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06-06-26 10:18]
영국 ‘호수지방’을 가다
보통 ‘일주일 휴가’라고 했을 때, 앞 뒤 토·일요일까지 잡으면 총 9일. 마침 올해 추석 연휴도 길게 잡으면 최장 9일. 유럽행을 계획 중이라면 런던·파리·로마 등 대도시만 분주히 점 찍을 것이 아니라, 작은 마을과 이색 도시로 파고 들어 보자.
여행광으로 잘 알려진 괴테는 “독일은 도시가 멋지고 영국은 시골이 아름답다”고 했다. 많은 영국인들이 가족과 함께 할 ‘최고의 여행지’로 ‘호수지방’(Lake District)을 꼽는다. 매년 호수지방을 찾는 방문객은 무려 2000만 명.
15개의 환상적인 호수와 나지막한 구릉 위에 자리한 예쁜 농가, 변화무쌍한 모습을 간직한 산이 어우러진 호수지방은 한 폭의 풍경화다. 반경 45㎞에 이르는 호수지방의 매력은 베이스캠프를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여러 마을과 주변을 둘러보려면 호수지방의 관문에 해당되는 윈더미어(Windermere)가 제격이다.
영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윈더미어 호수를 기점으로 걸어 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는 수십 곳에 이른다. 그 중 윈더미어에서 힐탑(Hill Top)까지 왕복 12km 코스가 최고다. 윈더미어에서 보네스(Bowness) 마을을 지나 페리를 타고 호수를 건넌 후 니어 소리(Near Sawrey) 선착장에서 힐탑을 돌아오는 이 코스는 방문객으로 하여금 영국 시골을 왜 아름답다고들 하는지 생생히 느끼게 해준다.
윈더미어에서 보네스에 이르는 2㎞ 구간에서는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소박한 빅토리아 양식의 가옥을 구경할 수 있으며, 두 마을이 만나는 지점에는 호수 지방에 거주하면서 ‘피터 래빗’과 ‘글로스터의 재단사’ 등 주옥 같은 동화를 저술한 베아트릭스 포터의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아담한 문화 공간도 있다.
윈더미어와 힐탑을 연결하는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니어 소리 선착장에서 힐탑에 이르는 4㎞ 구간. 한쪽은 숲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이고, 그 건너편은 구릉을 따라 걷는 코스. 이 코스의 매력은 19세기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농장과 주택을 배경으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여러 동물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
트레킹 코스 끝자락에서는 동화 ‘피터 래빗’의 무대이자 포터가 생활했던 힐탑을 만날 수 있다.
포터는 생의 대부분을 힐탑에서 양을 키우고 동화를 저술하며 살았는데 그런 흔적들은 어느 곳에서나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영국 호수지방은 런던이나 에든버러처럼 유명한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없고 볼거리 또한 지극히 한정돼 있다. 하지만 많은 영국인들은 호수지방을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다. 호수와 구릉이 어우러진 산책로를 천천히 걷는 순간, 자연스럽게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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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길
‘호수지방’의 관문인 윈더미어로 가려면 ?런던 유스턴 역에서 출발하는 글래스고행 특급 열차를
타고 가다 옥센홀름(Oxenholme)에서 하차해 윈더미어 행 기차로 갈아타고 가는 방법 ?맨체스터에서 직접 가는 방법이 있다. 런던 유스턴
역에서 옥센홀름까지는 4시간 10분, 옥센홀름에서 윈더미어까지는 1시간 20분. 맨체스터 피카딜리 역에서는 2시간 40분이 소요된다.
■ 걷기 좋은 코스
●힐탑 코스: 윈더미어~힐탑 코스는 왕복 12㎞. 윈더미어에서 산책로를 따라 보네스 마을까지 이동 후 니어소리 행 페리를 타고 호수를 건너고 숲길과 초원, 돌담길을 걷는 코스다. 소요시간은 왕복 7시간쯤.
●도브 코티지 코스: 영국을 대표하는 낭만파 시인 워즈워스의 생가와 박물관이 자리한 작은 마을로 윈더미어에서 그래스미어까지는 15㎞. 호수를 따라 걷기에 그만이다. 소요시간은 편도 4시간 정도. 돌아올 때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버스로 30분.
●앰블사이드 코스: 앰블사이드는 빅토리아 양식의 건축물이 모여 있는 작은 시골
마을. 산책로에서 바라본 호수와 농가 풍광이 아름답다. 여름부터 초가을 사이에는 산책로 인근에서 야외 음악회가 열린다. 윈더미어에서
앰블사이드까지는 8km. 왕복 5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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