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마이뉴스 2006-06-26 15:14]
흔히 ‘철인 3종경기’라고 불리는 ‘트라이애슬론대회’에 참가했다. 지난 6월 25일
속초에서 벌어진 2006년 설악트라이애슬론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것이다. 이 대회는 엘리트와 동호인 부문으로 나뉘어 약 8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이어 진행하는 올림픽 코스로 지난 6월 4일 진행된
통영국제트라이슬론대회와 함께 ‘올림픽 코스’대회로는 가장 많은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일반적으로 트라이애슬론은 철인 3종경기라고
불려지지만, 사실 철인3종경기는 매년 8월에 벌어지는 제주IM(Iron Man)대회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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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유태웅 |
ⓒ2006 유태웅 |
3종경기 초짜, ‘머리올리기’에 도전하다가 ‘시민기자 모드’로 변신하다
작년 10월부터 수영을 배우고, 올해 3월엔 사이클을 구입해 틈이 나는 대로 조금씩 준비를 해왔다. 마라톤은 하프코스와 풀코스 완주경험이 있어 특별한 준비없이 대회에 참가했다. 다만, 흔히 오픈워터(Open water)라고 하는 바다수영에 대한 경험이 없어 약간은 두려운 마음이 있었다.
첫 출전이었지만 대회경험도 쌓고 당일 몸 상태와 적응력에 따라선 완주를 시도해 트라이애슬론대회에 처음으로 ‘머리를 올리는’ 쾌거를 꿈꿨다. 드디어 대회날 오전 10시에 처음으로 1.5km 바다수영에 도전했다. 200명 단위로 해변가를 달려나가 바닷물에 몸을 날리며 하얀 물보라를 일으켜 팔을 저어나가는 선수들의 모습은 한마디로 장관이었다.
드디어 두 번째로 나의 차례가 돌아오고 거침없이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던졌다. 그런데 50미터를 채 못가서 바닷물에 떠 있는 부표를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수온 16도 정도로 마치 얼음물 같았던 바닷물은 짜다 못해 ‘쓰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게다가 200명의 선수와 뒤에서 1분 간격으로 출발한 선수들이 앞다투며 벌이는 치열한 몸싸움은 처음 대회에 출전한 3종경기 초짜에겐 ‘황당함’ 그 자체였다.
수영을 하려면 ‘들숨’과 ‘날숨’을 제대로 해야 되는데 물 속에서 ‘날숨’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호흡이 되지 않으니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었다. 50미터 부근 부표에 매달려 ‘그냥 되돌아 갈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몸이 점차 바닷물에 적응하며 일단 완주는 해보자는 마음으로 수영을 해 나갔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바다수영에 서서히 적응이 되었다.
1.5km 바다수영을 마치고 모래사장으로 올라오니 완주시간은 1시간 3분대. 보통 일반적인 동호인 선수들의 기록은 대부분 30분에서 40분 사이였다. 때문에 수영제한시간에 걸려 발목에 찼던 기록칩을 반납해야 했다. 수영감독은 기록칩을 반납해 공식적으로 기록은 남지 않지만, 사이클과 마라톤은 계속해서 완주할 수 있다고 했다.
기록보다는 첫 대회이니 만큼 완주에 목표를 두었지만, 공식기록에 남지 않는다는 사실에 일단 완주를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왕 이렇게 된 바에야 ‘시민기자 모드’로 변신해 3종경기에 대한 기사를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몸에 밴 습관이라고 할까? 일단 바꿈터에서 나의 고물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대회장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2006년 설악트라이애슬론 대회장에서 만난 특별한 사람들
이번 대회는 가족 단위로 휴가를 겸해 참가한 동호인들이 많았다. 대회장에서 가까운 숙박지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다가 대회 당일엔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해 응원하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특히 완주에 성공해 결승점에 들어설 때 가족의 손을 함께 부여잡고 골인하는 모습은 트라이애슬론대회만의 특별한 의식이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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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유태웅 |
ⓒ2006 유태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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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유태웅 |
ⓒ2006 유태웅 |
체계적인 훈련은 동호회나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회에 대한 정보, 참가방법, 코스에 대한 노하우, 함께 참여하며 교통편과 숙소를 해결하는 점 등에서 동호회의 역할은 매우 크다.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했던 나의 경우에도 관련 동호회의 역할과 지원은 절대적이었다.
첫 대회에서 만난 가장 인상 깊었던 인연
개인적으론 수영에서 제한시간 때문에 기록칩을 중간에 반납하는 바람에 공식적인 기록은 남지 않게 되었다. 비공식적인 기록은 1.5km 바다수영을 완주한 기록, 1시간 3분이다. 이 기록은 사실 바다수영에서 거의 꼴찌 기록이다. 다행히(?) 내 앞에서 나와 함께 마지막 사투(?)를 벌이던 배번 217번 선수가 바다수영 완주지점 마지막 150여 미터를 남기고 종아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내가 추월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다행히 수영 꼴찌는 면할 수 있었다.
특별했던 것은 나는 수영을 마치자 마자 ‘시민기자 모드’로 변신하면서 완주를 하지 않았지만, 이 선수는 끝까지 나머지 사이클 40km와 마라톤 10km를 완주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선수도 기록칩을 반납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기록은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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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유태웅 |
ⓒ2006 유태웅 |
비록 공식적인 기록은 남지 않았지만, 양해욱씨는 3시간 50분대의 기록으로 첫 트라애슬론대회 완주에 성공한 것이다. 양해욱씨는 결승점 도착 후 완주메달을 목에 걸고 트라이애슬론 완주의 기쁨을 속초에서 함께 온 아내와 나누었다.
3종 경기의 매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트라이애슬론에 대한 매력을 다시금 확인했다. 또한 이 대회에 참가하려면 체계적인 훈련과 꾸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매력적인 스포츠 종목이지만, ‘아무나 완주할 수 있는’ 만만한 종목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트라이애슬론’ 에 대한 겸손(?)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동안 ‘올림픽코스’를 만만하게 보아오던 나의 시각을 바꿀 수 있었다. 겸손한 마음으로 꾸준한 자기관리와 체계적인 훈련이 바탕이 되었을 때, 나의 ‘철인'(Iron man)의 꿈은 조금씩 현실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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