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마이뉴스 2006-09-1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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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잡기 현장입니다. 둑을 막아 만들어진 보에는 물 반, 고기 반, 그리고 사람도 반입니다. |
ⓒ2006 임윤수 |
제대로 된 낚시를 해 본 적이 없으니 강태공들이 말하는 오묘하고도 짜릿한 손맛을 그들만큼 알 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얼떨결에 따라나섰다 한두 번 경험한 그 손맛, 생동감 있게 전해지던 그 입질의 짜릿함과 펄떡이던 순간의 역동이 어슴푸레 어림 됩니다.
드리운 낚싯대를 통해서 전해지는 입질의 순간도 그토록 짜릿하게 사람을 흥분시키는데, 팔뚝만한 물고기가 직접 손끝에 와 닿는다면 그 손맛은 어떨지가 궁금합니다. 짜릿함의 도가 넘어 기절을 하는 건 아닌지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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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속을 더듬던 할아버지가 드디어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 올렸고,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이 집중되었습니다 |
ⓒ2006 임윤수 |
흐르는 개울물에 야트막하게 둑을 쌓아 보를 만들고, 거기에 수백 마리의 고기를 넣었습니다. 고기를 잡아도 좋다는 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둑 위에 서 있던 사람들이 벌떼처럼 보 안으로 뛰어듭니다. 당장 월척이라도 건져 올릴 듯 의기양양하게들 들어들 갔지만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 모양입니다.
물속 여기저기를 훔치며 바쁘게 움직여들 보지만 말짱 헛손질들인가 봅니다. 두 눈만 말똥말똥 거릴 뿐 건져내는 게 보이질 않습니다. 손끝으로나마 물고기를 건드렸는지 여기저기서 '으악! 으악!' 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정작 물 밖으로 고기를 건져내는 사람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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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는 잡은 물고기를 들고 밖으로 나오십니다. |
ⓒ2006 임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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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하며 멀리 있는 친구를 부르십니다. |
ⓒ2006 임윤수 |
구릿빛 피부 때문인지 건강해 보이는 할아버지는 사람들에게 자랑이라도 하듯 잡은 물고기를 높이 치켜들어 보이십니다. 그리고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인 듯한 다른 할아버지에게 월척의 고기를 휙 하고 던져 줍니다.
뭐가 큰일을 해 낸 개선장군 같은 모습입니다. 할아버지는 내친김에 일행들이 즐길 수 있는 안줏거리라도 장만하시려는 듯 열심히 물속을 헤집고 계십니다. 그러더니 얼마 가지 않아 또 다시 한 마리를 건져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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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은 물고기를 밖에서 기다리던 친구에게로 던지기 일보 전입니다. |
ⓒ2006 임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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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휙’ 할아버지가 잡은 물고기를 밖으로 던지는 찰나입니다. |
ⓒ2006 임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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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물고기를 친구에게 던져 준 할아버지는 다시 물로 들어가셨고, 몇 마리를 더 잡으셨습니다. |
ⓒ2006 임윤수 |
할아버지께서는 "저 사람들은 물속에서도 허공만 허우적거려서 그래, 이럴 때는 고기들이 모래 속으로 파고들거든. 그러니 손을 깊숙이 넣어 모래 속을 차근차근 더듬어 나가야지. 그러다 뭉클하는 게 있으면 잽싸게 꽉 움켜잡으면 돼. 그런데 사람들은…, 모래 속을 더듬다 뭉클하는 게 손끝에 와 닿는 순간, 그 맛이 일품이거든" 하시며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십니다.
이미 소주 몇 잔쯤은 마신 듯이 보였지만 할아버지는 만끽하는 손맛에 기분이 좋아지셨나 봅니다. 흐르는 세월을 어쩌지 못해 외형은 비록 할아버지가 되셨지만 마음만은 동심이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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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뜰채를 이용해 고기를 잡으려던 얌체도 있었지만 운영요원에 의해 빼앗겼습니다. |
ⓒ2006 임윤수 |
덧붙이는 글
사진은 지난 8월 27일 ‘진천 농다리축제’ 현장에서 찍은 것입니다.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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