알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김 모씨(30세) : “일하면서도 애를 둘 셋 낳고 싶은 엄마들이 굉장히 많은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 것을 다
포기하고 안 갖는 엄마들도 많고 하나만 낳는 엄마들도 많겠어요. 좀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그런 정책을 해줬으면......”
전문가들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육아도 남편과 아내가 공평하게 책임을 지고, 일하는 여성들의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실질적인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는데요.
<인터뷰>홍승아(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 : “육아 휴직제도도 중요하지만
육아 휴직을 하고 난 뒤에도 복직을 하는 취업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아주 적절한 수준의 신뢰성 있는 보육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출산 장려금을 비롯한 각종 저출산 극복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많은 대책을 내놓기에 앞서, 왜 많은 맞벌이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지에 대해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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