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06-10-05
04:56]
서울 번동에 사는 김혜연(38)씨는 긴 연휴를 맞이했는데도 속이 편치 않다. “식구들 하루 종일 건사하고, 다가올 추석도 부담이지만 무엇보다 남편과 무사히 일주일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평소 주말에도 얼굴 맞대고 있으면 반나절도 못 가 으르렁거렸는데….
여름 휴가 뒤끝이나 긴 연휴 끝에는 왜 공연히 짜증이 나고 급기야 부부 싸움까지 하게 될까. 심리학자들은 이 시기야말로 온 나라에 ‘부부 싸움 특별 경계령’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명절증후군’이 문제가 아니라 휴식시간이 길어질수록 갈등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김정운 명지대 교수는 두 가지 이유를 든다. 첫째,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일상에 쫓겨 덮어 뒀던 부부·가족 간 문제들이 수면 위로 치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둘째, 가족이 함께 있으면 ‘단란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표상(social representation), 일종의 ‘가족 신화’ 때문이다. ‘남들은 안 그럴 텐데 우리 가족은 왜 이 모양이야?’ 하는 생각에 공연히 분노가 촉발된다는 것이다.
영화평론가이자 심리학자인 심영섭씨는 “남자는 자기를 그냥 내버려뒀으면 하고, 여자는 공동의 놀이, 대화를 하면서 끈끈해지길 소망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여가 양태에 대한 남녀의 기대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
김정운 교수는 “부부 사이가 연휴라고 해서 갑자기 달라질 건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 막연한 기대와 환상이 독(毒)이 된다”고 조언한다. ‘여자생활백서’ 저자 안은영씨는 “연휴를 알차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지 말 것. 밀린 일도 그냥 놔두고 온 가족이 뒹굴뒹굴 게으름을 피워보자”고 제안한다.
우리은행 프라이빗 뱅커 박승안씨의 아이디어도 재미있다. 명절 갈등을 “경제 논리로 풀라”는 것. “교통비, 선물값, 스트레스 등 연휴와 명절을 맞이하며 뿌린 기회비용을 생각해 보라. 본전을 건지는 방법은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를 추석 명절의 VIP고객으로 모시는 거다.
아내는 남편을,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고객으로 모시라”고 충고한다. “누구 한 사람이 뾰로통해지면 돈·시간 많이 들여 준비한 명절이 한순간에 망쳐질 수 있음을 명심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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