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2006년 9월 28일(목) 오후 4:49 [중앙일보]
'십여 년 이래 최장의 황금연휴'. 이번 추석이 유난히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유다. 하지만 사정이 있어 연휴를 충분히 즐길 수 없다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추석이라 한가위, 이날은 한 해 중 가장 밝은 달을 볼 수 있는 때다.
다행히 우리나라 대도시는 거의 산을 등지고 있어 한나절 정도만 시간을 내면 산의 고요 속에서 기막힌 달빛을 즐길 수 있다. 해외여행에 들뜬 동료들로 인해 소외감이 들거나 세상사 답답해 머릿속이 복잡한 이라면 오솔길을 걸으며 몸도 마음도 달래 보자.
수도권.충청권.호남권.영남권별로 한가위 달맞이 산행 추천 코스를
안내한다.
1 수도권 검단산(650m,
경기도 하남시)
서울 근교 최고의 조망권
요즘 유난히 각광 받고 있는
검단산은 서울 근교에서 최고의 조망을 자랑한다. 북으로는 북한산, 도봉산과 서울 강남 일대가 내려다 보이고 서쪽으로는 팔당호가 그림처럼 드리워져
있다. 또 정상부는 나무 한 그루 없는 운동장 같은 곳이어서 많은 사람이 공평하게 멋진 달을 관람할 수 있다.
추천코스는 하남시 창우동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뒤쪽에서 시작해 유길준 묘소-전망대 바위를 지나 검단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정상에 이르면 동서남북 사방의 조망이 가능하며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 정도로 넓은 하늘과 전망이 펼쳐진다.
전망대 근처 바위지대만 조심하면 하산 길도 안전하다. 산행시간은 약 3시간.
유길준 묘소 200m 아래 지점에 달고 맛있는 샘물이 흐른다.
문의: 하남시청 문화관광과
031-790-6063
코오롱스포츠 하남점 031-794-5942
2
충청권 오서산(791m, 충남 보령시 ~ 홍성군)
서해 낙조와 달맞이를 한
번에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수려한 산세, 깊은 숲과 그림 같은 억새, 서해안에 떨어지는 낙조와 눈부신 달빛. 오서산에는 이
모든 것이 있다. 더구나 하산 뒤 조금만 움직이면 펄떡이는 대하를 배터지게 먹을 수 있는 남당항을 만날 수 있다.
오서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를 지나 왼쪽 월정사 방면으로 발길을 돌려 오르면 좀 허름해 보이는 절(월정사)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 사면을 거슬러 오르면 넓은 숲속 길(임도)과 쉼터가 나타난다. 여기서 식수를 준비해 한 시간 정도 가면 억새밭을 지나 곧바로 정상 능선에 오르게 된다.
정상부에는 달빛에 흐느끼는 억새와 함께 서해바다가 펼쳐진다. 이 산이 왜 '하늘이
내린 종합선물세트'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3시간이면 오르내릴 수 있으며 중간에 식수를 구할 수 있다.
문의: 오서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041-936-5465
3 호남권 추월산(729m, 전북 순창군 ~
전남 담양군)
이름부터 달맞이 맞춤 산
추월산이야말로 이름 그대로 한가위
달맞이를 위해 태어났다 할 만하다. 추천할 만한 길은 가장 일반적인 루트인 보리암-상봉-정상 코스다.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주차장 옆 관광
안내판을 지나 40분 정도 오르면 철 계단과 사자바위를 지나 보리암 갈림길에 닿는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2~3분 거리인 보리암에 들러 붉은 빛으로 물든 담양호와 금성산성의 파노라마를 반드시 감상하기 바란다. 발길을 재촉해 보리암봉 정상부에 서면 '천하 절경'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한 풍경이 펼쳐진다.
보리암봉부터 추월산 정상까지는 그림 같은 등산로가 이어지는데, 군데군데 널찍한
헬기장이 4곳이나 있어 쉬거나 경치를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멀리 무등산과 호수 건너 강천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 시간은
3시간. 보리암에 샘이 있으나 식수는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문의: 담양군청 문화관광과
061-380-3150
4 영남권 비슬산(1084m, 대구광역시~경북
청도군)
능선 따라 곳곳에 명당
경상남.북도를 통틀어 최고의 달맞이 코스를
꼽으라면 단연 비슬산을 꼽을 만하다. 산은 깊지만 대도시 인근이어서 접근이 쉽고 등산로가 잘 발달돼 있다. 원래 진달래꽃 잔치로 유명한 곳인데,
능선 위에 사람 키 높이보다 큰 나무가 드물어 달 구경에 맞춤하다.
추천 코스는 수도암과 도통바위를 지나 정상에 오르는 길. 정상까지 가지 않고
도통바위에서 달맞이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상부 능선은 알프스 초원을 축소해 놓은 듯하다. 덕유산, 가야산, 화왕산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산행시간은 약 3시간. 정상에서 도성암 가는 길 오른편에 샘이 있지만 식수는 가급적 산 아래에서 미리 준비한다.
문의:
달성군청 문화관광과 053-668-2171
◆ 달맞이 산행
TIP
(1) 가 본 적 있는 곳을
택한다
한가위 전후 2~3일은 달빛이 밝아 숲이 우거진 길이 아니라면 특별한 조명(헤드램프) 없이 산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 아무리 대낮처럼 밝은 길이라도 낮보다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처음 가는 곳을 택하는 것은 곤란하다. 평소 자주 다니던
코스나 그 코스를 잘 아는 이와 동반한다. 왕복 산행에 3시간 정도인 곳이 적당하다.
(2)
해 있을 때 오르기 시작한다
달맞이 산행이라 해서 달이 뜬 뒤 등반을 시작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해 저물 무렵
산행을 시작해 산에 올라 일몰을 감상하고 달맞이도 한다. 정상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사색을 하다 보면 어느새 달이 떠 있을 것이다.
(3) 해맞이 명소가 달맞이 명소다
도시 근교라도 아무 산이나
달맞이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우선 능선에 키 높이 이상 나무가 없어야 하고, 정상부 또한 조망이 좋아야 한다. 이런 곳은 해맞이에도 적합하다.
주변에 달맞이하기에 마땅한 산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해맞이로 유명한 곳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헤드램프 | |
등산용 스틱 | |
(4) 기본적인 야간 산행
장비를 챙긴다
능선을 오르기 전에는 보름달 아래라도 숲에 가려 길이 어둡게 마련이다. 헤드램프나 손전등 같은 야간
등산장비를 챙겨가야 하는 이유다. 등산용 스틱도 잊지 말자. 밤눈이 어두운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5) 올랐던 길로 내려온다
가급적 올랐던 길을 그대로 타고 내려온다. 올라가면서 지형을 익힌
뒤라 내려올 때 편하다. 산을 가로지르는 종단이나 횡단 산행, 빙 돌아 내려오는 원점 회귀 산행은 현지 지형에 충분히 익숙해진 뒤에만 시도해야
한다.
(6) 뜨거운 차를 준비한다
보온병에 뜨거운 차나 커피를 끓여
넣어 간다. 산정에서 맛보는 차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체온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간단한 간식도 준비한다. 명절을 쇠고
남은 약과나 한과 등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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