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마이뉴스 2006-07-17 15:07]
![]() |
▲ 16일 오후 1시 안양의 한 아파트단지. 우산을 들고도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다. |
ⓒ2006 선대식 |
16일 집중호우가 내린 안양에서 치열한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배달원·학생·노점상·우산장수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을 만난 16일에는 169mm(밤 9시 현재)의 많은 비가 내렸다. 안양에는 지난 15일 새벽 0시 30분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이후 16일 밤 9시 10분에서야 호우주의보를 비롯한 모든 기상특보가 해제되었다. 이날 하루 안양은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번개'의 이마에 맺혀진 물기는 빗방울? 땀방울?
오후 1시 경기도 안양 석수동의 한 아파트 단지.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 내 사거리를 20분 동안 관찰했지만, 지나다니는 사람이나 자동차를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
이날 안양시내 거리에는 오토바이를 탄 배달원만 분주했다. 오늘같이 폭우가 쏟아지는 날 가장 바쁜 곳이 음식을 배달해주는 중국집·통닭집·피자집 등이기 때문이다.
![]() |
▲ 장대비가 쏟아지던 오후 1시와 2시 사이 카메라에 담은 오토바이 배달원의 모습. |
ⓒ2006 선대식 |
![]() |
▲ 오후 1시 30분 안양시내로 가는 길에 찍은 피자 배달원의 모습. |
ⓒ2006 선대식 |
유명 피자 브랜드의 한 점포에서 배달을 막 마치고 돌아온 배달원 안성천(18·고등학생)군은 "비가 오는 날 배달은 정말 짜증난다, 주문이 평소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운전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배달하다가 다쳤다며 상처를 보여주었는데, "같이 일하는 친구도 다쳤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시내에서 차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운전을 하면서 장대비를 가르는 배달원들의 모습에서는 빗방울보다 땀방울이 먼저 느껴지는 듯 했다.
비가 와도 취업준비는 멈출 수 없다
![]() | |
▲ 오후 3시 안양석수도서관 4층 여자 열람실 모습. 펼쳐놓은 우산이 이채롭다. | |
ⓒ2006 선대식 |
대출실에 마련된 의자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의자가 부족해 창가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았다. 디지털도서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동영상 강의 등을 듣고 있었고,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도서관 열람실을 지도·감독하는 자원봉사자 박유서(67)씨를 만났다. 그는 "오늘도 평소와 비슷한 숫자의 시민이 열람실에서 공부한다"며 "지금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은 아무리 많은 비가 와도 도서관에서 공부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을 증명하듯 도서관 3층 열람실에서 만난 대학생 이태경(25)씨는 "10월에 있을 서울시 공무원시험 준비로 도서관을 찾고 있다"며 "아무리 많은 비가 와도 공부를 그만둘 수 없다"고 말했다.
도서관에서는 취업 준비에 바쁜 청년들의 답답한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하루 많은 비가 내렸지만 그들의 마음까지 씻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장사는 안 되지만 비와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 |
▲ 오후 5시 안양시내에서 한 상인이 노점을 펼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
ⓒ2006 선대식 |
호우경보가 계속 유지되고 있던 오후 5시, 안양역 옆에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던 노점상 김순애(53)씨는 "보통 낮 12시에 문을 여는데, 오늘은 1시간 정도 늦게 문을 열었다"며 "장사는 잘 안되지만 비오는 날에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주변 다른 노점상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오후 늦게 서야 노점을 시작한 곳이 많았다. 김씨 노점상 옆 가게는 떡볶이집이었는데, 문을 연지 얼마 안 된 듯 그제서야 떡볶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폭우 속에 노점을 펼친 상인들의 수고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이날 재래시장에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우산 장수도 집중호우는 싫어한다
비오는 날이면 전철역 입구에서 우산 장수를 만날 수 있다. 빗줄기가 약해져 호우주의보로 바뀐 오후 6시 안양역 1번 출구에서는 4명의 우산 장수를 만날 수 있었다.
김아무개씨는 "오늘같이 비가 많이 온다고 예보가 된 날은 우산이 많이 안 나간다,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내려야 우산을 많이 팔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옆에서 우산을 팔고 있던 한아무개씨도 "경쟁이 심해 우산 팔기가 힘들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 |
▲ 오후 6시 안양역 1번출구에서 촬영한 한 우산장수의 모습. |
ⓒ2006 선대식 |
15~16일 많은 비로 중부 지방에 많은 피해가 있었다. 하루빨리 비가 그치고 비 피해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젖은 마음을 말리는 햇빛이 비췄으면 한다. 배달원, 학생, 노점상들도 밝은 햇빛 아래서 새로운 시작되었으면 한다. 우산장수 역시 내일까지 폭우가 쏟아지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PINAYARN™♡ 【TODAY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TODAY 스크랩】달라지는 ‘이름’. 2006 풍속도 (0) | 2006.07.19 |
---|---|
【TODAY 스크랩】돌아오라! 강혜정 (0) | 2006.07.19 |
【TODAY 스크랩】벗이여 제발 -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0) | 2006.07.15 |
【TODAY 스크랩】나는 쇼핑 중독일까? (0) | 2006.07.10 |
【TODAY 스크랩】줌마렐라·노무족 떴다 (0) | 2006.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