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중앙일보 2006-10-20 06:32]
팍팍한 일상에 쫓기다 보면 단풍을 맞으러 멀리 떠나는 것도 녹록지 않다. 이럴 땐 서울 소재 대학의 캠퍼스로 가자. 그중 가장 빛 고운 공간을 대학의 조경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남한강 강변길과 에버랜드 진입로를 달리면 단풍 드라이브를 만끽할 수 있다.
1 가을이 호수에 빠진 날 경희대 선동호
경희대 안 등용문을 지나 교시탑까지 곧게 뻗은 길가에는 수줍은 듯 붉은 기운이 어린다. 캠퍼스 안으로 깊이 들어서면 숨은 그림처럼 자리한 공간들을 만날 수 있다. 비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중 경희대 관리과 조경 담당인 팽정식씨가 추천한 곳은 선동호다. 선동호는 신선이 노닌다는 뜻을 가진 작은 호수다.
호수라지만 아담한 모양새가 연못에 가깝다. 소나무와 벚나무.은행나무 등 갖가지 나무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그 풍경이 너무도 깊어 약간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연못에 드리운 단풍의 물그림자가 가을 운치를 더한다.
가는 길 =
지하철 1호선 회기역 1번 출구에서 경희대학교 방면 마을버스를 이용. 경희대 입구에서 하차, 등용문을 지나 교시탑까지 직진 후 경희초등학교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미술대학과 경희초등학교 갈림길이 나타나는 길의 끝지점이 선동호.
2 여기 정말 서울 맞아 ? 삼육대 제명호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자리한 삼육대학교는 서울에서도 가을 풍경이 빼어나기로 이름난 곳이다. 캠퍼스에 들어서기 전부터 주변은 온통 가을빛이다. 육군사관학교에서 삼육대에 이르는 8.6km의 화랑로 단풍은 그 규모나 빛깔이 여느 유명 단풍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삼육대 관리부 환경미화팀의 윤형섭씨가 추천하는 삼육대의 단풍 명소는 따로 있다. 캠퍼스 안에 있는 인공호수 제명호다. 참나무 행렬이 캠퍼스 입구에서 제명호를 따라 불암산까지 이어지는데, 화랑로의 가을 풍경 못지않다.
발끝에 촉촉하게 달라붙는 황토의 따스함도 정겹다. 그 고운 풍경 때문에 불암산 산행에 나선 이들은 제명호에서 꼭 한 번은 발길을 멈추게 된다 한다. 삼육대 주차장은 시간당 500원에 처음 1시간은 무료라 마음 편히 캠퍼스의 가을 낭만을 누릴 수 있다.
가는 길 =
6호선 화랑대역 또는 석계역 1번 출구로 나와 삼육대 행 버스(202.1155)를 이용,삼육대에서 하차한다. 정문으로 들어와 첫 네거리에서 신학관 방면으로 좌회전. 다시 갈림길에서 좌회전 하면 제명호가 나온다.
3 붉은 옷 갈아입은 수줍은 담쟁이 연세대 연희관
진입로를 따라 좌우로 자리한 도회적 건축은 일견 가을에 무심한 듯하다. 하지만 언더우드관에 이르면 익히 알고 있던 가을이 새롭게 다가온다. 붉은 잎들이 서로 얽히고 설켜 경쟁하듯 건물을 휘감은 풍경은 장관이다. 담쟁이넝쿨 말이다. 여름 내내 푸름을 자랑삼던 담쟁이는 어느새 가을
이 학교 관제부 조경과의 정세웅씨는 담쟁이 넝쿨의 단풍은 연희관이 가장 화려하다고 했다. 첫 서리가 내리고 나면 하루가 다르게 빛이 짙어진다고.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걸쳐 완전히 옷을 갈아입는다.
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로 나와 굴다리를 지나면 연세대학교다. 입구로 들어서 계속 직진하면 언더우드관, 그 뒤쪽 닮은꼴 건물이 연희관(사진)이다.
4 화려한 가을 드라이빙 남한강 (광주시 분원리 ~ 수청리)
팔당호를 끼고 달리는 남한강변 드라이브는 가을의 절정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광주시 분원리에서 수청리에 이르는 337번 지방도로 약 18km 구간은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다. 분원마을에 이르기까지의 제법 험난한 길이 고비이지, 일단 분원리로 들어서면 검천리를 지나 수청리까지 춤 추듯 화려한 경관들이 이어진다.
호숫가 갈대숲을 살피랴 그 너머 붉게 물든 가을 산 바라보랴 시감(視感)은 마냥 즐겁다. 갈대숲이 탐나는 이들은 검천리부터 속도를 줄여 달리기를 권한다. 단풍이 그리운 이는 천진암까지 조금 더 달려 볼 것. 우산천 계곡을 물들인 단풍의 향연이 드라이브의 방점을 찍어준다.
가는 길 =
중부고속도로 경안 나들목을 나와 45번 국도를 따라 팔당댐 방면으로 달린다. 88번 지방도가 나오는 삼거리에서 우회전 광동교를 건너 337번 지방도로 좌회전하면 분원리다. 검천리와 수청리를 지나 다시 88번 지방도를 따라 우회전하면 남종면을 크게 한바퀴 도는 셈이다. 다시 광동교로 이르기 전 좌회전하면 천진암을 들러 올 수 있다.
5 형형색색 단풍 융단 에버랜드 진입로
영동고속도로 마성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곧장 에버랜드로 이어지는 5km의 길가에는 누가 수라도 놓은 듯 색색이 고운 물이 들어 있다. 단풍나무의 붉은 빛이나, 은행나무의 황금빛이나, 벚나무의 주홍빛이나 뭐 하나 빠지지가 않는다.
경쟁이라도 하듯 제 빛깔을 뽐내며 길을 따라 이어진다. 간격이 촘촘해 한층 풍성하고 더욱 화려하다. 정문까지 곧장 가는 것보다는 샛길을 찾아드는 것도 드라이브를 즐기는 비결이다. 서문에서 호암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색색의 단풍이 그림자를 드리워 호수마저 붉다.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홈브리드 힐사이드 호스텔 진입로는 한적하게 단풍을 감상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신갈 JC에서 영동고속도로 원주 방면으로 갈아탄다. 마성터널 직전에서 우측 에버랜드 이정표를 따라 마성TG로 빠져나온다. 여기서부터 에버랜드까지 단풍 드라이브 길.
|
'♡피나얀™♡【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강산 남 모르게 (0) | 2006.10.21 |
---|---|
여행작가 추천 단풍 산사 6 (0) | 2006.10.21 |
단풍강산 호젓하게 (0) | 2006.10.21 |
‘Mozart 250’ 잘츠부르크엔 낭만이 흐른다 (0) | 2006.10.20 |
스페인 마드리드 (0) | 2006.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