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귀족소금

피나얀 2006. 6. 14. 21:32

출처-[조선일보 2006-06-14 09:57]

 


미네랄소금, 심층수소금, 갯벌소금, 목욕소금…
가격도 100g에 수천원에서 1만원이상 다양

 

며칠 전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을 둘러보던 주부 김윤미씨. 수입 소금 코너 앞을 지나다 말고 우뚝 멈춰섰다. 소금은 그저 천일염 아니면 맛소금, 약으로 먹는 죽염 정도만 있는 줄 알았는데, 눈 앞에 각양각색의 소금이 저마다의 맛과 효능을 자랑하며 전시돼 있는 것. 가격도 동네 슈퍼에서 1kg에 1000원이면 사는 천일염이 200g에 1만원이었다. 대체 소금에 무슨 짓을 한 거야?


짜지 않은 소금이 더 비싸다?

 

일명 ‘럭셔리 소금’의 종류는 다양하다. ‘소금의 캐비어’라 불리는 프랑스산 르 트레져 플레어 드 셀(198g 9700원)은 높은 미네랄 함량과 낮은 염도로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나트륨이 일반 소금보다 40% 적지만 짠맛을 그대로 유지한 핀란드산 팬솔트(300g 4600원), 전통 정제 방식 소금에 후추를 섞어 고기를 구울 때 사용하면 좋은 일본산 해노정 후추소금(55g 9700원), 독특한 제법으로 많은 종류의 미네랄을 함유하여 기네스 기록을 갖고 있는 일본산 누찌 마쓰(110g 9700원), 히말라야산 암염(300g 1만5500원)도 있다.

 

소금은 농산물이 아니지만 IFOAM(국제유기농 협회)의 규정에 따라 채취, 생산, 포장하면 ‘유기농’ 소금이라고 부른다. 유기농 소금은 미네랄 함량이 높고 맛이 깔끔해 요리하거나 빵을 구울 때는 물론 담수어 요리나 섬세한 맛을 가진 해산물이나 조개류, 갑각류를 요리할 때 잘 어울린다.

 

일본 특산물인 해양심층수 소금은 미네랄이 풍부하며 짜지 않고 감칠맛이 난다. 요리연구가 차유진씨는 해양심층수 소금을 샐러드 드레싱이나 소스의 간을 맞추는데 사용한다. 토마토 위에 살짝 뿌린 다음 구우면 토마토의 은근한 단맛을 한층 더 끌어 올려주며, 고등어 자반을 만들면 짜지 않고 고소하다고 한다.


피클·장아찌엔 호수 소금… 김치엔 자염

 

호수소금은 빙하수의 깨끗함과 더불어 오랜 시간 동안 태양열로 마르고 굳기를 반복해 미네랄이 풍부하고 중금속이 없다는 게 특징. 음식의 간을 맞추기보다는 피클이나 김치, 장아찌와 같은 발효식품에 더 잘 어울린다.

 

국내산으로는 죽염과 자염이 대표적인 고급 소금이다. 죽염은 대나무 통에 소금을 담아 구워 만들며, 구운 횟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가장 약효가 있다고 하는 9회 죽염은 유황냄새가 워낙 강해 요리에는 어울리지 않고 건강 증진 목적으로 이용된다. 반면 두 세 번 구운 죽염은 ‘생활죽염’이라는 이름으로 나와 요리에도 쓸 수 있다.

 

죽염으로 유명한 ‘인산가’ 9회 죽염의 경우 분말 1kg이 18만원, 3회 구워 요리에 사용하기 편리하게 한 생활죽염은 210g 7000원.

 

자염은 우리나라 서해안의 특산물로 말린 갯벌흙을 깨끗한 바닷물로 걸러서 10시간 동안 은근한 불로 끓여 만든 소금이다. 입자가 고우며 염도가 낮아 순한 맛이 난다. 끓이는 동안 거품을 걷어내기 때문에 쓴맛과 떫은맛이 거의 없는 게 특징. 차유진씨는 “자염은 미네랄이 농축돼 깊은 맛을 낼 뿐 아니라 재료가 잘 무르지 않아 김치나 젓갈 등 발효식품을 만들 때 좋다”고 말했다.


사해 소금물로 목욕하면 예뻐진다

 

다양한 종류만큼 활용법도 다양하다. 소금물 목욕이 대표적. 반신욕이나 입욕시 소금을 한 주먹 넣으면 땀이 더 쉽게 나고 피로가 풀린다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한방에서는 소금의 짠 맛이 피로가 쌓인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에스테틱 살롱 ‘헬스앤슬림’의 이샤론 원장은 소금의 삼투압 작용과 소독작용이 피부 미용을 돕는다고 한다. “미용소금을 오일에 섞어 전신을 문지르고 난 뒤 입욕하거나 샤워하면 불필요한 각질을 제거해 피부를 매끈하게 만들고 노폐물도 제거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사해 소금이 목욕 소금으로 유명한데, 사해는 호수 같이 고여 있는 바닷물이라 염도가 진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을 만들어 낸다.

 

아로마 오일과 소금을 섞어서 이용하면 상승 효과도 볼 수 있다. 페퍼민트는 근육의 피로를 풀고, 라벤더는 긴장 완화와 숙면 등의 효과가 있다. 사해 소금에 아로마 오일을 섞은 아베다의 목욕용 소금인 ‘아베다 수딩 아쿠아 테라피’는 400g에 4만5000원.

 

아토피 아이를 가진 엄마 중에는 아이를 죽염으로 목욕을 시키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해 한의사 박기복씨는 “대나무는 열을 내리게 하고, 막힌 것을 뚫어 주고, 소금은 피부의 풍독 제거및 살충 효과가 있으므로 죽염은 열이 많은 체질의 아토피성 피부염에 일정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피부과 전문의들은 펄쩍 뛴다.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한 뒤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