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억새꽃 유혹에 흔들리는 변방의 섬

피나얀 2006. 10. 21. 21:13

 

출처-[오마이뉴스 2006-10-20 20:49]  



▲ 억새꽃 만추
ⓒ2006 김강임
제주의 가을지킴이는 억새꽃입니다. 척박한 변방의 섬에서 소리없이 피어나는 은빛물결. '꽃도 아닌 것이 꽃이다' 말하고, 향기도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설렘으로 만드는 마력. 억새꽃 주변에는 벌과 나비대신 사람들이 찾아갑니다.

▲ 산굼부리 능선에 출렁이는 은빛 물결
ⓒ2006 김강임
한라산에서부터 화산터 굼부리까지, 바닷가 언덕에서부터 오름 중턱까지, 흙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뿌리를 내리는 강인한 생명력, 그래서 제주 사람들은 억새꽃을 좋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산굼부리 분화구 따라 걷는 억새꽃 길
ⓒ2006 김강임
"누가 억새꽃 꽃씨를 뿌렸을까요?" 가을이면 생각나는 곳이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 265호로 지정된 산굼부리입니다. 산굼부리 능선은 억새꽃 천국입니다.

▲ 마치 눈꽃이 핀 것 같은 겨울정취가 묻어난다.
ⓒ2006 김강임
"누가 꽃씨를 뿌렸을까요?" 산굼부리 능선은 온통 은빛입니다. 마치 눈꽃 속을 거니는 기분이랄까. 솜털같이 보드라운 억새꽃 향연에 빠져 봅니다.

▲ 억새꽃 산책로에는 가족끼리 연인끼리 가을을 만끽한다.
ⓒ2006 김강임
억새꽃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아스라이 멀어져간 추억이 꽃길에 머뭅니다. 억새꽃 추억은 시간을 멈추게 합니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꽃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달콤한 유혹은 자신의 마음을 훔쳐보는 듯 합니다.

▲ 산굼부리 정상에서 본 억새꽃 물결입니다.
ⓒ2006 김강임
제주사람들에게 억새는 하나의 자원입니다. 제주사람들은 억새로 지붕을 이었고,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억새는 추억이기 전에 생활의 일부였습니다.

▲ 한라산 영실 1400고지 억새꽃. 기암절벽에 핀 억새꽃은 제주인의 힘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2006 김강임
한라산 영실 기암절벽에 핀 억새꽃

한라산 영실 1400고지로 발길을 옮겨 봅니다. 병풍바위 앞에도 가을이 무르익어 갑니다. 산행의 땀방울을 씻어주는 억새꽃 물결, 기암절벽 속에서 피어나는 억새꽃은 희망을 의미합니다.

▲ 가을산, 억새꽃 무르익다.
ⓒ2006 김강임
험한 고갯길을 오를 때마다 솜털 같은 억새꽃이 산의 정취를 더해 줍니다. 산에서 피는 억새는 연약하지만 힘이 있습니다. 깎아질 듯한 벼랑 끝에서 가냘픈 모가지를 흔드는 여유로움. 약하면서도 강한 억새는 가을 산 지킴이입니다.

▲ 4.3 공원 앞 억새꽃을 보니 만추가 느껴집니다. 제주인의 혼이 담겨 있지요.
ⓒ2006 김강임
제주인의 아픔담긴 4·3 공원 억새꽃

제주시 봉개동 4·3 공원. 제주의 아픔이 있는 공원에도 억새꽃이 피었습니다. 마치 들녘에 익어가는 벼 이삭처럼 만추가 느껴집니다. 여백이 있는 곳에는 어느 곳이든 계절을 채우는 가을의 전령사 억새꽃. 그 흔들거림의 몸짓은 영혼을 태우는 몸짓 같더군요. 4·3 공원의 억새꽃은 낭만이기 전에 제주인의 아픔이 담겨 있습니다. 제주인의 혼이 담겨 있지요.

▲ 제주오름 서우봉에 핀 억새들은 야생화들과 함께 생태계의 숲을 이룹니다.
ⓒ2006 김강임
생태계의 숲 이룬 서우봉의 억새꽃 군무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서우봉. 기생화산에 피는 억새는 생태계의 숲입니다. 무리를 지어 숲을 이루는 제주오름의 가을. 서우봉에 피는 억새꽃은 야생화를 초대했습니다. 야생화와 더불어 피어나는 억새꽃. 오름 위에 피는 꽃은 상생을 의미합니다. 가을이면 제주 섬을 흔드는 억새의 군무. 그 흔들거림의 몸짓은 시간을 멈추게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제주 억새꽃잔치는 오는 10월21일부터 10월22일까지 새별오름 들불축제행사장에서 열립니다.
문의:제주특별자치도 관광지원과 (064)710-3321.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064)742-8861