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AYARN™♡ 【이성(연애)】

우리도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다

피나얀 2006. 7. 8. 16:37

 

출처-[뉴스메이커 2006-07-07 11:39]

 

40대 남성의 방황 정신분석학적 심리… 부부 갈등 깊어져 ‘정서적 이혼’상태 상당수

스트레스를 풀 곳 없는 40대 기혼남성은 쉽게 술이나 도박, 여자에 빠진다. 사진은 유흥가를 걷는 한 40대 남성.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에서는 40대 기혼남성들의 방황과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하는 욕망의 배경을 어떻게 해석할까. 정신과전문의 정찬호씨(42)는 “40대는 사회적으로 일을 가장 많이 해야 하는 시기인 탓에 스트레스가 극심하지만 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돌파구가 대부분 가정도, 직장도 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아내는 남편의 공허한 마음을 채워주는 대상이 되지 못할까. 정찬호씨는 “이혼은 법적 이혼뿐 아니라 정서적 이혼, 경제적 이혼, 성적 이혼 등 4종류가 있다”며 “40대 부부 중에는 자녀 문제 등으로 법적 절차까지는 밟지 않았으나 이미 정서적 이혼상태에 있는 부부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가장 바람직한 부부의 모습은 한창 연애시절엔 러브(Love) 파트너였다가 결혼 후 시간이 흐르면서 퍼밀리어(Familiar:익숙한, 친밀한) 파트너였다가 소울(Soul) 파트너로 진화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부가 사랑해 결혼했어도 퍼밀리어 파트너로 발전하지 못한다. 가족이 됐으나 남편과 아내가 직장 일이나 가사 노동 등으로 대화가 줄어들고 아이 양육이나 교육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정서적인 고립감을 갖게 된다. 이로써 정서적 이혼상태가 된다는 설명이다.

 

과거에 포기한 배우자상에 대한 미련

 

정신과 전문의 최혜원씨는 “우리나라 부부들은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당장의 일상이 바쁜 탓에 정서적 소통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이런 태도가 종국에는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자 레빈슨은 중년 남성의 심리 특성을 4가지로 요약했다. (1)중년기 초에는 젊은 시절의 꿈이 대체로 실현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꿈과 인생목표를 재평가하고 재조명한다. (2)남은 세월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체력 감퇴로 늙기 시작함을 느끼고, 따라서 시간을 거꾸로 센다. (3)자주독립의 위치를 획득하며 부모와 후견인 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자타에 증명하려 애쓰는 시기다. (4)인생의 절정기로 중년 말기에 가까우면 스스로 지도자가 되어 지혜와 포용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이미나 서울대 교수(51)는 저서 ‘흔들리는 중년 두렵지 않다’에서 40대 중년남성들이 다른 이성을 찾는 것은 현재의 아내에 대한 재평가와 과거 포기한 배우자상에 대한 미련, 삶의 권태, 성적 매력을 상실해간다는 초조감 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40대는 여러 면에서 큰 변화의 나이지만 생물학적인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중년이 되면 왕성하던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서 수컷으로서 성적 능력이 떨어진다. 40대 전후의 남성 상당수가 저절로 발기되는 일이 적어지고 직접적인 자극을 필요로 한다.

 

비뇨기과 전문의 김영찬씨는 “성기능 문제로 비뇨기과를 찾는 남성 중에는 40대가 가장 많다”며 “그중 70% 가량은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의 섹스를 위해 비뇨기과를 찾는다”고 전했다. 중년의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는 대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증가하면서 예민해지고 감성적으로 된다.

 

이미나 교수는 “에스트로젠이 증가하면서 중년남성들에게는 내면에 억압되어 있던 여성성이 발휘된다”며 “그들은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감정적 요구를 의식해 자신을 인정해주고 친절하며 따뜻한 위로를 주는 정 많은 여성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심리학자인 김정운 명지대학교 여가정보학과 교수(44)는 “20~30대는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에 도전하고 그 도전에서 오는 반응으로 쾌감을 느끼면서 존재감을 확인하는 반면 40세가 넘으면 환경에 도전할 용기도 없고 자신이 움직여도 아무런 반응을 얻지 못하는 데서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년 남성이 원하는 것은 꼭 성적인 것이 아니라 이성이 나의 작은 감정에도 반응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이 여전히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 한국의 40대는 386세대다. 386세대이기 때문에 중년이 겪는 고독감이 누구보다 더 짙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윤외출 계장(43)은 “386세대는 경제적 풍요는 누리지만 정신적인 빈곤과 고독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는 세대”라며 “무한의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친구와 가족과 단절돼 고립감을 느끼지만 청년시절을 투쟁의 연속 상황에서만 살아온 과도기 세대인 탓에 요즘 젊은이들처럼 문화적 다양성과 다원성을 체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윤 계장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강력범죄의 70%는 치정에 얽힌 사건이고, 치정과 관련한 강력범죄는 특히 4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는 “상대적으로 많은 문화적 혜택을 누리며 성장한 지금의 20대는 중년이 되어 부부 갈등이 일어난다고 해도 부부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트레스 탈출구 vs 가족의 가치 중요

 

그렇다면 40대 남성들이 여자친구를 찾는 것은 정당한 일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정신과 전문의 정찬호씨는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가정에서 화합을 도모하는 것이지만 만약 아내조차 돕지 않는 환경이라면 스트레스를 풀 탈출구를 찾지 못한 40대 남성들에게 여자친구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채정호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과 교수는 “가족 안에서 모든 가치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아내는 취미활동 등 자기 생활의 많은 것을 함께 해야 하는 인생의 반려자인데도 많은 남편이 아내는 살림하고 밤에 섹스해주는 사람으로만 인식한다”며 “결혼 후 돈 벌고 아파트 평수 늘리며 자녀를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에 생활의 주안점을 두는 태도에서 탈피해 아내, 자녀와 함께 지금 당장 행복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부부 간 갈등이 일어날 일도, 여자친구가 꼭 필요할 상황도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우자 부정으로 인한 이혼은 전체의 7.6%였다. 이혼전문인 이명숙 변호사는 “남녀가 처음에 사업상 또는 개인적 스트레스를 위로받는 차원에서 시작한 관계라고 해도 일대 일 만남이 지속될수록 순수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친구 이상의 친밀감을 느끼게 돼 불륜으로 가게 된다”며 “그로 인한 배우자의 이혼상담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내도 ‘연인’으로 사랑받기 원해!

 

중년의 남성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증가하는 반면 중년의 여성은 거꾸로다. 에스트로젠이 감소하고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한다. 나이가 들수록 독립적, 활동적, 중성적이 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성적으로 보면 중년의 남성은 점차 성적 능력이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성경험이 늘어갈수록 더 빨리 흥분하고 오르가슴을 여러 번 느낀다. 그들은 육아에서 벗어나면서 30대 들어서 성적으로 개발된다. 게다가 사회적으로도 성에 대한 터부가 없어지면서 여성들도 적극적으로 성적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다.

 

성에 자신감을 잃은 중년의 남편이 “아내의 샤워소리만 들려도 머리가 쭈뼛 선다”는 말은 성에 대해 적극적이 된 아내를 감당하기 부담스럽다는 호소다. 중년 남편의 성적 변화를 알지 못하는 아내 중엔 자신에게 남편이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해 잠자리를 거부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중년 여성이 남편에게 원하는 것도 연인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이미나 서울대 교수는 “배우자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은 중년의 초입에서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심각한 갈등과 외도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기의 남자와 여자가 나를 극진히 사랑해줄 사람, 내가 간절히 사랑할 만한 사람을 찾아 헤매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성으로서 자신감을 찾으려는 노력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